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으로 OTC 블록버스터 만든 이남자
- 조광연
- 2015-01-14 06:14:59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메나리니 김용근이사, 풀케어 250억 성공신화 써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여자의 마음과 치장을 꿰뚫어 볼 줄도 알았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바캉스철 샌들 앞으로 튀어 나온 엄지 발가락에 왜 짙은 페디큐어가 칠해졌는지 말이다. 그 페디큐어 안에 어떤 진실이 감춰져 있는지 안다. 외피 그 넘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내는 엑스레이처럼.
페디큐어 이면의 진실을 관통한 한국메나리니 김용근 이사(40세·컨슈머헬스케어 부문장)는 바르는 무좀약 '풀케어'로 성공 신화를 썼다. 블록버스터는 마케터에겐 자다가도 벌떡일어나 다시 쓰다듬어 보고 싶은 '훈장'이나 다름없다. 획을 긋는 커리어다.
2013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풀케어 1년 매출은 250억원에 이르렀다. 발매 1년 9개월 만에 IMS OTC 부문 톱 5 품목에 등극했다. 전문의약품도 결코 이루기 쉽지 않은 이 매출, 어떻게 가능했을까.
풀케어의 성공 스토리가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처방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모두 합친 손발톱 무좀 시장 규모가 80억원이었는데 어떻게 이 보다 3배나 큰 매출을 단일품목으로 일궈낼 수 있었을까.
작년 12월19일, 그를 만났다. 접견실에 나타난 그는 오른손에 다소 커 보이는 시계를 차고 있었다. 낯선이의 방문을 그는 소녀처럼 수줍어했지만, 신념은 확고해 보였다. 화색 좋은 미소년의 얼굴이었지만, 돌다리를 수차례 두드려보고서야 한걸음 나가는 치밀함이 엿보였다.
'매일 시장의 크고 작은 움직임에 대해 보고를 받고 그 의미를 따져본다'는 그는 삼사일언, 세번 생각하고 한번 말했다. 촉은 한껏 세웠지만 쉽사리 말하지 않았다. "첫 직장 임원회의에서 말의 중요성을 알았다"고 하는데 그 보다 예단을 꺼리는 듯했다.

"손발톱 무좀 약은 경험해 보지 못한 영역이라 두려움도 컸고, 어려움도 적지 않았죠. 그럴수록 철저히 시장, 다시말해 소비자를 알려고 노력했어요. 유병률부터 미래 시장 가망성, 소비자 성향, 기존 제품 인지도 조사 등 꼼꼼하게 조사하고 분석했어요."
▶ 시장조사를 하던 2012년의 경우 손발톱 무좀시장이라 봐야 80억원대였는데, 가능성은 보셨나요?
"물론입니다. 시장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이 있었지만 대부분 처방활동으로 움직였고 시장이 크지 않은 만큼 오히려 해볼만한 여지가 있었죠. 최종적으로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어요. 한마디로 저평가 시장이었던 겁니다."
▶ 환자들 분석해 보니 손발톱 무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던가요.
"손발톱 무좀을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더라고요. 멀쩡하던 손발톱의 색깔이 변했는데도 고개만 갸웃거릴 뿐 그런가보다 방치했고, 치료제가 있는지도 잘 몰랐죠. 손발톱이나 일반 무좀의 유병률이 비슷할만큼 환자가 많은데도 말입니다. 그러니 일반무좀약을 손발톱에 발라보다 '안되는구나'하며 포기하는 거죠. 기존 손발톱 치료제를 사용하시던 분들은 처음엔 의욕적이었지만 얼마안가 약을 바르려고 사포로 가는 것을 귀찮게 생각했고, 보기 흉하니 손톱깎이로 짧게 자르다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워 했어요. 여성환자가 55%로 남성보다 높은 편이었고, 미용적으로라도 치료에 더 관심이 많았죠."
