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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소나무 할아버지와 장애 합창단의 사랑

  • 가인호
  • 2014-11-13 06:14:59
  • 그날 공연석에서 눈물흘렸던 JW중외 이종호 회장

[11월 11일 '빼빼로데이' 잊고 '지체장애인의 날'로 기억]

11월 11일, 빼빼로데이다. 가족은 물론이고 직장 동료와 선후배들이 젓가락 과자를 합창했던 그날, 빼빼로 데이였다.

빼빼로데이에는 '빼빼로' 처럼 날씬해지라는 의미로 여학생들끼리 주고받은 데에서 유래했다는 전설도 따라 붙지만, 전설이 그렇듯 정확한 진원지가 필요한 건 아니다.

이 기념일은 제과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에 어느새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에 버금가는 기념일이 돼 버렸다.

젓가락 모양의 과자를 만들고 있는 기업들은 빼빼로 데이에만 1년 수입의 약 30%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니 놀랄만하다.

상업적이고 국적 없는 이 기념일에 사람들이 날이 갈수록 더욱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니 가슴 한켠이 씁쓸해진다.

그런데 혹시 사람들은 지체장애인의 날은 알고 있을까?

영혼의소리로 정기공연
우리에게 빼빼로데이로 친숙한 11월 11일, 이날은 사실 '지체장애인의 날' 이기도 하다.

지체장애인의 날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1986년 설립)가 장애를 이겨내고 숫자 '1'의 형상처럼 우뚝 일어서고자 하는 지체장애인들의 염원이 담아 2001년 제정했다고 한다.

2012년 보건복지부 등록 기준 장애인은 250만명이며 그중 52%인 130만명이 지체장애인들이다.

그리고, 2014년 11월 11일 지체장애인의 날. 늦은 저녁에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이 열렸다.

바로 홀트 장애인합창단 '영혼의소리로'가 2014년 정기공연을 개최했다.

순수한 눈망울을 지닌 이날 합창단 친구들은 손종범 선생의 지휘로 지난 1년 동안 연습한 '넬라판타지아', '마법의 성' 등을 비롯한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천사들의 목소리였다. 팝페라그룹 라스페란자는 게스트로 출연해 무대를 더욱 빛냈다.

예술의전당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이날도 여지없이 감동의 눈물과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장애인들의 영혼의 목소리는 메마른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영혼의 소리로', 1999년 창단 350회 공연 이어가

이종호 회장은 단원들에게 소나무할아버지로 불린다
영혼의 소리로는 1999년 국내 최초로 중증 장애인들로만 구성된 합창단으로, 대다수 단원이 뇌병변, 정신지체, 다운증후군 등 중증 장애를 지니고 있어 노래 한 곡을 익히는 데 1개월 이상 걸린다.

이들은 1주일에 2번씩 모여 지휘자, 반주자 선생님과 함께 연습을 하고, 1년에 30 회 정도의 초청공연과 대규모 정기공연을 진행한다.

지금까지 모두 350여 회의 국내외 공연을 진행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과 JW중외그룹은 어떻게 인연이 시작됐을까?

영혼의 소리로와 JW와 인연은 2003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외학술복지재단 이종호 이사장(JW중외그룹 회장)은 2003년 5월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대한간호협회 창립 80주년 기념식장에서 영혼의 소리로 노래를 들은 이후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2003년 8월부터 '사랑의 후원 결연'을 체결하고, 10월부터 합창단의 후원회장을 맡아 오고 있다.

이종호 이사장은 단순한 후원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회장은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이 매번 공연을 할 때마다 직접 공연장을 찾아 단원들을 격려한다.

설날이나 추석, 크리스마스 등은 물론 평상시에도 홀트일산복지타운을 방문해 단원들과 함께 허물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원들은 이종호 회장을 '회장님'이 아닌 '소나무 할아버지'로 부르고 있다.

친할아버지와 같이 아이들의 노래 활동을 응원하고,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아마추어 합창단인 이들이 우리나라 클래식 공연의 최고 무대인 예술의 전당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은 후원 회장인 이종호 이사장의 세심한 배려 덕분이라고 한다.

이 이사장은 합창단원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노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반인들, 특히 장애인들의 공연이 불가능한 국내 공연장을 섭외해주면서 이들의 꿈을 열심히 응원해주고 있다.

소나무 할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에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은 지금까지 세종문화회관, 호암아트홀 등 매년 국내 최고의 클래식 공연장 무대에서 자신들을 향한 세상의 편견을 극복하는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내년 11월 11일 지체장애인의 날.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 정기공연 감동의 무대를 미리 예약해보는 것은 어떨까? 일상에 지친 당신의 가슴은 두근거림으로 바뀔 것이다.

조하나 차장 "합창단원들은 가족이다"

JW중외그룹 홍보실 조하나 차장은 영혼의 소리로 후원을 도맡아 진행하고 있는 실무자다. 처음에는 업무적으로 이들을 만났지만 이제는 가족과 같은 진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조 차장과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Q. 사회 공헌 업무에 대한 소개를 해달라

-다른 기업의 사회공헌 담당자와는 업무 성격이 조금 다른 편이다. 회장님께서 단원 한 명 한 명을 자식처럼, 손주처럼 생각하고 챙기기 때문에 합창단원들의 일신상의 변화들을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웃음)

Q. 영혼의소리로 단원들과 관계는 어떤지?

-처음에는 업무적으로 단원들을 만났지만, 지금은 친한 언니 동생처럼 만나면 안부를 묻고 평소에도 카톡이나 페북 친구를 맺어서 연락을 주고받기도 한다.

Q. 단원들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난 2009년 유럽에서 개최된 국제합창대회를 동행했었는데, 일주일 정도 함께 지내면서 가족처럼 정이 들었다.

어떤 친구는 한 번 손을 잡으면 놓으려고 하지 않아 더운 날씨에 땀띠가 날 정도였다.

한국으로 돌아와 공항에서 단원들이 스탭들을 둘러싸고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를 들려주었는데 너무 감동을 받아서 공항 한 복판에 서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꼭 공연장에 와서 그 감동을 직접 체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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