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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스캐너 진실게임…약사들 "사용료나 낮춰라"

  • 강신국
  • 2014-09-25 06:15:00
  • 약정원 "곧 케이팜텍 서비스 끝"…업체 "약정원, 계약 위반"

[이슈추적] = 처방전 스캐너 논란

3000여개 약국이 사용 중인 처방전 스캐너를 놓고 진실게임이 시작됐다.

대한약사회와 약학정보원은 24일 시도약사회에 공문을 보내 케이팜텍이 공급하는 처방전스캐너 지원 종료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케이팜텍 처방전 스캐너를 사용 중인 약국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업체 변경과 새로운 스캐너를 설치해야 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신규 업체인 크레소티의 처방전 스캐너 사용료가 기존 업체 스캐너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게 이유다.

◆약정원-시너그래프-케이팜텍의 역학관계

이번 사태의 핵심을 차근차근 짚어보자. 케이팜텍은 2008년 약학정보원과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처방전 스캐너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서 시너그래프라는 회사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시너그래프는 처방전을 판독해 PM2000에 입력하는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다.

이 기술을 모듈이라고 하는데 수시로 업데이트를 필요로 한다. 처방전 마다 다른 서체 등을 인식하기 위해서다.

시너그래프에서 기술과 스캐너 장비를 제공하면 케이팜텍은 스캐너를 갖고 마케팅 등 약국 보급사업을 했다. 약정원은 PM2000과 연동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결국 약정원, 시너그래프, 케이팜텍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로 약국이 케이팜텍에 낸 사용료 배분이다. 약국은 임대기간 5년에 월 4만9500원을 사용료로 케이팜텍에 지불한다.

케이팜텍은 이 사용료에서 8000원을 약정원에, 시너그래프에 3000원, 유지보수 업체인 팜베이스에 3000원을 지급했다.

약정원 입장에서도 8000원이라는 돈은 수익사업의 한 축이 됐다. 이 돈을 근간으로 PM2000 개발과 업데이트, 직원 월급과 운영비 등 약정원 운영을 해 왔다. 회원약사들이 내던 회비도 이런 수익사업으로 없어진 셈이다.

이런 구조로 케이팜텍 처방전 스캐너 사업은 지금까지 흘러왔다. 그러나 약정원장이 새롭게 교체되고 케이팜텍 스캐너 사업이 새 국면을 맞게된다.

약정원이 케이팜텍에서 받던, 약국이 내는 사용료의 일부인 8000원을 1만2000원으로 인상하려고 하면서 업체와 약정원간 문제가 발생했다.

약정원은 노후된 스캐너 교체와 AS비용 보전을 위해 8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요청을 했다. 수익 보전이 아닌 AS 비용이라는 게 약정원 입장이다.

케이팜텍은 1만2000원으로 올려 주는 조건으로 약정원에 스캐너 사업 독점권을 요구했지만 결렬됐다.

이 과정에서 제이티넷이라는 회사가 등장한다. 신용카드 밴사인 제이티넷은 시너그래프의 모듈과 스캐너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케이팜텍은 약정원이 계약을 위반했다며 약정원에 보내야 할 8000원을 9개월간 보내지 않았고 결국 약정원이 케이팜텍에 10월31일까지만 모듈지원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진실게임이 시작됐다.

◆약정원 "스캐너 노후화·인식률 저하 케이팜텍에 책임"

기존 업체 및 신규 업체 비용표(약정원 제공)
여기서 약정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약정원은 스캐너 노후화에 따른 기기 작동 오류와 이미지 인식률 저하 등 케이팜텍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약정원은 최신 컴퓨터 운영체계에서 케이팜텍 스캐너를 쓰기 어렵고, 쓸 수 있다고 해도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약정원은 스캐너 사용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약 2년 전부터 케이팜텍에 신규 장비 대체 등 Windows 8 / 8.1을 정상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업무 협조를 요청했지만 업체가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았고 약국의 지속적인 불만이 제기돼 왔다고 언급했다.

