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원가대비 120%로 조정…우리 공약"
- 최은택
- 2015-01-13 0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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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 윤리경영은 생존방법…"진주의료원 사태는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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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③] 김성주 보건복지위 야당 간사위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위원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단일 건강보험은 일정 부분 의료인의 희생에 의해 세워진 제도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의료수가 현실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국민의 동의를 얻어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는 것도 공감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진주의료원 사태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끼게 한 사건이라고 했다. 이 사건으로 '트라우마'가 생겼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또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법이나 보험사 해외환자 유치법은 현 상태에서는 다루는 것 자체가 위험하고 부담스러운 법률안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 '보이콧' 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제약기업의 윤리적 경영은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CSO 규제입법은 시장상황을 보면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규제보다는 자율이 먼저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국내 보건의료는 높은 수준의 전문인력과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인들의 노력과 헌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새해인사로 의·약계에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일답이다.
-전반기부터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후반기에는 야당 간사도 맡았는데, 소회 한 말씀.
= 현실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복지였다. 이렇게 말하면 사회복지를 전공한 줄 아는데, 한국사 전공자다. 정치는 국민의 행복을 다루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행복이라는 말을 사회과학적 용어로 바꾸면 복지라고 이해했다. 정치는 복지고 복지는 정치다. 그래서 복지위를 선택했던 것이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복지부에 왔다. 덤으로 간사까지 맡아 어깨가 무겁다.
-후반기 보건복지위 출범 과정에서 법안소위 복수화 논의가 활발했다. 복수화에 대한 의견은, 그리고 복수화가 어렵다면 회의를 매월 정례화 할 생각은 없나.
= 보건의료와 복지로 나눠 복수화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법안 논의를 좀 더 심도 있게 하기 위해 매월 비회기라도 법안소위를 열어서 심의하는 데 찬성한다. 여야 간사는 생각이 같다.
-여당은 원격의료와 보험사 해외환자 유치를 허용하는 의료법, 야당은 의료법인 영리행위 금지와 자회사 설립금지 의료법을 상정해야 한다고 맞서다가 연거푸 무산된 것으로 안다. 4개 법률안을 모두 상정해 심사할 생각은 없나.
= 국회가 두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본다. 하나는 사회적 갈등을 공론화시켜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증폭시키는 길로 갈 수도 있다. 사회적 갈등을 피할 생각은 없다.
다만 사안이 너무나 첨예해 거론 자체가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보건의료 관련 노조, 단체가 반대하는 원격의료, 해외환자 유치, 자법인 허용 등을 그런 사안으로 보고 있다.
강한 반대와 우려가 있는데도 논의에 착수하면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토론에서 방향이 (어느정도) 합의되면 국회가 그것을 정식으로 다뤄 토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생략하면 여야 간, 또 정부와 입씨름을 하게 된다. 이는 낭비다. 그런 면에서 우려가 해소됐다면 다뤄볼 수 있다. 지금 상태로는 다루는 것 자체가 위험하고 부담스런 일이다.
-보건의료분야 정책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이나 제도를 꼽는다면.
= 보건의료 정책은 '무엇을 중심에 두고 봐야하느냐'가 중요하다. 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이다. 병원 사업자나 의료인과 같은 일부가 아니라 다수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정책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국민들이 무엇을 불편하게 느끼고 불만인 지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는 단일한 건보체계로 잘 구축돼 있다고 평가받지만 국민과 의료인은 각기 불만이 있다. 국민 다수를 위해서라는 목표 아래 불만을 해소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보건의료정책을 보자. 원격의료, 영리자회사 허용, 해외환자 유치, 병원의 해외진출이다.
국민 다수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절박하고 필요한 것일까. 국민의 불만을 해결하는 정책이 아니라 관련 업계 민원을 정책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고는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경제 활성화라는 낡은 이데올로기를 반복하고 있다.
의료전달체계는 형식화 돼 있어서 동네의원들은 문을 닫을 지경인데, '빅4' 병원으로 환자가 몰린다. 더 많은 의료비를 지불하는 불합리적인 상황인데도 고칠 생각은 안하고 시장에 맡기자고 한다. 진짜 시장이 해야 할 것은 정부가 대행해주면서 말이다.
-의료계는 수가 현실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공감하나. 그렇다면 개선방안은 뭐라고 생각하나.
=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대선공약 수립 당시 국내 최고 전문가들과 공약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그 때 상당히 구체적인 보건의료 분야 개편 청사진이 만들어졌는데, 주목 받진 못했지만 의료수가 현실화가 그 중 하나였다.
원가대비 80% 수준에 머물러 있는 수가를 최소한 100%에서 120% 올려야 한다는 공약이었다. 우리는 단일한 건보체계가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평가한다. 또 이것이 상당부분 의료인의 희생 위에 세워진 제도라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단지 병의원 경영이 어려우니까 수가를 올라달라고 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가 어렵다. 과다하고 불필요하게 지불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통제도 같이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 그것을 정책화, 제도화해야 한다.