▶ 풀케어를 론칭하려할 때 본사도 반신반의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미 형성돼 있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기대를 가질만한 시장이라고 보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그런데 시장을 들여다보니 말씀드린대로 언멧니즈(unmet needs)가 충분했죠. 치료받고 싶은 환자는 충분했지만 웬만하면 참으려 하는 경향이 많았던 거잖아요. 마침 풀케어는 기존 의약품과 다르게 갈거나 닦아낼 필요없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었죠. 때문에 잠자는 시장을 깨울 수 있다고 확신을 가졌습니다. 관심이 낮은 시장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았고, 과감하게 본사에 광고 진행 계획을 승인 받게 됐던 겁니다."
▶ 광고의 필요성, 왜였죠?
"말씀드린대로 질환을 알려야 했거든요. 별거 아닌 것으로 여겼던 손발톱 이상 징후를 질환으로 인지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치료방법도 있다는 솔루션이 통할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 메시지는 손발톱 전용 치료제가 있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이는 제품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안되는 일입니다. 재구매 안되면 끝이니까요." ▶ 그렇다면 풀케어만의 강점이 있다는 이야기네요. 시장의 언멧니즈, 풀케어의 강점으로 관통한 셈인데요, 어떤 특징이 있나요.
"흡착력과 약물 침투력이 빠릅니다. 환자분들이 갈거나 닦아내는 번거로움 없이 하루 한번 잠자기전 얇게 발라주기만 하면 되니 사용이 아주 편리해진 겁니다."

"제약회사 대 제약회사의 얼라이언스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메나리니가 다국적사였지만 이 제품을 이끌고 나갈 인력이 저를 포함해 4명 뿐이었거든요. 그래서 권역별로 영업력이 우수한 도매업소를 선택하게 됐고, 이곳에 디테일과 프로모션을 맡기게 된 겁니다. 생각하기 나름인데 도매영업인력이 우리제품을 판매해주면, 우리 가족이잖아요. 그걸 믿었고, 믿음은 여전합니다."
▶ 2013년 히트를 치고, 이 기운이 2014년까지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물량이 달리는 현상이 나타났죠. 이를 두고 메나리니가 수급을 조절해 나타나는 시장 왜곡 아니냐는 비판도 따랐습니다. 장안의 화제가 됐던 허니버터칩처럼 말이죠.
"워낙 시장이 작았던데서 비롯된 오해라고 봅니다. 80억 시장서 일반의약품이 겨우 10억원 수준이었던터라 초기 물량 확보를 가늠하기 어려웠어요. 수요가 크게 늘며 80억원 넘는 물량을 부랴부랴 준비하느라 어려웠죠. 이렇게까지 예상 못했으니까요. 약국 등 유통가가 불편했던 건 맞고, 이런 요구를 반영해 2014년엔 200억원 규모를 준비했어요. 사실 시장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 물량을 결정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판매되면 좋지만 그 반대 경우도 있을 수 있는 거니까요. 올해는 더더욱 약국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할 겁니다."
"첫해 성공한 후 2014년 재고 물량 결정하는데 고민 전년도 80억 매출 있었지만 200억원 결정은 쉽지 않았죠"
▶ 도매와 협력, 할만 한가요? 도매에 영업력이 있겠느냐는 의구심은 시장에서 다 풀리지 않았습니다.
"제약회사 의지가 중요하다고 봐요. 도매 영업사원은 누구보다 약국과 관계가 끈끈합니다. 최고 강점이에요. 최근 경향은 도매가 제약회사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수용한다는 점이죠. 도매 네트워크 PNK가 근화알보젠과 협력하는 것도 이런 경향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도매가 취급하는 품목이 2만여 품목에 달하니 제약회사 입장에서 우리 품목을 디테일하도록 하려면 관심이 중요하겠죠. 우리는 매달 도매업소 세미나를 진행하고 성과는 공유합니다. 시장 상황이나, 정책을 설명합니다. 중요한 점은 협력사를 가족사로 마음깊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 풀케어에 이어 내놓은 의료기기 흉터치료제 더마틱스는 어떤가요. 시장엔 '풀케어는 운이 좋았어'라고 말하는 마케터들도 있거든요.
