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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CRO 위해 오너십 내려놨습니다"

  • 이탁순
  • 2014-07-31 06:46:05
  • 드림CIS 최원정 대표

국내 1위 임상대행업체 #드림CIS는 올초 키플링, 이스트팩 등을 수입·판매하는 리노스에 인수됐다.

리노스는 최원정(47) 대표의 지분 70%를 131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계약으로 최 대표는 15년간 일궈온 회사의 오너에서 CEO로 신분이 급변했다.

임상시험을 제대로 하고 싶다며 제약회사를 뛰쳐나와 한국형 CRO를 만들어온 그가 오너 자리를 내려놓은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도 글로벌 CRO가 나와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었다. (최 대표는 2000년 동료 3명과 드림CIS를 세우기 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본부 개발팀 임상파트에서 근무했었다.)

인수 당시 회사가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드림CIS는 2013년 매출액 208억원, 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고, 부채 대비 현금성자산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 28일 적선동 사무실에서 만난 최 대표는 인수 당시 현금 80억원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회사가 어렵다는 소문은 외부세력의 음해라고 발끈했다.

그렇다면 왜 멀쩡한 회사를 남에게 팔았을까? CEO 최 대표의 변화는 작년 10월 그 사건이 일어나고 부터다.

#- 갑작스런 매각 소식에 놀란 사람들이 많다. 정말 항간의 소문처럼 회사가 그렇게 어려운가?

= 연초 리노스와 주식매매를 결정할때 드림씨아이에스는 수년동안 금융기관 부채없이 8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주주 변동 이후에도 유동성은 그 어느때보다 안정적인 상태다.

소유와 경영이 엄격하게 분리돼 있어 회사 의사결정 구조도 변화가 없다. 어떻게 그런 루머들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 리노스에 최대주주를 매각한 것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CRO로 도약하기 위한 회사의 성장 모멘텀 확보에 있었다.

- 그렇다고 해도 오랫동안 회사를 가꿔온 오너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 작년 10월 뇌출혈로 쓰러졌다. 가족들이 모두 미국에 있어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행히 처제가 와서 쓰러진 나를 발견했는데, 병원에는 다음날이나 가게 됐다. 병원에서는 그러더라. 일상 생활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그런데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한두달 쉬고 나서 회사에 오니까 1인 지배 기업의 병폐를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부재할 동안 진척된 일이 하나도 없었다. 이래서는 내가 꿈꿔온 튼튼하고 안정적인 기업을 만드는데 상당한 문제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배구조를 다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가 휘청휘청거리는데 홀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게 얼마나 큰 욕심인지 깨달았다. 특히 회사 가족들의 안위가 가장 걱정됐다. 그래서 이전에 준비해 오던 일들을 좀 더 앞당겨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 이전에도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생각을 갖고 있었나?

= 기업다운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모를 키우거나 안정적인 자본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래서 글로벌 CRO들도 접촉해봤는데, 내 철학과 안 맞더라. 리노스는 대주주가 우량 기업이어서 내가 생각하는 인적 투자 확대를 통한 조직 안정화와 직원 처우개선, 교육 투자 등 다방면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한국 CRO 업계에서도 히어로가 나와야 산업도 동반 성장되고, 글로벌 기업으로도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로컬 CRO들은 다 소멸될 수도 있다.

- 정부가 해외진출을 강조하다보니 연구비들이 다국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해외 CRO에 몰린다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다국가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CRO로 연구비가 몰린다는 의미는 결국 제약회사들이 역량이 되는 CRO를 찾는다는 얘기다. 반대로 국내 CRO의 시스템이나 맨파워가 부족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 부분에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로컬 CRO도 다국가 임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CRA 부족 현상으로 국내 수요 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인력 양성 사업에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정부가 2017년까지 다국가임상이 가능한 CRO 3곳을 육성하겠다는 비젼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국내 CRO와 다국가 CRO의 격차는 어느 정도인가?

