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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제약계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린다"

  • 데일리팜
  • 2014-12-04 06:14:50
  • 대우제약 허윤일 이사

지난달 박람회 참석 및 수출 관련 건으로 미국 시카고에 출장을 다녀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시카고는 영하 12도 이상에 바람까지 강해서 매서운 강추위를 느끼고 왔다.

시카고에서 업무진행 중 추위를 잊게 해준 것이 곳곳에 있던 따뜻한 스타벅스 커피였다. 달달한 스타벅스 화이트초콜릿모카 커피가 3.05불(대략 3400원정도) 같이 동행했던 직원에게 물어보니 한국에선 6000원이 넘는다고 들었다. 같은 커피인데 한국에선 두 배의 가격을 주고 마셔야 한다고 한다. 아메리카노도 2.4불(대략 2500원)인데 한국에선 4500원이다. 더구나 미국에선 커피리필도 된다. 우리나라 스타벅스는 리필은 커녕 돈 더 내고 마시라고 하는데 말이다.

창조경제시대에 똑똑한 소비자들 사이에 해외직구가 화두가 되고 있고 그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얼마 전 PD수첩에도 보도되었던 LG전자 47인치 LED TV의 아마존닷컴 판매가가 대략590불(한화 65만원선)수준이고 해외직구 시 관세8%+부가가치세10%+해외 배송료+보험료+국내 배송료 등 부대비용이 30만원선 이란다. 다 합쳐도 95만원선 이 제품의 국내온라인 쇼핑몰 가격은 135만원선.

단통법 시행으로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는 휴대폰의 경우 최신휴대폰인 갤럭시S5에 대한 기사도 나왔었다. 해외직구VS국내대리점 구매적용에 대한 내용인데 해외직구가 55만원+배송비 및 기타부대비용 다 합쳐도 61만원선이고 국내대리점은 76만7000원이다. 더구나 국내대리점 판매는 적어도 7만원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선택 할 때의 가격이고 해외직구는 내맘대로 요금제를 선택 할 수 있다. 좀 더 비참한 기사는 전세계에서 아이폰을 가장 비싸게 사는 나라가 한국이란다.

미국에 있는 Meh.com이라는 쇼핑몰에서 지난 7월 한국에서 13만원정도에 판매되는 아이폰용 스피커독을 15달러 약 1만6천원에 판매하고 한국의 직구족들이 그 내용을 정보공유하면서 폭발적인 해외직구가 늘자 Meh.com은 쇼핑몰 내 한국직원을 고용하고 JIKGUJOK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더욱 기막힐 노릇은 온라인 쇼핑몰을 차츰 주도하고 있는 국내 소셜커머스 마저도 해외직구 카테고리를 아무렇치 않게 마치 쇼핑의 트렌드인양 추가하고 매출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직구족은 미국물품구매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이베이 등의 미국사이트를 넘어 중국, 유럽의 식기 생활용품까지 국내판매가의 40~60%까지 저렴하게 사고 있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실례로 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는 쇼핑몰싸이트에는 한국어서비스는 물론이고 한국사람만을 위한 전용할인쿠폰까지 발행하고 있다고 한다.

쇼핑에 똑똑한 한국 소비자들은 유명한 비타민 센트룸, 원데이렌즈(콘택트렌즈)직구는 물론 화장품, 옷 , 건강식품, 주방용품, 구두 같은 생활용품까지 구매에 열을 올리고 200불미만 구매 시 관부가세 없다는 점 등을 정보공유하고 아이포터(배송대행)가입해서 외국 주소 받고 미국의 경우 할인이 많은 주까지 정보공유를 하는 이른바 국경 없는 똘똘한 소비에 대한 정보공유를 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일정금액 이상 구매하면 관세문제(관세청자동 통보)를 적용하고 휴대폰, TV등에 전파법을 적용해서 좀 막아보려고 하는 모양이다.

창조경제시대에 창조소비를 하겠다는 소비자에게 가격경쟁력 있게 내수판매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생각은 않고 규제철폐를 주장하는 정부가 또 다른 각종규제를 양산하는 꼴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직은 해외직구가 불편한 것도 많고 우려할 만한 규모가 아니라고 정부가 판단하는 모양인데 가까운 중국의 경우를 보면 이게 그렇게 만만하게 생각할게 아니다.

중국의 타오바오 등의 해외직구가 2009년에 50억위안(한화 9000억규모)이던 것이 불과 5년만인 올해는 1500억위안(한화 27조원규모)으로 집계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도 한국 사정이 좀 나은 것이 사실 중국사람들은 자국 내 상품을 그렇게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Made in Korea제품은 그래도 외국제품과 견주어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 다만 가격에 대한 부분에서 한국사람은 인터내셔널 호갱님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온다는 게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말이다.

한국기업이 만든 제품들이 한국에선 더 비싸게 팔리고 외국에선 싸게 팔린다는 것이 기업입장에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고육지책에 대해 수긍 못할 사람은 적을 것이다. 다만, 소위 공장도가와 소비자가 사이에 과도한 유통마진과 세금에 대한 부분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본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미국스타벅스의 커피가 한국에서 두 배를 받아도 잘 팔린다는 그런 얼토당토 않은 기업의 유통마진에 대해선 좀 더 합리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똑똑한 소비를 하겠다는 소비자에게 규제를 만들어 막는 방법으론 대안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가까운 중국의 경우처럼 해외직구가 너무 늘면 국내 유통가는 물론 내수 그리고 세수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건 당연히 우려해야 할 사안임이 분명하지만 말이다.

인터내셔널 호갱님으로 전락하는 한국사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씁쓸한 현실에 그래서 해외직구가 똘똘한 소비라는 말과 미국에서 나온 블랙프라이데이가 한국에서도 적용되는 이상한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내수를 지키기 위해 기업들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여 소비자가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게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바야흐로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해외직구시대에 역으로 우리가 가진 월등한 제품력과 기술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때가 온 것이다.

바로 국내 제약의 시대 말이다.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만든 비타민, 영양제 및 각종 OTC제품(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등이 중국, 일본, 동남아, 미국, 유럽 등 해외직구 활성화 역군이 되는 방법 말이다. 지금 작금의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수사, 세무 조사 등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말뿐인 구호가 아닌 진정으로 제약계에 소금과 빛이되는 창조경제를 한번쯤은 제대로 보여 주면 어떨까. 이러한 정부의 노력으로 말미암아 중국인, 미국인, 유럽인들이 국내 제약사 사이트에서 해외직구 안하면 호갱님 된다는 소리가 들려오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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