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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언니, 오빠들 논문을 손에 꼭 쥐고"

  • 조광연
  • 2014-08-26 06:14:59
  • 내러티브| 제약산업 꿈나무가 된 '최선아 어린이'

성균관대 제약산업 특성화대학원 첫 졸업

한미약품 해외 RA팀 최선아 사원은 25일 성균관대 제약산업 특성화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2년 엄마 손을 잡고 캐나다로 떠났던 '최선아 어린이'가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키즈'가 될 줄 그땐 몰랐다.

12년이 흐른 지금, 그 어린이는 자라나 대한민국 제약산업 글로벌 진출의 어리고 연약한 꿈나무가 되었다. 세월이 그를 성장시켰듯 세월은 또다시 꿈나무를 힘찬 가지와 풍성한 잎으로 넓은 그늘을 선사하는 재목으로 키워낼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로 자꾸 걸어나가려면 국제 인허가를 잘 알고, 영어를 모국어처럼 쓸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자가진단이 한 때 제약산업계 안에서 들끓었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이 꿈나무는 또다른 젊은 인재들과 함께 미래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아이콘이다.

올해 3월 한미약품 해외 RA팀에 공개경쟁을 통해 당당히 입사한 후 몇차례 월급을 받은 최선아 (24)씨는 25일 성균관대학교 제약산업 특성화 대학원 제 1회 졸업논문발표 및 기념행사장에서 '독한 언니 오빠들'과 함께 석사모를 썼다.

작년 국제인허가 자격증(RAC) 시험에서 당당히 합격한 그는 'DACUM 기법을 이용한 제약업체 의약품 규제업무 담당자의 직무분석 연구'를 제출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엄마하고 동생하고 캐나다로 2년동안 유학을 갔다온 적이 있어요. 영어를 배우고 친구를 사귀고 돌아와 중학생이 됐죠. 그 땐 워낙 어리기도 했고, 영어 배우는데 바빴던 것같아요. 고등학생이 되니 한번 더 외국에 나가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미국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미시간대에 입학해 생물학(Biology)을 전공했다.

가족의 영향을 받아 약대 진학은 자연스러워 보였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성균관약대를 졸업, 제약산업에서 오래 근무한데다 큰 아버지 역시 약국을 경영하는 약사였던 탓이다.

"약대를 생각하고 미시간대 진학 했었는데 가족이 모두 한국에 있는 터라 미국에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게 고민이었죠. 이런 저런 생각 끝에 학부를 3년만에 해치우고 한국에 돌아오게 된 거 거든요."

그는 2012년 4월 돌아와 또래처럼 취직을 준비할까, 대학원을 준비할까 고민하다 제약산업 특성화 대학원 모집공고를 운명처럼 만났다.

"의약품 인허가와 경제성평가, 기술경영을 융합해 가르치는 커리큘럼이 매력적이었죠. 한국에서 처음 생긴 대학원이라 전망도 좋을 것 같았구요. 뭔가 새로운 것, 남들과 차별화 된 저만의 지식을 키울수 있겠다 싶어 진학하게 된 겁니다."

기대와 희망이 크다고 해서 과정마져 달콤한 건 아니었다. "대학원에서 제일 힘들었다고 꼽을 수 있는 건 학생 모두 공감 하겠지만 토요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수업이었죠. 9-to-6 수업은 고등학생 이후로 들은 적도 해본적도 없었거든요. 그러 면에서 보면 회사를 다니며 토요일 종일 수업들으시러 오는 언니 오빠들 대단하신거 같아요."

유학생이 겪는 어려움, 그도 겪었다. "약사법 수업은 정말 어려웠죠. 우리말 중에서도 법 용어와 제약산업에서 쓰는 용어를 익히는데 힘들었어요. 약사법은 이해하기 정말 힘들었지만 그 때 그렇게 공부하고 나니 나중에 인허가 공부하고, 취업한 이후 업무 이해도가 훨씬 높아져 자신감도 생기는 거 같아요."