= 현재 다국가 CRO에서 근무하는 CRA들의 대부분은 국내 로컬사에서 교육을 받은 1년 이상의 경력자들이다. 오히려 로컬 CRO의 교육이 체계적이기 때문에 다국가 CRO들도 신입직원을 뽑기보다는 경력자 영입에 혈안이 돼 있다. 그렇다고 다국가 CRA들의 근손연수가 그리 긴 편도 아니기 때문에 인력간 품질차이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인력 규모와 시스템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부분에서 로컬 CRO들이 규모를 확장하고, 선진화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과 투자가 절실하다.

- 앞에서 언급했지만 토종 CRO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인력수급인 것 같다. 해결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근본적으로 CRA 등 임상시험 전문인력에 대한 중장기적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개별 업체들도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인력육성 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

한 개별 CRO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장기적인 정부인력의 육성과 수급에 대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분야, DM, BS, QA, PM 등 임상시험 관련 전문가 육성도 시급한 문제다. 전문인력 육성 문제는 임상시험 경쟁력과 직결된다.

-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이 국내 제약회사의 신약개발 역량을 후퇴한다는 지적도 있다. CRO업계에는 엄청난 악재일텐데, 최근 분위기는 어떤가?

= 국내 제약회사의 신약개발이 둔화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전에는 소규모 제약사와 바이오벤처의 신약개발 임상시험이 많았는데 최근 계약건수에서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반면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임상시험 건수는 이전과 거의 변화가 없다. 다만 일부 질환에만 국한된 점이 아쉬운데, 정부 차원에서도 국내 제약사들이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할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드림씨아이에스는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가 50:50으로 거래하고 있어 크게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고 있다.

- 로컬 CRO들이 글로벌 CRO로 발전하기 위한 제일 중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 우리나라 임상시험 산업은 2010년을 기점으로 양적·질적으로 급성장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CRO들도 한국시장에서 속속 진출했는데,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 진출을 위해 국내 CRO보다는 글로벌 CRO를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환경에서 로컬 CRO들은 고품질 유지 정책과 새로운 역량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국내 업체간 과다 출혈 경쟁을 줄이고, 차별화된 서비스와 새로운 비즈니스 역량 개발이 시급하다.

현재 대부분 로컬 CRO들은 3상이나 4상 비중이 높은데 반해 임상시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1, 2상 초기 임상을 담당하는 곳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신약개발이 저조한 환경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로컬 CRO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한 외형성장과 더불어 국제적 수준의 내적 인프라 구축이 동반돼야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한국에서 자생한 초대형 CRO가 빨리 나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리노스와의 협력은 성장을 위한 발판을 위한 다지기 위한 것이었다.

- 로컬 CRO들이 규모가 작은데, 정부의 육성전략에도 아쉬움이 있을텐데?

= 동반 성장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국내 제약산업을 키울려면 신약개발 임상시험은 필수다. 그렇다면 CRO 산업도 함께 성장을 시켜야 하는데, 그걸 놓친거다.

미국, 유럽, 가까운 일본을 보더라도 제약회사들이 임상시험을 아웃소싱하는 CRO들과 동반 성장해왔다. 그런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하는데, 최근에는 임상시험들이 글로벌 CRO로 몰리다보니까 종속되고, 기형적인 산업으로 변형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

- 앞으로 목표를 말해달라?

= 단기적 목표는 올해 최적의 경영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달 1일자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우선 메디컬 닥터 영입을 시작으로 현재의 PMS 본부는 LPS 본부로 개편돼 본부 내 3개팀이 6개팀로 확대 개편된다. 이에 따라 IRB 업무의 독립, QC팀과 MW팀이 신설된다. 또 현재 분리돼 운영되던 BS와 DM의 업무를 통합해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어차피 오너십까지 내려놓고 선택한 길이니만큼 다른 CRO 합병 등도 고려해 회사 덩치를 키우고, 글로벌 CRO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드는데 목표를 둘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에서 탑 10안에 드는 경쟁력있는 CRO로 성장하는 것이다. 직원도 500~1000명을 보유하고 있고, 매출규모도 1000억 정도는 돼야 한다. 우선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일본계 CRO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한국에 가면 드림CIS라는 CRO가 있다'는 말이 나올만큼 하는게 꿈이자 비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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