특히 약정원은 모듈 공급업체와 AS업체의 비용을 케이팜텍이 9개월간 지불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약정원은 모듈 공급업체로부터 계약 파기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부 대금을 모듈공급업체에 선지급까지 했지만, 케이팜텍의 사용료 미지급 상황이 지속돼 모듈공급업체는 경영난을 이유로 계약종료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에 약정원은 오는 11월 1일부터 PM2000에서 케이팜텍 OCR 스캐너 연동 서비스 지원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약국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OCR 스캐너 공급업체를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정원은 크레소티에서 출시한 상품의 월 임대료는 1년 약정, 부가세 포함 5만5000원이라며 제이티넷은 신규기기로 4만5000원에 부가세 별도라고 소개했다.

약정원은 "케이팜텍은 5년동안 월 4만9500원을 받아 장비가격의 몇배를 회수했으면서도 5년 지난 약국에 대해서까지 과다한 유지보수비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약정원은 약국에 신규업체(제이티넷/크레소티)에 연락해 보증금 반환 문제 등 스캐너 교체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약국 환경에 맞는 스캐너를 선택해 달라고 약국에 요청했다.

약정원은 설치 일자가 확정되면 케이팜텍에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CMS 출금계좌 은행에 연락해 케이팜텍 CMS 출금을 취소한 뒤 기존의 케이팜텍 기기는 택배로 업체에 보내라고 안내했다. 케이팜텍과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케이팜텍 "약정원이 계약 위반...수익배분 1만2000원 인상 요구"

그러나 케이팜텍은 계약을 지키지 않은 것은 약정원이라고 항변했다. 회사 명운이 걸린 케이팜텍은 돈 지급 내역과 그동안 계약 결렬과정의 내용을 모두 공개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약국에서 사용중인 처방전 스캐너
케이팜텍은 "약정원과 계약내용 취지는 장비에 대한 모든 AS와 지원은 약정원에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윈도우 멈춤 현상 등도 약정원이 구매하라고 한 구매한 장비에서 발생한 문제다. 약정원이 해결해야 함에도 업체에 책임을 떠 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케이팜텍이 공개한 계약서를 보면 '본 사업의 스캐너(AW210Plus)에 대한 품질 검수는 "갑"(약정원)이 하는 것으로 하고, 그 결과를 "을"(케이팜텍)에게 서면 통지하는 것으로 한다'고 돼 있다.

'사용자에게 임대된 스캐너(AW210Plus)의 유지보수는 "갑"(약정원)이 지정하는 업체가 하는 것으로 하고 이에 대한 지휘감독도 갑이 하는 것으로 한다'고 돼 있다는 게 케이팜텍의 입장이다.

케이팜텍은 "지금이라도 약정원이 계약내용을 준수하면 미지급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내용증명을 수차례 보냈다"며 "멈춤현상은 당사도 수차에 걸쳐 약정원에 원인분석 및 조치를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케이팜텍은 "마치 업체의 잘못된 조치라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장비는 약정원에서 모델명, 가격, 검수, AS까지 책임지고 당사에게 구매명령한 장비"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케이팜텍은 "계약내용 보면 인식률은 약정원과 시너그레프의 문제"라며 "당사와 하등에 관련이 없다, 이건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케이팜텍은 돈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케이팜텍은 "약국 사용료 중 총 1만4000원으로 이 돈에서 약정원 8000원, 시너그래프 3000원, 팜베이스가 3000원씩 가져가는 구조였다"며 "그러나 약정원과 대한약사회가 약정원 분배된 금액을 1만2000원으로 인상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일정 부분 합의가 됐었다"고 전했다.

케이팜텍은 "그러나 약정원이 독점계약은 안된다고 해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고 현재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케이팜텍은 약정원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 법적조치도 강구할 방침으로 약국이 원하면 처방전 서비스를 계속해서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약사들 "약국이 내는 사용료 인하 정책이 우선"

결국 돈이 문제였다는 이야기인데 약정원이 업체에게 인상을 요구한 것이 합당한지, 부당한지는 차후 문제다. 약정원도 업체에게 적정 수수료를 받을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약국이 이 문제로 혼란을 겪고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약정원이 업체에게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기 이전 약국이 업체에 지불하는 사용료를 최대한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야 했다. 그게 대한약사회와 약정원의 역할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 영등포의 한 약사는 "약정원이 새롭게 제공하려는 크레소티 스캐너 사용료는 1년 약정에 월 5만5000원으로 케이팜텍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며 "케이팜텍 스캐너가 지금도 잘 되는데 업체 계약을 해지하고 신규 업체의 사용료는 더 비싸니 약사들이 불만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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