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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여성의약품 PM을? 민망하지만 보람있죠"

  • 제약산업팀
  • 2014-09-05 06:15:00
  • 건강하고 잘 생긴 훈남 5인의 '달콤 쌉쌀'한 여성건강 이야기

나는 야, 에이리스·프리페민·훼라민Q·프리비·서바릭스 마케팅 담당자

피임, 월경전증후군, 갱년기, 임산부, 자궁경부암.

하악 하악, 무덥던 8월말. 그냥 봐도 여인의 향기 가득한 단어들과 직결된 의약품의 마케팅을 전담하는 건장한 남자 5명이 데일리팜 제약산업팀 기자들과 마주 앉았다.

피임약 '에이리스' 담당 안정혁(36) 일동제약 대리, 월경증후군치료제 '프리페민' 담당 김정현(37) 종근당 과장, 갱년기치료제 '훼라민Q' 담당 주병현(41) 동국제약 차장, 임산부영양제 '프리비' 담당 최명규(33) 한미약품 과장, 자궁경부암백신 '서바릭스' 담당 이동훈 GSK 과장이 주인공이다.

김정현 과장(왼쪽)과 안정혁 대리
시대가 변했다지만 성(性)을 다루는 건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전히 조심스럽다. 성과 관련된 질환 및 증상에 쓰이는 의약품은 그 대상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세심함을 필요로 한다.

그들의 얼굴 빛에는 조금 쑥스러움이 드러났다. 그러나 표정 너머 느껴지는 자부심 또한 분명했다.

지금부터 여성의약품 담당 남성 마케터(PM, Product Manager) 5명의 여성건강 이야기가 시작된다.

-회사가 나에게 여자 '약'을 맡겼을 때

가인호 기자: 이번 방담 인터뷰는 색다르고, 기대가 많이 됩니다. 먼저 궁금한 게 처음 여성관련 품목의 PM을 맡았을 때 당황스럽지 않던가요?

주병현 차장: 갱년기, 월경증후군. 사실 단어 자체가 생소했죠. 일단 월경은 남자로서 느낌 자체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가장 편한 아내에게 많이 자문을 구했는데, 총각이었으면 더 고생했을 듯 해요.

이동훈 과장과 최명규 과장
이동훈 과장: 처음 서바릭스 맡고, 회사 메디컬부서 한테 교육받던 생각이 나네요. 자궁경부암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모여 앉아 실제 사진을 보면서 공부를 했어요. 여성의 정상 생식기와 암에 걸렸을 경우를 비교하면서 말이죠. 불편하더라구요. 이제는 익숙합니다.

어윤호 기자: 메디컬에 여성분들이 많지 않아요? 그 분들과 같이?

이동훈 과장: 네. 그러니까요(웃음).

이탁순 기자: 궁금하긴 하네요. 피임약은 어땠나요?

안정혁 대리: 전 처음에 인지에 오류가 있었어요. 공부를 하려고 한 레포트를 봤는데, 여성들이 실제로는 피임의 목적이 아닌 생리불순을 바로잡기 위해 약을 먹는다는 거에요. 그래서 '아 그렇구나'하고 판매전략을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역시 주목적은 '그것'이더군요.

주병현 차장
-현장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

이 기자: 실제 업무 과정에서 겪는 일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최명규 과장: 프리비는 임산부영양제지만 생리통 완화 목적으로도 프로모션을 합니다. 때문에 전 고객도 고객이지만 사내 여직원들 때문에 당황한 일이 많아요.

담당 PM이니까 여러 부서 직원들이 찾아와 본인들 증상을 상담하는데, 매일 얼굴 보는 분들이 그렇게 자세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니까 상당히 민망하더라구요.

가 기자: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은 어때요?

김정현 과장: 프리페민은 일반의약품이지만 처방되는 비율도 높아요. 그래서 산부인과도 신경써서 관리를 하는데, 원장님들이 워낙 바쁘다 보니 주로 진료 중간 짬이 날 때 보게 되죠.

문제는 얘기가 길어지면 예약환자나 응급환자와 마주치게 되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러울 때가 있어요(웃음).

