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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자회사 찬성한 병협, 의약계 왕따 단체?

  • 이혜경
  • 2014-01-17 06:24:59
  • 요약
  • 의약단체 비난세례...더 똘똘 뭉치는 보건의약계

"대한병원협회는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를 대표하는 곳이 아니다. 병원 경영인을 대표하는 경영자 단체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취임 이후부터 주장한 '병협=경영자단체'라는 주장처럼 의협을 비롯한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는 16일 의료서비스 투자활성화 대책을 찬성한 병협을 경영자단체로 칭하며 맹비난했다.

병협은 2008년 유형별 수가계약이 의사·치과의사·한의사·약사·병원 등 5개 직능별로 분류되면서부터 중·대형병원을 대표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유형별 수가계약 분류 당시 의협은 "10만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이 의원을 대표하는 단체로 격하됐다"며 반발했다. 병협은 "병원 환산지수 결정권을 의협에게 모두 주게되면 병협으로서 존재가치가 없어질 수 있다"며 실질적인 병원급 수가계약 당사자로 참여를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부터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병협은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단체로 역할이 분류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노환규 의협 집행부는 출범 직후부터 병협을 껄끄러운 시선으로 봐왔다.

노환규 의협 집행부 출범 초기 주장한 건정심 위원 구성 표. 병협을 공급자단체에서 제외하자는 주장을 줄곧 진행해 왔다.
노 회장은 직접적으로 병협은 경영자단체로 칭하면서 건정심 단체에서 병협을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펴며 병협을 견제했다.

2012년 7월 건정심을 탈퇴했던 의협은 공급자 대표에서 병협을 제외하고,공급자 대표, 보험자·가입자 대표, 공익 대표가 9:9:3 비율로 구성되는 건정심 위원 재구성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나춘균 병협 대변인은 "이 같은 주장이 의사들의 권익을 위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앞으로 전체 의사들에게 불리한 조건이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감정적인 대처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 이후 보건의약단체가 잇따라 병협을 경영자단체라면서 맹비난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병협은 보건의약 5개단체 및 보건의료노조가 반대하고 있는 원격의료, 영리병원에 대해 조건부이지만 공식적으로 찬성 입장을 내놨다.

정부 투자활성화 대책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는 의료법인병원의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등 경영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원격의료 또한 대면진료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꼭 필요하다면 일정한 규정과 제한을 두고 진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만성질환, 산간벽지, 장애인 등 대상을 제한해 시행하는 복지부 입법예고 틀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병원 문을 닫고 투쟁하는 것은 환영하지 않는다"며 오는 3월 3일 의협 비대위가 예고한 의료총파업에 병원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했다.

(왼쪽부터)국회에서 진행된 한 행사장에서 김윤수 병협회장을 제외한 김필건 한의협회장, 성명숙 간협회장, 조찬휘 약사회장, 김세영 치협회장, 노환규 의협회장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병협의 발표는 의료상업화를 반대하면서 똘똘 뭉친 보건의약단체의 행보에 찬물을 끼얹을 꼴이 됐다.

의협은 "병원에 소속돼 근무하는 의사들은 병협이 아니라 의협 소속 회원"이라며 "병협 집행부는 마치 전체 병원 의사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인 양 발언하고 의도적으로 오해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치협 또한 "병협은 의료인단체가 아니라 병원 경영자들의 모임일 뿐"이라며 "병협을 제외한 모든 보건의료단체들은 의료영리화 저지와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해 정부의 투자활성화대책을 반대하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약사회는 병협이 의료영리화를 통해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영리사업을 합법화 하겠다는 병협 태도는 보건의료 직능의 한 단체로서 국민 앞에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병협은 보건의료단체 파트너로서 본분을 잊지 않고 병원의 공공성 제고와 대국민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의협 또한 "정부가 밝힌 의료법인의 영리 자회사 설립이 허용된다면 의료기관이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보다는 이윤창출에만 몰두하게 될 것"이라며 "비급여 진료영역의 기형적인 확대 및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와 함께 국민들의 본인부담금 증가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병협이 특정직역 이익을 위해 국민건강을 도외시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한의협과 보건의료단체들은 실망감과 허탈감을 느낀다"며 "지금이라도 의료 영리화와 원격의료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버리고 국민과 보건의료단체들의 주장에 귀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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