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2 07:46:58 기준
  • #제품
  • 약국 약사
  • 허가
  • #제약
  • 글로벌
  • 의약품
  • GC
  • #염
  • 유통
  • AI

"국산 항암제가 오리지널과 맞서는 법은…"

  • 이탁순
  • 2014-05-08 06:14:54
  • 박재욱 동아ST 항암제 마케팅 팀장

박재욱 팀장
궁금했다. 과연 국산 #항암제 제네릭들이 외제 오리지널 제품을 이길 수 있을까? 아니 그 절반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항암제는 대부분 큰 종합병원(종병)에서 사용된다. 또 종합병원 의사들은 검증되지 않은 항암제라면 사용을 꺼린다.

그래서 의사들은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된 오리지널 항암제를 선호한다.

제네릭을 갖고, 의원(클리닉) 시장에 치중된 영업을 하는 국내 제약사로서는 항암제 시장은 높은 산과 다름없다.

작년 6월 기회가 찾아왔다. 한때 1000억원 가까이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던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의 물질특허가 종료된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기다렸다는듯이 제네릭 약물을 출시했다. 오리지널보다 80% 싼 약물도 등장했다.

하지만 연말이 되자 마켓에서는 '글리벡 제네릭 시장은 죽었다'는 소리가 들렸다. 오리지널 글리벡의 위용은 여전했고, 저가 국산제네릭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였다.

역시나 항암제 시장은 국내사들이 이길 수 없는 시장이라는 자조가 흘러나왔다.

글리벡 제네릭 출시 1주년을 앞둔 현재 조금씩 희망이 보이고 있다. 철옹성같던 종병도 글리벡 제네릭에 점차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동아ST의 글리닙은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아주대병원 등 15개 종병에서 사용되고 있다.

박재욱 동아ST 학술의약실 항암제 마케팅 팀장은 글리닙의 성공적 랜딩 요인으로 저가 마케팅보다는 자체 생산과 4상 임상시험을 통한 신뢰를 쌓은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항암제 제네릭은 그 특성상 국내 제약사의 학술 마케팅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7월부터는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으로 학술 마케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열렸다.

2년전 관계중심에서 근거중심의 학술마케팅에 올인하겠다던 동아가 항암제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동아ST의 국산 항암제 전략을 박재욱 팀장에게 물어봤다.

글리닙은 경쟁사보다 발매가 4개월 가량 늦었는데?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원래는 특허종료에 맞춰 6월 발매를 예상했는데, 국내 자체 합성으로 바꿔 허가를 받느라 출시일이 경쟁사보다 늦었다.

사실은 인도 시플라에서 원료를 가져다 쓸 생각이었는데, 인도나 이라크에서 생산된 제네릭들이 잘 조절이 안 된다는 실패보고서를 입수해 국내 자체 합성 쪽으로 노선을 바꿨다.

자체합성을 통한 고순도 규격관리를 통한 안정성 확보가 글리닙이 내세우는 경쟁력 중 하나다.

항암제 제네릭의 차별화라면 저렴한 약가를 내세울 수 있겠는데, 현장의 반응은 어떤가?

개인적으로 약가는 항암제 선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본인부담금도 전체 금액의 5%이다 보니 항암제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다. 결국 항암제 분야에서 알려진 네임밸류라든지, 신뢰 형성이 중요하다. 온콜로지 전문의들은 경험이 없는 약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임상을 하지 않는 이상 선택하지 않는다.

국산 항암제들 대다수가 임상을 거치지 않은 제네릭들이다. 동아ST 제품도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우리 마케팅 포인트가 여기 있다. 동아ST의 주력 항암제들이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또는 회사 스폰서십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글리닙은 제네릭으로는 드물게 회사 주도의 4상 임상시험을 14개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2002년 발매한 글리벡은 웬만한 글로벌 임상시험은 다 했기 때문에 새로운 임상 프로토콜 자체를 찾기 어려웠다. 우리가 찾은 타깃은 '새로 진단된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환자를 대상으로 초기 분자학적 반응에 따라 조절한 이매티닙 용량 600mg/일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이다.

주력 항암제인 모노탁셀, 젬시트, 류코스팀은 대형병원 주도로 연구자 임상시험 20개를 진행하고 있다. 항암제로 연구자 임상시험과 스폰서십 임상시험을 같이 할 수 있는 국내 제약사는 동아ST가 최고가 아닌가 싶다.

글리닙의 이야기를 더하면 포장이 오리지널 글리벡과 차이가 있는데?

현재 나오고 있는 14개 국산 제네릭들은 결정형이 알파형인데 반해 오리지널 글리벡은 베타형이다. 이를 두고 노바티스 측에서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우리 연구소에서 직접 실험해 봤더니 오히려 흡수성이 더 나았다. 그래서 오리지널의 포장인 알루미늄에 PTP를 씌운 형태 포장에서 알루미늄에 알루미늄을 덧댄 알루-알루 포장으로 글리벡과 차별화했다.

한국의료지원재단을 통한 약가후원도 글리벡과의 차별화라고 할 수 있겠다.

후원 형식으로 저속득층 암환자의 약제비 5%를 지원하고 있다. 결국 무료로 약물을 투여받는 셈이다. 동아ST의 항암제가 12개에 달한다. 그러나 전체 ETC 가운데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을 것 같은데?

작년 IMS 기준으로 젬시트가 41억, 모노탁셀이 36억,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류코스팀이 56억을 기록했다. 전체 제품 가운데서 항암제 비중이 높지 않지만 올해는 210억으로 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2017년까지 500억을 목표로 비중을 9.2% 목표로 하고 있다.

항암제 성장률을 높게 잡는 배경이 있나?

앞으로 블록버스터 항암제의 특허가 줄줄이 만료된다. 2015년에는 알림타가, 2016년 벨케이드, 타쎄바, 이레사, 2018년 허셉틴 등이 만료돼 관련 제네릭 약물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국내 항암제 상위 15개 제품의 마켓 쉐어의 30%를 차지하는 제품들이다.

알다시피 국내 제약사들이 과거에는 10% 성장률을 보였지만, 지금은 성장률이 5% 내외로 줄어들었다. 만성질환치료제 시장은 포화상태다보니 주력시장을 온콜로지(항암제)로 보는 경향이 최근 생겼다.

게다가 동아ST는 제네릭뿐만 아니라 올해는 국내 최초 Pegylated Filgrastim 제품인 듀라스틴의 출시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제형을 차별화한 개량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도입신약도 준비 중이다.

오른쪽부터 동아에스티 학술의약실 항암제팀 윤민영주임, 주재현주임, 박성호과장, 박재욱부장(팀장)
이를 판매할 조직이 뒷받침돼야 할텐데, 인력구성의 변화는 없나?

작년초 2명이던 항암제 마케터를 올해는 어시스턴트를 포함해 총 5명까지 증원할 계획이다. 현재는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2명은 혈액암, 3명은 고형암 분야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품목마다 PM을 두고 있는 외국계 제약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 항암제 스페셜 영업사원을 양성해 조직을 세팅할 계획이다. 그만큼 회사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다.

연초에는 김영주 머크 세르노 사장을 초청해 강의도 들었다. 영업사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인가?

7월부터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되면 기존 관계중심 마케팅은 하기 어렵게 된다. 동아ST는 일찌감치 학술 마케팅으로 노선을 바꿨다. 항암제 분야에서는 제네릭 신뢰 향상을 위한 연구자 주도임상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또 란셋 온콜로지같은 국내 학술지 발행 지원과 편집 모임을 구성하는 등의 학술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