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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증후군, 치료제가 유일한 답이다"

  • 어윤호
  • 2014-05-26 06:14:51
  • 로젤라 파리니 교수(마리아니재단)

파리니 교수
치료제가 해당 질환 관리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일 경우 이같은 확률은 상승한다.

#헌터증후군(제2형 뮤코다당증)은 그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약 2000명, 국내 70여명의 환자가 앓고 있는 이 병은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라고 불리는 일종의 뮤코다당체가 분해되지 못해 리소좀이라는 세포소기관 내 축적됨으로써 발병한다.

증상은 전신 장기에 나타나며, 조악한 안면 형태와 간과 비장 비대, 뼈와 관절의 이상, 작은 키, 심장 기형, 청각, 시각의 이상이 발생한다.

이 질환은 사실상 치료법이 없었다. 어디까지나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적치료법이 존재했을 뿐이었고 한 때 줄기세포 이식이 진행됐지만 오히려 사망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치료법의 진일보는 하나의 약이 출현하면서 이뤄졌다. 2006년 세상에 나온 젠자임의 '엘라프라제(이두설파제)'는 헌터증후군 환자가 뮤코다당체를 분해할 수 있도록 직접 효소 대체제를 투입하는 방식의 약제로 최초의 헌터증후군 치료옵션이 됐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아직까지 엘라프라제는 유일한 치료제다. 다만 우리나라는 예외다. 국내 제약사 녹십자가 2012년 세계 2번째 치료제 '헌터라제(이두설파제-베타)'를 내놓았다. 기전은 엘라프라제와 같다.

하지만 아직 헌터증후군 치료는 중추신경계(지능, 정신) 증상, 약제 내성 등 해결이 필요한 문제가 남아있다.

데일리팜이 얼마전 내한한 로젤라 파리니 마리아니재단 소아신진대사질환 호흡기센터 교수를 만나 헌터증후군 치료의 현재와 한계에 대해 들어 봤다. 그는 현재 세계 각 국의 헌터증후군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HOS(Hunter Outcome Survey) registry에 참여해 헌터증후군의 증상 및 치료 효과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엘라프라제·헌터라제 등 ERT 요법 주목...두 제품 모두 과제는 남아

-헌터증후군 관리에 있어, 치료제 출시 전후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효소대체요법(ERT, 엘라프라제와 헌터라제의 기능) 이전에는 완화 치료만 가능했다. 편도선이 비대해져 숨쉬기 어려울 경우 외과적으로 수술을 해서 숨쉬기 편하게 한다든지하는 방식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나 ERT가 등장하면서 환자들이 몸에서 자체적으로 생성하지 못했던 효소들을 외부에서 주입해줄 수 있게 됐다.

치료제의 등장으로 이전에 비해 경증의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연장되고, 심장과 폐 쪽의 기능을 지대하게 개선시켰다. 또한 과거에 비해 환자들의 관절 등이 덜 경직되기 때문에 훨씬 움직임이 원활해지고 기동성이 높아져 독립적인 삶이 가능해 삶의 질도 높아졌다.

-병의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어려움이 있는가?

헌터증후군은 처음에는 육안으로 관찰되는 사항들 때문에 의심으로 인해 진단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이나 징후 등 질환이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소견들이 상당히 차이가 있고 중증도에 따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일단 뮤코다당증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소변분석을 통해 GAG 축적량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1형인지 2형인지 분석하고, 확진을 위해서는 결핍된 효소들의 활성도 검사,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특징적인 돌연변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그런데 소변분석에서 GAG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어 환자를 놓치는 사례가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GAG 유형별 비례가 있는지 비율 체크 또는 2차 뇨분석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을 투과하지 못해 중추신경계 문제까지는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 지체 같은 문제는 계속 진행하는 아쉬운 점이 있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척수강내 주사(intrathecal injection) 또는 약 용량 증가를 통해 BBB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아직 엘라프라제가 유일한 치료제다. 현재 투약 현황을 알고 싶다.

환자등록자료의 2013년도 3월 기준으로 등록된 환자 915명 중 631명이 엘라프라제로 치료를 받고 있다. 즉 진단받은 환자의 2/3이 엘라프라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비율이 유럽과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진료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진단받은 환자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를 거절한 1명은 1주일에 한번 병원에 방문해 주사를 맞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딱히 눈에 보이는 효과가 없어 부모가 치료를 거절했다.

-헌터증후군치료제 임상 데이터를 보고, '6분 걷기 테스트'라는 평가 항목이 있어 흥미로웠다. 무엇을 보기 위함인가?

6분 걷기 테스트는 심장내과 전문의가 개발했으며 심장이나 폐, 관절, 근골격계, 근육 전체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한다.

