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협진 의무화에 뿔난 의사들, 그런데…
- 최은택
- 2014-11-01 0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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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불편·위험 가중" vs "환자 위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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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심장 스텐트 시술관련 건강보험 적용범위도 활짝 열리게 됩니다. 그런데 무슨 일일까요?
의료계 일각에서 '의료계 현실을 무시한 악법'이라며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주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는 의료현안 관련 '토픽' 중 하나로 떠올랐는데요. 이번 주에는 '스텐트 협진 논란'을 따라가보겠습니다.
◆급여기준 개선=복지부는 지난달 30일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일환으로 심장 스텐트 관련 급여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고시 개정절차는 마무리됐구요. 시행시기만 2개월 유예해 12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평생 3개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던 스텐트 시술 갯수 제한을 폐지하는 게 핵심인데요. 복지부는 이번 조치로 4번째 스텐트부터 환자부담이 190만원에서 10만으로 대폭 줄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관상동맥중재술(PCI)로 4개 이상 스텐트를 사용하게 될 환자들에게 획기적인 혜택이 되는 셈이죠.
논란은 복지부가 국제가이드라인에서 관상동맥우회로술(개흉수술) 대상으로 추천하는 중증 관상동맥환자의 경우 순화기내과 전문의와 흉부외과 전문의가 협의해 치료방침을 결정하도록 이번 고시에 새로 반영하면서 촉발됐습니다. 복지부는 스텐트 시술의 적정활용과 최적의 환자진료 유도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내과의사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의료계 일각의 반발=대한심장학회, 대한심혈관중재학회, 대한심혈관중재학회는 최근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고시가 적용되면 협진으로 인해 환자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이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는 등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협진이 불필요하거나 불가능한 환자까지 의무적인 협진을 강요해 의사의 진료권을 부정하고 있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의료계 현실을 무시하고 환자 불편 및 위험증가, 의사 진료권 부정, 부문별한 급여삭감 등을 초래할 악법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들 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인용해 협진의 어려움을 강변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형병원 쏠림으로 이어져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가속할 것이라도 했습니다.
보도자료를 볼까요. "2011년 기준 스텐트 시술을 하는 전국 의료기관은 145개소다. 또 우회술(개흉수술)을 실시한 의료기관은 79개소다. 우회술을 하는 곳에서 스텐트 시술도 한다고 가정하면 스텐트만 시술하는 곳은 66개소가 된다. 즉 스텐트 시술을 하는 의료기관 중 45.5%는 우회술이 가능한 의료기관과 MOU를 맺고 협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들 학회는 이런 이유를 들어 "철저히 대형병원에만 유리한 내용"이라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국회도 지원사격=지난 24일 복지부 종합국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과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도 협진 의무화 고시를 강력 비판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렇게 되면 흉부외과 의사가 없는 병원은 긴급한 상황에서 시술 결정을 하기 어렵다. 환자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의원은 또 "세계 어느 나라도 스텐트 시술 협진을 의무화하지 않는다. 권고 수준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문 의원도 거들었습니다. 그는 "스텐트 시술과 개흉수술 경계선에서 심장내과와 흉부외과가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데 이 경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복지부, 보완은 하겠지만=문형표 복지부장관은 당시 "스텐트 시술 남용을 막기위한 조치다. 협진 의무화가 지나친 것이라면 조정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에서는 권고가 잘 이행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아서 불가피하게 의무화로 정했다는 설명도 했습니다.
복지부는 개선사항이 있으면 보완은 하겠지만 협진 의무화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중증환자의 경우 협진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죠.
복지부 중증질환보장팀 정영기 팀장 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현재 전체 PCI 시술건수 중 협진이 필요할 정도로 중한 경우는 25% 미만으로 추정됩니다. 또 전체 건수 중 72%는 내과와 흉부외과 모두 갖춘 병원에서 시술되고 있습니다. 흉부외과 없이 내과에서만 시술되는 건수는 28% 수준이라는 것이죠.
다시 말해 흉부외과가 없는 의료기관에서 협진이 필요한 시술을 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 지 추산하지는 않았지만 미미한 수준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국제가이드라인에서 개흉수술을 권고하는 경우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흉부외과 의사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고시 개정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했습니다.
의료기관의 준비(MOU 등), 협의진찰료 산정 등을 위해 말미(시행 2개월 유예)를 주기도 했습니다. 정 팀장은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후속조치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앞으로 의견을 더 들어보고 개선사항이 있으면 반영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협진 의무화 자체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강행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번 고시는 스텐트 갯수 제한을 푼 획기적인 보장성 강화 조치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협진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내과계 학회는 복지부가 현 상황을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간 '밥 그릇 싸움'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두 진료과 간 영역 다툼 사안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국민안전에 대한 문제라고 강변합니다.
복지부도 개흉수술이 권고되는 중증환자의 경우 협진하는 게 환자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니,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명분은 같은 데 풀어가는 방식은 이렇게 다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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