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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꽃을 따려면 산업 상태계를 살려라

  • 데일리팜
  • 2014-05-07 12:24:53
  • 최수진 바이오 PD(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최수진 바이오 PD(program director)
바이오가 뭘까? 바이오라 하면 우리 일상에서 가장 많이 들어본 단어이면서 정의하라면 가장 어려운 단어 같다. 그 이유는 바이오는 범위도 넓고 딱히 떠오르는 대표성도 없기 때문이다.

1953년 왓슨(Watson)과 크릭(Crick)에 의해 DNA 구조가 밝혀지고, 1973년 유전자재조합 기술이 개발된 이후, 바이오는 지난 30여 년 동안 항체치료제,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제를 제시하며 질병 극복에 대한 기대를 주었다.

급기야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라는 혁신을 통해 생명 정복의 꿈을 주었다. 하지만 아직도 생명체를 알면 알수록, 기술이 발달되면 될수록 풀어야할 숙제만 쌓여가고 있는 느낌이다.

바이오산업은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에 따라 무한대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하게 바이오기술(BT)을 이용하여 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이제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고령사회, 식량, 에너지, 지구온난화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문제는 기술이 성장되어 성숙한 채로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미 성숙된 채로 진행 중이어서 완성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내부를 들여다보면 매우 많은 암묵적 지식이 내재되어 있다.

바이오 기술의 연구개발 과정은 각 단계별 분리 또는 조합이 용이한 모듈적 성격보다는 세부 기술들이 상호 의존적이며 통합적 성격에 가깝고, 세부 단위를 구성하는 학문과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생명과학, 의학, 화학, 정보학, 수의학, 독성학 등 다양한 분야가 연관되어 있고, 심지어 전자, 나노, 정보통신, 농업, 에너지까지 타 분야의 기술 융합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바이오는 혼자만의 연구를 고집하고 있다. 횡적, 종적 단절 속에 기초는 응용으로 이어지지 않고 응용은 산업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구조적 문제다.

우리나라 2012년 GDP대비 국가 총 연구개발비중은 세계 2위, 규모로는 세계 5위이며, 바이오 분야도 정부 투자비가 연간 2조 수준으로 IT 분야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산업 대비 바이오 분야는 성과가 미비하고 국내 시장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생명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휴대폰이나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언제까지 투자를 해야 하나? 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계속적으로 돈을 넣고 시간을 담보로 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바이오 특성에 대한 변명 보다는 바이오 특성을 활용한 사회 구조적 메커니즘을 바꿔야 할 때라 생각한다.

더구나 국내 바이오 기업이 영세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어, 대부분의 R&D 투자를 정부 연구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R&D 투자의 방향성이 기업이 아닌 각 정부 부처의 잣대로 결정되어, 성공적인 산업화를 고려한 목적 지향적 투자 및 투자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정부 출연금을 통해 출원한 특허 10,923건 중 기술 이전 건수는 540건으로 전체 5%에 불과하다. 기술 이전율이 5% 미만인 국가연구개발사업의 효율성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 연구자 중심의 기술에 근거한 기획에서 산업 친화적인 기획으로의 변화가 필요며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병원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초창기부터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 역할 분담을 통해 협력하고, 그 프로세스를 공유하며, 이 속에서 공평하게 결과를 나누는 성공 모델의 가시화가 중요하다.

각 병원도 갈수록 열악해지는 의료 환경 속에서 환자 유치를 위한 생존경쟁을 넘어 의료현장의 니즈를 중심으로 산업체, 기초연구자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경쟁력을 기르는 허브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소 또한 어설픈 산업화 연구보다는 파생 가능한 원천 기술 확보를 해야 하고, 산업화 성공의 꿈을 가진 바이오 벤처들과 협력, 중개 연구를 통해 국가 과학 기술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OECD는 2030년경 바이오경제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측하였다. 바이오기술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사회경제적 아웃풋(Output)의 상당부분을 담당하며, 산업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세계 경제의 대규모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바이오산업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초 연구결과를 통해 시장 밀착형 R&BD로 연결하고 이를 산업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결국 바이오 산업 생태계의 활성화만이 우리나라 바이오 경제시대를 열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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