헌터증후군이 있는 모든 임상연구에서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치료제를 이용해서 임상연구를 진행했을 때 짧은 시간 내에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지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치료효과 개선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장검사, 청각검사, 이비인후과적 검사, 폐활량 검사, 척추 문제 확인, MRI 등 다양한 평가를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엘라프라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없었나? 만약 해당 케이스 발생시 옵션이 있는가?

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들은 없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모두 어느 정도의 치료 반응은 보이고 있다.

만약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골수이식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헌터증후군 환자들에게 골수이식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시도도 몇 번 있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중단했다.

만약 고령에서 엘라프라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 숨 쉬기 편하게 하기 위한 외과적 수술, 각막 이식 수술 등과 같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요법 이외에는 더 이상의 치료 옵션은 없다고 할 수 있다.

-ERT 요법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약이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을 투과하지 못해 중추신경계 문제까지는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 지체 같은 문제는 계속 진행하는 아쉬운 점이 있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척수강내 주사(intrathecal injection) 또는 약 용량 증가를 통해 BBB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다만 척수강내 주사 자체가 굉장히 까다로운 치료이고 통증,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척추 뼈 사이에 매달 바늘을 찔러 넣어서 약을 투여하는 접근법 대신 디바이스를 체내에 심어 약이 점진적으로 나오게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척수강내 주사는 뇌 쪽 수액으로만 약물이 투여되고 사용 용량이 소량이기 때문에 나머지 신체 기능 개선을 커버할 수 없어 기존 투여 방법과 병용해야 한다.

-한국에는 헌터라제라는 치료제가 있다. 알고 있나?

엘라프라제와 동일한 기전의 약물로 알고 있다.

-국내 여건을 고려했을때 고무적인 약물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아직 3상 결과 발표전이고 1, 2상 데이터를 보면 연구규모 면에서 조금은 부족한 감이 있는 듯 하다.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헌터라제의 데이터를 볼 기회가 있었다. 흥미로웠다. 그런데 피험자 수가 적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1상과 2상을 합쳐 3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된 것으로 기억한다. 엘라프라제의 경우 92명 대상의 장기 데이터를 갖추고 있다.

아마도 엘라프라제와 비슷한 기전으로 치료하고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헌터라제 3상의 경우는 더 많은 환자수를 포함해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헌터라제 데이터를 봤다니, 한가지 더 묻겠다. 연구를 보면 엘라프라제와 1대1 비교에서 6분 걷기 테스트, GAG 수치 모두 헌터라제가 우위에 있다고 나왔다. 어떻게 보는가?

헌터라제 GAG 감소에 대한 데이터를 봤는데, 언급됐던 수치는 감소량이 퍼센테이지로 표시돼 있었다. 데이터에서 엘라프라제 투여군, 엘라프라제와 동일 용량으로 헌터라제를 투여한 군, 헌터라제를 두 배 용량으로 사용한 군이 있었다.

다만 데이터에서 엘라프라제와 동일 용량으로 사용한 헌터라제를 투여한 군의 경우, GAG 수치가 애당초 높게 시작했다.

물론 환자들이 무작위 배정되긴 했지만 엘라프라제 투여군보다 처음부터 GAG 수치의 값이 높았기 때문에 감소의 폭 또한 더 크지 않았나 생각된다. 앞서 언급했듯 좀 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할 듯 하다.

또 헌터라제 연구는 엘라프라제를 맞던 환자에서 교차투약한 군과 엘라프라제 복용을 지속한 군을 비교했는데, 완벽한 비교를 위해서는 아예 ERT를 시행하지 않은 환자를 모집해서 엘라프라제와 헌터라제를 각각 투여해 비교해야 정확할 것으로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치료제의 출시는 경쟁으로 인한 약가 감소 및 옵션증대를 통해 환자들에게 확실한 이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ERT 외 치료옵션이 없기 때문에 내성 발현에 대한 우려가 더 클 듯하다.

ERT 치료 환자의 경우 80%가 항체가 생성된다. 원래 환자들이 가지고 있던 효소가 아니고 치료제가 단백질이기 때문에 이물질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항체가 생성되더라도 약의 효과는 나타나고 천식이나 두드러기 등의 반응 역시 보이지 않는다.

이는 ERT로 치료하는 고셔병, 폼페병도 포함되는데, 소수의 경우에서 항체가가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고셔병과 폼폐병에서는 면역억제제로 항체가를 낮추고 약에 대한 반응을 회복시켜 주는 시도를 했었는데, 헌터증후군, MPS에서는 진행된 적이 없다. 이론적으로는 진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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