-수가현실화를 위해서는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 보험료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나.
= 필요하면 건강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돈이 부족하니 더 내라는 것이 아니라 낮은 보장성을 높여서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사적 지출(민간보험료)을 줄일 수 있도록 제안해야 국민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보건의료 직역간 갈등이 적지 않다. 어떻게 보나.
= 복지위 활동 중 이해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적 이해가 있으니까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활동하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모든 게 상대를 인정해야 대화가 되고 타협이 이뤄진다. 인정을 안하면 극단적 주장을 하게 된다. 그러면 접점을 만들기가 어렵다. 현 각 직역 대표들은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인 것 같다. 다만, 이해관계라고 하는 건 조정되는 것이다. 독식은 없다. 효과적으로 이익을 공유하고 배분하는 게 정치의 기술이다.
-모범적인 상임위 활동을 위해 여당 측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이명수 여당 간사는 합리적이고 좋은 분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당이 지도부나 청와대 눈치를 너무 본다는 데 있다. 국회의원은 하나의 헌법기관이다. 의원 자체가 결정권자이다. 야당은 지도부와 상의 안 하고 일을 저지르는 게 문제인데, 반대로 여당은 본인들의 결정 사안에 눈치를 본다.
청와대 지시가 있어야 하고 독립성이나 자율성이 없다. 그럴 것이라면 공무원 돼지 왜 국회의원을 하나. 국민을 위해 옳다고 판단하면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의료발전을 위해 규제완화, 특히 산업화 필요성도 있는데 야당이 지나치게 의료영리화로 몰고 가면서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의료 산업화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산업과 영리화의 기준을 잘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약을 개발한다든가, 의료기기 개발은 산업적 측면이다. 육성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인의 치료행위는 산업의 영역이 아니다. 영리화다.
한번 잘못 내딛으면 되돌릴 수 없다. 미국이 보여준다. 잘못된 길로 가지 않게 안간힘을 쓰며 막고 있는데 지나치다고 얘기하면 곤혹스럽다. 헬스케어 지원 육성 전적으로 공감한다. R&D 지원책 국가보조 반대하지 않는다. 잘 이해해야 한다.
-그동안 가장 고민을 안겨줬던 보건의료 현안을 꼽는다면.
= 역시 진주의료원 폐업이다. 국가가 지원해 세운 병원을, 그것도 입원환자를 내?고 의료인을 실업자로 만들면서 문을 닫는 폭거를 선출된 지도자가 하는 것을 보고 충격 받았다.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된다.
진주의료원 현장에도 갔었다. 당시 직원들이 농성 중이었는데, 70~80%가 20대 초중반 간호사였다. 무슨 강성노조이고 강성조합원인가. 경력 많은 사람들은 다른 곳에 이미 취직해 있었다. 이들은 병원 이 다시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역민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도 충격이었다.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홍준표 지사를 만나려 했지만 만나주지도 않았다. 모멸감을 느꼈고 트라우마가 생겼다. 복지부가 용도변경 승인을 해줬다는 사실이 국회에 전해진 날도 '착한적자'를 국가가 지원하는 등의 관련 법안이 보건복지위를 통과하는 날이었다. 충격이 컸다.
-의료분쟁절차 자동개시 입법안에 대한 의견은.
=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 이해관계자 간 의견도 엇가리고 의원 간 차이도 있다. 문제를 접근할 때 원칙이 있어야하는데, 우리는 다수 국민을 위한 것이 선택 기준이다. 다만, 다수 국민을 위한 것이라도 관련된 사람들의 권한이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된다. 환자는 의료인의 의료행위에 대해 존중할 필요가 있다. 결과가 나쁘다고 위해를 가해서는 안된다.
이런 취지에서 제가 의료인 폭행방지법에 서명한 것이다. 또한 의사는 전문가다. 환자는 정보가 없다. 전문가로서 의사는 환자에게 제공할 서비스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부작용을 이해시켜야 한다. 이는 개인 계약 간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맞다.
-국감에서 CSO 규제입법을 검토 중이라고 했는데.
= CSO 규제는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이것이 개선되지 않으면 R&D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윤리적 경영이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윤리적 경영이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CSO 입법은 시장 반응을 보고 문제가 있으면 보완할 것이다. 하지만 규제가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비즈니스 영역은 시장에서 조정하는 것이 제일 좋다. 자율조정 기능이 되지 않을 때 최소한의 영역에서 개입해야 한다. 업계 관행 등은 시장 경쟁에 의해 개선되는 것이 맞다.
-끝으로 의·약계에 한 말씀.
= 올해는 을미년이다. 순하다는 양띠의 해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전문인력과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인들의 노력과 헌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그 덕에 국민들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국민을 위한 의료'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활동하시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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