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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와 CEO, 어떤 고민에 사로잡혀 있을까

  • 데일리팜
  • 2014-03-24 06:14:49
  • 왕훈식 사장(지엘팜텍)

함께 설립한 법인이 만 12년을 향해 가고 있고, 대표이사를 맡은 지 만 6년이 되어 간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법인 설립 때 큰 도움을 주셨던 분께서, 우리가 3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셨었다고 한다.

법인 설립 후 10년 즈음 되었을 때 이 얘기를 건네셨다. 10년을 버텼으니 뭔가 힘이 있는 모양이라는 말씀을 덧붙이면서.

법인은 작아도 웬만한 큰 법인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은 모두 일어나는 느낌이다. 실제 큰 규모의 법인을 운영해보지 않았으니, 그 정도 규모의 법인을 운영하시는 분들께서 보시기에는 무슨 소리, 아직 겪을 일들이 한참 남았다시며 살짝 눈웃음을 지어 보이실지 모르겠다. (실제 콧방귀를 뀌실지도 모를 일이다.)

서론이 길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제약산업에 조정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듯한 분위기가 점점 깊어져 보인다.

1990년대 후반 제약업에 입문하던 때와 비교하면(사실 연구원으로 업에 진출했으니 당시 전반적 사업 또는 산업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법인 수는 2배 가량 증가했다 하더라도 고만고만해 보이던 그 시절과 달리 확연하게 그 그룹이 구분되어 보이고, 관련된 규제는 기껏 GMP 강화였던 것에 비해 Good Practice가 임상시험을 포함한 연구개발, 제조, 유통, 안전관리 심지어, 규제기관의 허가검토까지 눈높이가 한껏 높아진 채 전 가치사슬(value chain)에 포진해 있을 뿐만 아니라, 90년대 학술 저널에서나 언급되었을 법한 의약품의 경제성평가를 포함한 선진화된 모든 기법이 동원되고 있는 약제급여정책까지, 상상하기 어렵고 당시로서는 개념조차 이해되지 못했을, 제약업을 둘러싼 환경변화가 현실로 정착된 상태이다.

15여년이 또다시 지나고 난 다음에도, 위와 유사한 언급을 하게 될텐데 그 때는 어떤 내용들로 이 기간을 요약하며 술회하게 될까? 만약 이렇다면?

"10년대(2010년대) 초반 제약업에 입문하던 때와 비교하면, 법인수는 1/30로 감소해 20여개 업체에 불과해졌지만, 각 기업 당 고용 규모가 평균 7000명을 넘겼고 내실은 더욱 개선되어 이익 규모가 기업 평균 2천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의약품 유통은 표준화가 이루어져 알약 하나까지 어느 나라 어느 약국에 진열되어 있는지 마우스 원클릭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모든 연구개발 활동 역시, 당시 한국 IT 업계에서 일반화되었던 것처럼, 일개 과제에 대한 전 문서가 마우스 원클릭으로 일목요연하게 조회될 뿐만 아니라, 전 과제에 걸친 누적된 성공 및 실패가 모두 역추적되어 신규 과제 착수 시 실질적 참고가 이뤄지는 'expert system'이 보편화된 상태다.

앱(App, application) 클릭으로 처방의사의 제품 관련 문의가 해당 제약사 PM(product manager)에게 목소리(voice)로 실시간 전달되어 10분 내 답변이 이뤄지는 것을 포함한 모든 의약품 관련 문의와 대처를 통합하는 GComP(Good Communication Practice)가 업계 자발적으로 도입, 정착되었을 뿐만 아니라, 만연해 있던 영업활동에서의 금전적 및 비금전적 혜택 부여는 이제 갓 제약업의 기틀이 닦이고 있다는 과거 북한 일부 지역에서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제조현장은 GRoP(Good Robotting Practice)가 도입단계를 지나 성숙 단계에 돌입한 상태여서 전 공정이 한 조작화면에서 모니터됨과 더불어, PAT(Process Analytical Technology) 정착에 따라 단일 정제(single tablet) 단위로 공정 중 품질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 같은 일련의 공정자동화로 인해 품질보증 및 관리 인력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해온 제조라인 작업자 숫자를 상회한 지 오래되었다…."

지금의 대한민국 제약업을 기준으로 본다면 헛웃음을 동반하는 상상에 불과해 보인다. (사실 위 언급된 것 중 일부는 해외 제약사나 타 산업에서 이미 시행 중에 있는 것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현재 시행 중인 상당수의 제도, 개념이 마찬가지로 15년 전엔 정의조차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지 않나?

우리 회장님, 사장님, 부사장님은 어떤 고민에 싸여 계실까?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들다 - 전적으로 동감하고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회사라고 다르지 않다) 그래서 참 힘든 것 같다. 당장 먹고 살기도 해야 하고, 어떻게 변화할 지 모를 가까운 또는 먼 미래를 동시에 고민해야 하니까.

그들의 고뇌를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덧붙여, 그들에게도 권면하고자 하는 바는, 함께 하고 있는 리더들을 인정하시라는 것이다.

고민을 토로하고 그 길을 함께 모색하고 무엇보다, 그들에게 권한을 충분히 위임해주고 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독이고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하도록 독려해주시길.

질책이 두려워 의견을 뜻있게 제시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지속되지 않길. 내 의견에 무조건 동조만 하는 사람들로 주위에 가득차 있지 않은지 살펴보시길.

왜냐하면, 15년 후엔 여전히 일일이 챙기시지 못하고 있을 지 모르니까. 그래도 법인은 지속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되리라 기대하실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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