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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와파린 NOAC, 지겨운 보완제 딱지 떼나

  • 어윤호
  • 2015-04-29 12:15:13
  • 항응고제 급여 확대 논의…NOAC 둘러싼 이해관계 복잡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
NOAC이 심방세동 급여확대 재수 시험을 치른다. 와파린 보완제 딱지를 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해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NOAC)의 심방세동 관련 급여기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NOAC)는 '프라닥사(다비가트란)'와 '자렐토(리바록사반)', 그리고 '엘리퀴스(아픽사반)'까지 총 3개 품목이 존재하며 메인 적응증인 심방세동(AF) 환자의 뇌졸중 예방 적응증에 대해 2013년 급여 등재됐다.

그러나 '비타민K길항제인 와파린을 사용할 수 없는 고위험 심방세동 환자'에 대해서만 급여가 인정된다. 게다가 삭감을 피하려면 의료진은 와파린에 대한 과민반응, 금기, INR(국제정상화수치, 일종의 항응고 수치) 조절 실패 등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해 7월 평가기준이 CHAD에서 CHA2DS2-VASc로 확장되긴 했지만 근본적인 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아직 NOAC은 실질적인 포스트와파린이 아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긍정, 부정을 얘기할 때는 아니다. 다만 보장성방안에도 포함된 부분이고 학계의 의견도 있기 때문에 검토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간 추가된 데이터들을 취합, 비용효과성 등에 대해 면밀히 살펴 보겠다"고 말했다. ◆NOAC을 위한 의지=이번 급여확대 논의에는 심장학회 산하 부정맥연구회가 제출한 의견서가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했다. 의견서는 지난 3월께 의견서를 제출됐다.

사실 지금껏 심장학회는 조용했다. 지난해 뇌졸중학회가 움직일때도 별다른 행동이 없었다. NOAC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차원에서 심장학회의 행보는 의미가 있다.

의견서 내용 역시 일보 전진했다. 뇌졸중학회가 'CHA2DS2-VASc(뇌졸중 평가지표) 최소 3점 이상으로 하되, 고출혈위험군인 경우 2점 이상에 1차치료 급여'를 제시한 반면 심장학회는 이와 무관하게 '2점 이상에 1차치료 급여'를 주장했다.

심장학회 관계자는 "무작정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뇌졸중 예방이 꼭 필요한 환자에게는 1차치료로 투약이 필요하다. 현 급여기준은 증빙요건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기준도 모호하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이종진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새누리당)은 국정감사 기간에 정부가 와파린 대비 NOAC들의 우월성을 인정하면서도 좁은 급여 범위로 인해 환자부담이 늘고 있음을 지적, 방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참고로 NOAC은 영국,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일본, 노르웨이, 스위스, 대만 등 국가에서 1차치료에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NOAC이 갖는 변수=국민건강보험체계인 우리나라가 무작정 외국 사례와 견줘 약제 급여기준을 논할 수는 없다. 문제는 몇가지 변수가 더 있다.

그 첫번째는 이른바 '와파린 전문의'들의 자부심이다. 와파린은 처방하는 의사의 실력이 상당히 중요한 약제다. 출혈 발생을 막기 위해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한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수련의들은 엄두도 못내는 것이 보통이며 전문의들도 수년간의 경험이 축적돼야 비로소 관리 능력을 갖게 된다. 따라서 와파린 처방 고수들은 상대적으로 선배 급 의사들이다.

다년간 어렵게 구축한 실력이 모니터링이 필요없는 NOAC의 등장으로 쓰임새가 줄어든다는 상황이 불편한 이들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병원급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입장 역시 차이를 보인다. 와파린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데, 병원들은 대부분 갖추고 있지만 의원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때문에 와파린의 개원가 처방은 미미하다.

즉 NOAC의 1차약제 진입은 개원가의 항응고제 처방 활성화로 이어진다. 병원들 입장에서는 환영할 상황은 아닌 셈이다.

이같은 변수들은 그간 학계 및 제약업계가 조심스러웠던 이유이기도 하다. 반대로 정부에게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와파린(60원 가량)의 100배가 넘는 NOAC의 약가는 두말할 나위 없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병원의 한 심장내과 조교수는 "의사들의 득실을 따질 때가 아니다. 본래 살서제(쥐약)였던 와파린이 유일했던 상황에서 부작용을 개선한 약제가 등장했다. 의사, 제약회사, 정부가 가장 합리적인 활용방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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