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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산약 살리기에 도매가 나선 이유

  • 이탁순
  • 2014-12-16 06:14:50

"이러다간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약품 유통에만 치중하다 죄다 도매 자리를 차지하고, 지금 있는 도매들은 다 죽게 될 낍니다."

주철재 부산울산경남의품유통협회장은 현 유통업계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국산약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실제 이익을 보는 제약사가 생겼지만 그렇다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했다.

국산약 살리기 운동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아무래도 국산약을 만드는 국내 제약회사다.

그럼에도 도매업계가 먼저 1970년대 구호였던 '국산품 애용'을 다시 꺼낸 이유는 그 곳에 살 길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존현상이 심화될수록 국내 제약사들은 생산 대신 유통에 골몰하게 되고, 자리를 뺏긴 유통업체들은 도산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을 선순환 구조로 바꾸려면 국내 제약사가 스스로 변화거나 바뀌게 해야 한다. 도매업계는 전자는 한계가 있고, 후자에서 가능성을 찾아보고 있는 것이다.

오리지널 약 대신 약효가 동등한 국산약 사용이 증가하면 국내 제조업체들은 좋은 약을 개발하고 만드는데 열중해 최소한 유통의 자리를 넘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최근 상위 제약사들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입약으로 채우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파는 수입약들은 유통단계가 하나 더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유통업체의 이익률을 떨어뜨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제약사들은 온라인 전자상거래몰을 통해 수입약을 직접 유통하기도 한다. 제약사로부터 약을 받아 약국에 파는 도매가 전자상거래몰을 갖춘 제약사와 경쟁한다는 게 처음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

물론 도매가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 영역침범에 나서는 제약사와 맞서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99%의 도매는 지금 그럴 힘이 없다.

2015년을 앞둔 도매의 국산품 애용 구호는 다국적제약사에 대한 원망이자, 국내 제약사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연구와 생산, 제약회사 기본에 충실하라는 외침이다. 변변한 신약없이 수입약에 의존해 외형을 키워온 국내 제약회사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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