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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업계의 지각변동: 수평통합을 넘어 수직통합으로

  • 데일리팜
  • 2014-07-10 08:33:05
  • 리병도 약사(전 건약 회장)

우리나라 약업계도 이제 M&A가 심심찮게 일어나기 시작하고 있으며, 전문지에 CRO, CMO, CSO 등 듣도 보도 못하던 단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수평적 통합은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져 자고나면 회사이름이 바뀔 정도였다. 도매업계의 수평적 통합도 나라마다 다르지만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도매업계 점유율을 보면 이미 도매업계의 수평적 통합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미국 도매점유율 자료를 보면 M&A를 통해 도매 대형화가 이루어져 맥케슨(36%), 카디날(33%), 아메리소스버겐(26%) 등 3사가 전체 도매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Sinopharm, Shanghai Pharmaceuticals, China Resources 등 3대 도매상이 18%만 차지하고 기타가 82%를 차지하는 중국을 보면 미국 도매의 통합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다(보건산업진흥원. 2011).

그런데 이제 수평통합에 이어 약업계가 수직통합에 나서는 추세다. 외국의 경우 이미 에 이르는 연결 고리들이 들어나고 있다. 아직 완벽하게 전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분명 더 찾아보면 나머지 고리들도 찾을 수 있을 것(이수정, 2014)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의료비지출 감소, 특허절벽 등의 상황에서 이의 타개책의 하나로 의약품 분야의 수직수평통합 및 타 분야 자본의 제약 및 유통산업 진입이 가속화 되고 있다. 특허가 대거 만료되는 상황에서 다국적제약사들의 제네릭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 새로운 산업으로의 진출을 위한 백신,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위한 인수합병 그리고 특히 바이오 산업진출을 위한 M&A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우석균, 2014).

체인업계도 예외가 아니라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체인약국인 월그린은 드럭스토어, 메일오더약국, 제약회사를 다 가지고 있다. 월그린사는 의약품을 제조하는 Walgreens Health Initiatives Inc., 우편 및 택배 서비스를 하는 Walgreens Mail Service Inc., 가정용 위생제품을 제조하는 Wagreens Home Care Inc., 전문의약품을 생산하는 Walgrees Specialty Pharmacy LLC, 노인 의약품을 생산하는 SeniorMed LLC, 건강보조식품을 생산하는 Walgrees Health and Wellness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약국 시장은 여러 약국 유형 중에 기업형 체인약국(그 중에서도 드럭스토어)이 메일오더 약국을 함께 운영하면서 점차 처방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추세다다. 그에 따라 독립 약국은 매년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이수정, 2014. http://drugchannelsinstitute.com).

의약품 관련 산업 내의 수평적 통합뿐만 아니라 유통자본을 포함하는 수직적 통합도 이루어지고 있다. 작년 말 미국의 두 번째 의약품도매업체인 Cardinal Health Inc.(CAH)가 그리고 미국내 최대 처방약 약국 chain인 CVS Caremark Corp.(CVS)가 2013년 12월 13일 미국내 가장 큰 제네릭 유통업체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미국의 1위와 3위 의약품 유통업체인 Mckesson corp(MCK), Amerisource Bergen Corp(ABC)도 이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했다(우석균, 2014).

이런 통합과정을 거치다보니 2014년 포츈 500 리스트에서 CVS Caremark가 12위 Mckesson이 15위, Cardinal이 22위, Amerisource Bergen이 28위로 죤슨앤죤슨(39위)이나 화이자(51위), 머크(65위), 일라이릴리(129위) 등 유명 제약회사들을 외형 면에서는 크게 앞지르고 있다(http://drugchannelsinstitute.com).

미국의 경우 처방의약품의 2/3를 관리하고 있는 PBM은 보험사가 계약품목을 선정하여 제약회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하여 PBM을 통해 구입한 의약품을 약국 등에 공급하고 환자들은 보험사와 계약한 약국에서 의약품을 구입한다.

초기에는 수백 개의 PBM이 있었는데, 그중에 빅5 체제였다가 최근에 Express Scripts와 Medco가 합병되면서 ESI-Medco와 CVS 양자구도가 되었다(http://www.pbmwatch.com). 이 PBM도 수직통합의 대상으로 ‘PBM에 대해 대형 체인 드럭스토어의 하부조직’(이수정, 2014)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변화들이 관련 자본들의 수익추구 형태를 변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데 제약자본이나 의약품 유통자본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약국이 이 자본들의 수익 실현의 최종 구현 장소이기 때문이다(우석균, 2014). 우리나라에서도 대자본의 제약산업 진출 및 의약품 유통산업 진출이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이 미국의 BMS 및 로슈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에스피에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바이오 제약산업 분야는 과열조짐이 보일 정도이다. 기존 유통자본의 드럭스토어 진출도 뚜렷한데 선두주자인 CJ 올리브영 외에도 GS왓슨스, 코오롱웰케어의 코오롱 더블유스토어, 농심계열인 메가마트의 판도라, 신세계의 분스, 롯데의 롭스도 시장에 진출했다. 한편 제약기업의 온라인 쇼핑몰 진출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현제 제약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의약품 인터넷 쇼핑몰은 CJ의 팜스넷, 대웅제약의 더?? 한미약품의 HMP몰이 대표적이다(우석균, 2014). 영리법인약국 문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전경련이 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항간에 제약회사들의 쇼핑몰도 영리법인약국과 연계하여 ‘제약회사-도매-약국’의 수직통합을 내다보고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런 약업계의 수직수평통합은 자본의 소수에게로의 집중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결국 중소제약회사, 도매상, 중소약국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이는 빈부격차가 심각한 사회로 가는 지옥문을 여는 첫 발이다.

자본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고 다수가 나누어 갖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불평등의 기원이 유통 영역인 소득불평등에 있지 않고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에 따른 자본주의 사적 소유 관계가 불평등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제시해준다(김미정, 2009: 112). 우리보다 잘 살던 필리핀이 우리에게 뒤진 이유를 토지개혁에서 찾는 학자들이 있다.

토지의 90% 이상을 10대 가문이 가지고 있는 필리핀과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던 토지개혁이지만 땅(생산수단)을 다수의 농민에게 나누어 주었던 한국과는 지금 경제수준이 한참 벌어져 있다. 약업계에도 소수의 가문(대자본)이 90%이상의 시장을 장악하는 미래가 오지 말아야 한다. 다수의 약국, 도매상, 중소제약사들에게 생산수단을 소유하도록 보장하는 거시적 정책방향이 함께 살아갈 약업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길이며, 개국가 입장에서는 이의 첫 단추가 법인약국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 이 글은 ‘건강과대안’ 산하의 ‘의약품과건강팀’에서 함께 논의해 작성한 글임을 밝혀둔다.

참고자료) 김민정. 2009. . 마르크스주의연구13호. 보건산업진흥원. 2011. 북미의약품 시장진출 전략수립 및 정보구축. 우석균. 2014. 제4차 투자활성화방안의 약국영리법인허용의 문제점. 건강과대안. 이수정. 2014. 미국의약품산업동향 발표자료. 건강과대안. http://www.pbmwatch.com http://drugchannelsinstitu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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