대학원 3학기를 마치고 논문을 준비하면서 한미약품 상반기 공채에 합격했다. '최선아 사원'은 지금 해외RA팀에 근무하고 있다. "해외 허가를 담당하는 부서로 수출 품목 등록 업무를 맡고 있어요. 대학원에 들어갔던 목표도 의약품 인허가 능력과 유학 경험을 살려 보려는데 있었으니 업무는 잘 맞습니다. 등록업무를 맡아 우리 회사 약을 세계 시장에 진출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대학원에서 배웠듯 회사에서도 또 배우고 있는 중이다. "입사한지 얼마안돼 주로 등록서류들을 검토하고 배우는 단계에요. 허가업무를 꼭 해보고 싶고요, 임상 단계부터 허가 단계 까지 의약품의 전주기를 볼 수 있는 업무라 저와는 잘 맞는거 같습니다."

꿈꾸는 자가 그만은 아니다. "제약산업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싶어서"(동아제약 김희호 과장) "보험약가 정책과 경제성 평가 업무의 깊이를 더하고 싶어서"(종근당 김민권 부장) 등 자신만의 사연을 품은 26명은 이날 모두 석사모를 썼다.

그렇게 힘들었나요? 졸업생 26명이 석사모를 벗어 던져버렸다.
매주 제약산업 관련 영어논문 두 편을 읽고 요약해 발표하느라 주말을 잃어 버렸다는 불평을 감추다 못해 "직장인이 매주 두 편의 논문은 과하다"며 담당 교수에게 항의해 다음 기수부터 한편으로 줄었다는 에피소드를 만들었던 '독한 언니, 오빠들'은 논문 한편을 손에 쥐고 그들의 자리로 돌아갔다.

경영학, 약학 등 다양한 학부에서 모인 전일제(일명 풀타임) 학생들도 '의약품 인허가와 경제성 평가와 기술경영'을 융합해 배우고 제약산업의 빈틈에 모두 자리를 잡게될 것이다. 개개인은 미약하지만, 어디선가 이들은 대한민국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모두 각자가 가진 벽돌 한장을 올려 놓게 될 터이다.

성균관대 제약산업 특성화 대학원은?

'제약강국 시대를 선도하는 산업 엘리트 양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2012년 9월 3일 26명의 학생(전일제 12명, 부분제 9명, 계약학과 5명)으로 첫 학기 문을 열었다. 이번 졸업생을 포함해 전체 대학원생은 111명에 이른다.

제약산업 글로벌 리딩 인재, 혁신적 의약품 전문가 양성, 제약산업 강국 진입을 목표로 운영되는 대학원의 인재상은 '의약품 개발 전주기를 포괄하는 융합령 글로벌 인재와 제약사업화와 산업 성장의 핵심 리더'다.

이의경 제약산업 학과장은 "우리 대학원의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의약품 인허가, 의약품 경제성평가, 제약기술전략을 아우르는 융합형 글로벌 인재다. 첫 졸업생 26명을 배출했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졸업생들이 우리나라 제약산업을 글로벌로 이끌어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약학대학을 중심으로 기술경영 대학원, 경영대학,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임상시험센터를 아울러 다학제융합형 대학원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제약산업특성화 대학원은 대학과 정부 및 국가 기관, 약업 현장 전문가, 컨설팅 및 법률 전문가 등을 강사진으로 확보했다.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미국 USC대학 프란스 리치몬드 교수, 러커스 경영대학 최승찬 교수 등 해외연자 특강으로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는데 주력하는 한편 USC대학, 동경대학, 태국 마히돌 대학등과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수차례 국제 세미나 개최는 물론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인턴십 등 학생들에게 현장을 보여주고 지평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의경 교수는 "대학원은 글로벌 제약 인재 교육의 허브, 국내 제약산업의 토탈 솔루션 센터 역할을 다하는 한편 기업 CEO들이 인재 유치를 위해 방문하고 싶어하는 곳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설명=성균관대 하동문 이희성 이의경(제약산업학과장) 정규혁(약대학장) 이희상(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이재현 박혜경 교수(사진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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