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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한 지역약사회의 빛난 법인약국 저지 '만민공동회'

  • 최은택
  • 2014-01-20 06:14:54
  • "슈퍼판매 패배에서 배우자...그냥 두면 동네약국 붕괴"

법인약국 추진 철회를 촉구하고 있는 송파구약사회 회원들
[현장] 송파구약사회 정기총회와 결의대회

"송파구 곳곳에 의료영리화와 법인약국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100개는 내걸어야 한다."

"외부자본이 들어와 체인화되면 동네약국은 살아 남을 수 없다. 미국에 살면서 생생히 봤다."

18일 서울 송파구약사회 정기총회장은 일반시민과 정부 관료는 없었지만 '만민공동회'를 방불케했다. 구약사회 회원들은 정기총회가 3시간 이상 이어져도 누구하나 자리를 뜨지 않았다.

법인약국의 폐해에 대한 궁금증과 우려는 컸다. 대한약사회의 분발도 촉구했다.

"제가 40대 후반인데요. 만약 법인약국에 의해 약국시장이 장악되면 이 나이에 근무약사로 취업이 가능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법인약국은 약사들에게 생존의 문제가 돼 버렸다.

전영구 총회의장은 입이 바싹 말랐다. 법인약국 저지 결의문을 상정해 통과시켜야 하는 데, 회원들의 주장과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시간이 너무 지체돼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의문 채택이 불발될 수도 있다.

그러나 회원들은 느긋했다. 이야기를 나누고, 또 듣고 싶어했다.

송파구약사회의 법인약국 저지 결의대회
이른바 약국법인 사태에 대한 강의는 대한약사회 약국법인 저지 비대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오건영 약사가 맡았다.

오 약사는 이렇게 말했다. "일부 구약사회 강의자리에서는 자리를 지킨 회원이 몇명 되지 않았다. 어떤 지역약사회는 정족수가 안돼 결의문을 채택하지 못했다. 송파구약은 참 대단하다."

방이종로약국 조용성 약사가 첫 포문을 열었다. 조 약사의 우려는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특히 슈퍼판매 논란에서 불거진 '전향적 합의'는 그를 포함한 약사사회의 트라우마가 됐다.

조 약사는 "비대위원이나 집행부가 회원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전향적 협의'같은 것을 또 해서는 안된다. 비대위원의 상당수가 '전향적 협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물들이라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 대한약사회의 정무능력과 대관 문제도 꺼냈다. 유한책임회사 법인약국이라는 정책이 나올 때까지 중앙회가 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지적이었다.

그는 "정부는 법인약국을 밀어붙이려고 하는 데, 집행부는 협의한 적도 없고 회장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만 한다. 몰랐다고 부인한다고 면죄부가 생기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일번약국 황해평 약사는 결의문 채택이나 포스터 부착 수준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해서는 안된다며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실행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나섰다.

선거 때처럼 송파구 곳곳에 의료영리화와 법인약국 저지 현수막을 내걸어 일반시민들이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황 약사는 "100개라도 좋다. 투쟁기금을 모금하면 비용은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 현수막 걸고 버스에도 광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약국에 포스터만 부착한다고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현수막과 광고를 내걸면 약국을 방문한 사람들이 뭐가 문제인 지 물어보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감남약국 최영숙 약사는 슈퍼판매 패배경험에서 배우자고 했다.

최 약사는 "집행부가 70을 하면 평회원들이 30을 채우겠다. 슈퍼판매 논란 때도보면 논리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달라고해도 나오는 게 없었다. 중앙회가 우리 내부 뿐 아니라 일반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할 자료들을 만들어 보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플로어토론은 계속 이어질 기세였지만 시간이 너무 흘러있었다. 전영구 총회회장은 곧바로 결의문 채택과 결의대회로 판을 이끌었다.

"법인약국 허용되면 동네약국 사라진다"

"공공의료 말살하면 국민건강 절단난다"

"대기업만 배불리는 법인약국 반대한다"

법인약국 저지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는 송파구약사회 회원
송파구약사회의 법인약국 저지 '만민공동회'는 이런 구호로 절정으로 치달았다. 결의문을 한줄 한줄 읽어나가는 한 여약사의 목소리에는 결연함이 뭍어 있었다.

오건영 비대위원은 "슈퍼판매 때와 다르다. 정부와 여당을 빼고는 다 반대한다. 약사사회가 결속하고 국민들과 함께 하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대한약사회의 강력한 리더십이 중요하다.' '제2, 제3의 송파구약사회가 있어야 한다.' '또다른 조용성, 황해평, 최영숙이 나와 회원들을 독려하고 시민들을 만나야 한다.'

이날 정기총회장을 떠나는 약국회원들의 마음은 이렇게 한 가지였다. 밤 9시를 넘어선 올림픽공원을 휘감아 도는 바람은 매섭고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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