이 과장: 산부인과는 저도 많이 가죠. 오해가 간혹 발생합니다. 서바릭스 담당 영업사원(MR)이 젊은 여성들이 많아요. 보통 산부인과 방문할때 담당 MR들과 주로 동행하는데, 아무래도 제가 업무 지시를 내리는 입장이다 보니, 대기하는 동안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빈번하죠. 한참 얘기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병원에 오신 여성분들이 저를 참 안 좋은 눈빛으로 바라보고 계십니다.

이 기자: 저는 다시 한번, 피임약이 궁금합니다!

안 대리: 에이리스는 일반약이라 실제로 약을 복용하는 소비자들의 문의 전화가 많고 제가 직접 대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여성 피임약이 생리를 멈추게 해서 피임이 되도록 하는 기전이잖아요? 그런데 약을 먹어도 출혈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정상적으로 피임이 되구요.

하지만 여성 분들은 불안하셔서 회사로 전화를 하세요. 제가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는데, 어떤 여성분이 "당신이 남자인데, 뭘 아느냐"고 하시면서 막 우시는 거에요. 난감하더군요.

5명의 PM들은 여성의약품의 마케터로써의 희노애락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았다.
-여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다

가 기자: 고생들 많이 하셨네요(웃음). 그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일반 남성들보다 여성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지셨을 듯 합니다.

주 차장: 갱년기는 정말 남자들이 잘 모르고 인식 자체가 부족해요. 심지어 여성들 본인 조차, 대처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례가 허다해요. 훼라민Q 마케팅 하면서 여성인 가족, 친구, 지인 등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고 사이도 돈독해 졌습니다.

김 과장: 연애할 때 아내와 다툼이 꽤 잦았거든요. 알고보니, 생리때문이었습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죠. 프리페민 담당하면서 아내가 월경정증후군, 생리통 모두 보통 여성들보다 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렇게 진통제를 달고 사는데, 신경을 못 썼던 겁니다.

최 과장: 같은 차원의 얘기일 수 있겠네요. 일단 전 회사생활하면서 여성들의 생리휴가를 못마땅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별 거 아닌 듯 한데, 쉬는 것 같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프리비 마케팅 하면서 반성 많이 했습니다.

이 기자: 얘길 들어보니, 반대로 남자라는 부분이 장점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을것 같은데요?

주 차장: 객관성입니다. 여성들도 자궁 관련 질환 및 증상 관리에 있어 틀린 지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남자가 여성의약품의 마케팅을 담당하게 되면 '나는 잘 모른다'라는 기본 인정이 있기 때문에 서베이, 연구논문 등을 더 열심히 살피고 공부하게 되는 듯 해요.

-여성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어 기자: 자! 끝으로 마케터로서 여성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들을 들어 보겠습니다. 맡고 계신 제품 자랑도 무방하겠습니다.

이 과장: 최근 자궁경부암백신 접종자가 줄고 있는데요. 자궁경부암은 10명이 진단 받으면 3명이 사망하는 질환입니다. 또 어린나이 여성들도 위험할 수 있구요. 바이러스로 발병하는 암인 만큼 예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서바릭스'는 9~14세 여아라면 2회 접종으로 암 예방이 가능합니다.

안 대리: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피임약은 호르몬에 관여하기 때문에 오랜기간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받은 약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이리스'를 기억해 주세요.

최 과장: 세살 버릇 여든가듯, 세살 건강도 그렇습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아이의 건강관리가 시작돼야 합니다. 국내 임산부들이 임신기간 중 약 복용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꼭 필요한 약이 있습니다. '프리비'가 그렇습니다.

주 차장: 80%의 여성이 갱년기를 맞습니다. 그런데 관리가 안되고 있어요. 특히 갱년기 적응증에 허가 받은 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걱정입니다. '훼라민Q'와 같이 검증된 의약품 복용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김 과장: 월경전증후군은 환자 본인 뿐 아니라 대인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증상에 짜증, 분노 등 정신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요. 생리통 뿐 아니라 월경전증후군도 반드시 관리해야 할 질환이라는 점,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데일리팜 제약산업팀]=가인호, 이탁순, 어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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