"성공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매출도 기대이상인데 경쟁이 꽤 있는 시장이라 수치를 밝히기는 좀 곤란합니다. 상처치료와 흉터치료는 다르다는 콘셉트로 접근해 세분화된 시장이 창출되고 있습니다."

"성공신화라니 쑥 스럽고요, 앞으로 2~3개 연속 히트를 쳐보고 싶은 건 사실입니다. 2001년 한미약품이 첫 직장이고 세미, 종합병원 등에서 MR을 했습니다. 그러다 일반의약품 마케팅을 하게됐습니다."
▶ 일반의약품 마케팅 경험이 있으시군요.
"기억하시겠지만 의약분업 당시 바쁜 약국의 특성을 고려해 일반약 POP 매대를 내는데 관여했습니다. 팀원을 거쳐 팀장도 했어요. 그러다 와이어스에서 센트룸 담당 PM을 했고 메나리니로 옮기게 됐습니다."
▶ 잠깐 사잇길로 가보자면 이탈리아 다국적 기업이라 표방하는 메나리니 기업 문화는 어떤가요.
"무차입, 가족경영을 하는 회사로 공격적 투자를 좋아합니다. 이탈리아 1위 기업인데, 사업 플랜을 세워 설득시키면 적극 투자하는 문화가 인상적입니다. 믿고 맡깁니다."
▶ 대학에서 마케팅 관련 전공을 했나요? 제약업계는 어떻게 오셨죠?
"화공계열이고요, 원대한 꿈을 안고 온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이력서 세번 썼는데 한미약품 화이자 메나리니 모두 합격했어요.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하하. 첫 직장에 원서는 친구가 쓰자해서 썼고, 대부분 유명연예인들 의 에피소드처럼 제가 붙고 친구는 떨어졌습니다. 물론 그 친구 나중에 외자제약회사에 취직했지만요."
▶ 마음을 흔드는 말, 뭔가요.
"평범해 보이지만, 제 마음을 움직이는 3가지가 있습니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자, 열심히 하면 바판은 받지만 비난을 받지 않는다(차마시며 선배에게 듣고 감동 받은 말인데, 정작 그 선배는 '내가 그런 말을 다했어'라고 한다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말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상대에게 하라 등 세가지에요. 마케터로서 중시하는 말은 세번째로 본질을 파악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OTC 이야기 좀 해보죠. 처방과 조제가 주류인 시장에서 매력의 구석이 있기는 한가요? 마케터로서 MR로서 말입니다.
"매력적입니다. 소비자와 직간접 대화를 하는게 아주 흥미롭거든요. 제가 기획하고 만든 광고에 소비자가 열광하고 제가 만든 메시지에 약사님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실 때 희열을 느낍니다.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 이해하는 의미니까요. 정책적인 면에서도 저와 팀이 정한 행동과 결정이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모습도 마찬가지 입니다. 약국 영업할 때 열심히 방문하고 솔직하게 말했을 때 삐걱대던 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관계로 정립될 때 뿌듯했거든요. 공대생이었는데 알고보니 천성적으로 영업과 마케팅이 적성에 맞는다는 사실, 새삼 깨닫고 있거든요. 마케터로 설득을 배웠다면, 영업은 사람 만나는 법을 가르쳐 줬다고나 할까요. 영업과 마케팅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무상드링크에 일반약 할인까지…도넘은 마트형약국 판촉
- 2실리마린 급여 삭제 뒤집힐까...제약사 첫 승소
- 3췌장 기능 장애 소화제 국산 정제 허가…틈새시장 공략
- 4임상 수행, 사회적 인식…약국 접고 캐나다로 떠난 이유
- 5안과사업부 떼어낸 한림제약…'한림눈건강' 분할 속내는
- 6약사회 "공단 특별사법경찰권, 지속 가능 위해 조기 입법을"
- 7주사이모 근절..."신고포상금 최대 1천만원" 입법 추진
- 8대웅 '엔블로', 당뇨 넘어 대사·심혈관 적응증 확장 시동
- 9비상장 바이오 투자 건수↓·금액↑...상위 6%에 40% 집중
- 10국제약품·일동홀딩스, 35억 자사주 맞교환…"전략적 제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