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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협의냐 파업이냐"…기로에 섰던 의사들

  • 이혜경
  • 2014-01-13 12:29:00
  • 요약
  • 8시간 마라톤 회의...3월 3일 총파업 날짜만 확정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파업이다."(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우리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대화를) 같이 할 수 있다고 본다. 투쟁과 협상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대한의사협회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

"파업에 대해서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영양가 없는 협의체 보다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의 의료개혁위원회가 필요하다."(경기도의사회 조인성 회장)

"총파업 등 대정부투쟁 방안을 논의하는 분과토의에서 파업보다 대화를 하자는 의견을 내면 야유와 비난이 쏟아졌다. 파업결정 과정은 비민주적이었다." (파주시의사회 임동권 총무이사)

11일 오후 5시 30분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전국에서 모인 의사 대표자 550여명이 자리를 채웠다.

이들은 의약분업 이후 14년 만에 의료총파업 날짜를 3월 3일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가 제안한 민관협의체는 불참하고, 의사들이 원하는 협의체 밑그림을 그려 역제안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박 2일, 8시간 동안 진행된 마라톤 회의는 곳곳에서 이견도 속출했다.

11일 오후 8시 30분 의협 주차장 천막에서 진행된 분과토의는 10분 정도 공개한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허심탄회한 논의를 하자는 차원에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출정식 전, 후 스케치지만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오후 6시부터 오전 1시까지 진행된 전국의사대표자대회, 분과토의 및 종합토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토의 중간에 마련된 커피브레이크를 통해 회관 밖으로 나온 대표자들은 총파업, 정부와 대화 등에 있어 쉽사리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북에서 올라온 A씨는 "의사들이 총파업을 시작하면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한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라며 "총파업 실패에 대한 대책 없이 무조건 파업을 밀어붙이면 2000년 의약분업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서울에서 온 B씨 또한 "의협회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며 "만약 총파업이 진행돼 회장에게 불상사가 생기면 협회도, 비대위도, 모두 실패하는 격이 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총파업 등 대정부투쟁 로드맵이 논의되는 3층 분과 회의실에서는 3월 3일 총파업이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파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수 의사회원들에 의해 묻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의사 대표자 550여명이 3개 분과별로 나눠 총파업 투쟁로드맵을 토의했다.
경기도 소속 C씨는 "조인성 회장 단 한명만이 파업 반대 목소리를 냈다"며 "반대를 하자 회의실 뒤에서 비난을 하고 소리치는 의사회원들로 인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없었다"고 비난했다.

결국 총파업을 결의하자는 분위기가 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경기도의사회 소속 D씨는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면 폐업하면 된다"면서 총파업 의지를 불태웠다.

열띤 토론이 오 간 제1토의 분과회의는 11일 오후 11시 마무리 됐다. 이 자리에서 대표자 180여명은 원격의료, 영리병원 철회 및 건강보험제도 개혁을 위한 정부 행동이 없을 시 3월 3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오후 11시부터 12일 오전 1시까지 진행된 종합토의 결과에서 제1토의 분과회의 결과가 모두 수용된 것은 아니다.

원격의료, 영리병원에 대한 정부 태도변화가 없는한 민관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14일 국무회의에서 원격의료 관련 법안이 통과하면 각 시도의사회는 특정일을 정해 휴진하고 비상총회를 열기로 한 부분이 일부 수정됐다.

노환규 비대위원장은 12일 오전 1시 30분에 진행된 총파업 출정식에서 "민관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의협 비대위가 아젠다, 협의방식을 정해 다른 협의체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복지부 의료총파업 엄중 경고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찾은 문형표 복지부장관을 맞던 노환규 의협회장(왼쪽)의 모습
의사 대표자들이 모여 총파업 출정식을 결정하던 당일, 정부와 국회가 발빠르게 대응했다.

출정식을 시작하자 마자 여야가 의사협회 의료총파업 출정식에 우려 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11일 현안브리핑을 통해 "의사협회의 총파업 출정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의사협회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로 하는 집단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영근 수석부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내 "의료영리화는 반대하지만 국민건강권 침해는 안된다"며 "환자의 생명과 국민의 건강권을 담보로 한 의료인의 진료거부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의사협회가 진료거부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법률에 의해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기자브리핑을 갖고 "불법파업, 진료거부 행위가 발생하면 국민건강권 보호를 위해 엄정 대처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현행 의료법 59조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보건의료 정책을 위해 필요하거나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

이 명령을 거부하면 3년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미만 벌금형까지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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