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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위드

한국 DUR 투약 모니터링…"수입하고 싶은 제도"

  • 김정주
  • 2015-06-15 06:15:00
  • 다니엘라 교수·모함마드 BRAC 고위 매니저

근거중심 심사·질관리 매력적...국제사회 지식공유 힘써야

(왼쪽부터) 모함마드 매니저와 다니엘라 교수.
보편적 의료보장(UHC)이 전세계 화두로 부상하는 가운데, 한정된 재원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은 근거중심의 건강보험 운영이라 할 수 있다.

심사평가원이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세계 보건의료·건강보험 정책 전문가를 대상으로 개최한 '건강보험 국제연수과정(HRA Training Course on Social Health Insurance 2015)'에 참가한 미국 다니엘라 파블릭-스터지(Danijela Pavlic-Sturge) 씨와 방글라데시 모함마드 토히둘 이슬람(Mohammad Touhidul Islam) 씨는 보편적 의료보장을 지향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와 운영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니엘라 씨는 샌프란시스코 CA 대학교 간호대 교수(간호사)이며, 모함마드 씨는 방글라데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비영리개발기구 BRAC 보건분야 고위급 매니저(치과의사)로, 특히 우리나라 DUR 시스템에 많은 영감을 얻었다.

다만 우리나라의 낮은 보장성과 재난적 의료비로 인한 가계파탄 등은 계속해서 집중해야 할 사안이라고도 했다.

다니엘라 교수와 모함마드 매니저를 국제연수과정 중에 만나 일문일답을 나눴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심평원 국제연수과정.
"한국 심사·청구·질관리, 국제사회 접목 가능…DUR은 수입하고 싶어"

다니엘라 교수와 모함마드 매니저는 우리나라의 의료 심사와 청구가 질관리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관리 시스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모니터링의 방법론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는데, 특히 환자 개개인의 약력을 추적해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DUR 시스템은 수입하고 싶다고도 했다.

DUR에 대한 의사 처방권 논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의 건강보험 시스템 중 국제사회에 접목할 수 있을만한 것은.

= (모함마드) 사회보험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1단계 정책수립, 2단계 보험료 계산, 3단계 정책 시행이다. 방글라데시는 내년 직장·자영업자와 빈곤층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보니, 한국의 심사·청구·질관리 선험에 영감을 받았다.

특히 질관리 모니터링이 인상깊었다. 이 점은 배워갈 수 있겠다. VIP(우수 등급 의료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이었는데, 레벨을 알려주고 잘 못하는 부문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은 전반적으로 질향상에 기여한다. 모니터링 레벨은 다른 나라들도 배울 수 있으리라고 본다.

IT 시스템의 경우 DUR이 환자의 약력을 강하게 모니터링하는 수준이다. 청구와 환류가 빨라 전반적으로 요양기관 신뢰도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질 향상으로 연계되기 때문에 다른 선진국보다 뛰어난 점이라 할 수 있다.

(다니엘라) 이번이 다섯번 째 한국 방문인데, 전국민 건강보장에 대한 정부 의지가 놀랍다. 미국은 데이터 양이 많고 우수한 임상정보가 매우 많지만 분석 시스템이 부족하고 복잡하다. 한국은 전산심사와 전문가 정밀심사로 구조가 잘 짜여져 있고, 재원 사용도 효율적으로 있다는 점은 인상깊다.

이 중에서 DUR 시스템은 미국에서 수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미국도 DUR은 있지만 조금 다르다. 미국에서는 5개의 동반상병을 갖고 있으면 최소 6명의 전문의를 만나야 하지만, 환자가 어떤 약을 처방받았는 지 모니터링 할 방법이 없다. 예를 들어 심장병 환자가 혈압약을 먹어야 할 때 미국에서는 의사들마다 쓰는 약제가 제각각인데, 같은 혈압약을 4종류나 처방받는 경우도 있다. 만약 한국 DUR을 사용한다면 중복처방과 투약을 걸러내고 약품비 절감에도 큰 기여를 하리라 본다.

-우리나라는 의료계에서 DUR 처방권 침해를 문제제기 하기도 한다.

= (모함마드) 한국에선 심각하게 여기는 것 같다. 물론 이해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처방권 침해 문제를) 비교적 편안하게 보는 분위기다.

한국은 문화적인 면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의사들이 규정을 잘 따르는 편인 것 같다.

서양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 요양기관 만족도를 계속해서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 너무 강한 통제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과잉 콘트롤인 지도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다니엘라) 나는 정반대의 생각이다.

심평원은 의사들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을 활용해 근거를 만들어 이를 중심으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DUR이 모두에게 좋은 시스템이란 것이다. 진료하는 의사, 약을 먹는 환자 모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다. DUR의 목표는 환자 보호이지, 의사의 처방권 침해가 아니다.

연수교육 중 DUR 경고창 뜨는 양이 530만건이라고 들었다. DUR 시스템을 논할 때 의사와 간호사들이 본인 자존심만 생각할 게 아니라 환자의 안전을 생각해야 한다. 미국은 2001년 조사결과 병원에서 4만8000명에서 10만명까지 잘못된 약물투약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의사 본인의 판단이 맞다고 주장할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중요한 문제다.

-우리나라 DUR은 100%에 가까운 전산청구가 핵심이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 (다니엘라) 미국은 환자에게 진료이력을 물어봐야 그 다음 단계의 진료를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자에게 심장약을 처방하려 할 때 사전에 먹고 있는 약을 물어봐야 한다는 것인데, IT 시스템 발달로 미리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문제될 건 없다. 한국은 시스템 보안도 잘 돼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하다.

(모함마드) 의사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환자 진료이력을 물어보는 것은 하나의 진료 프로토콜이다. 이것이 병원 밖으로 나간다면 문제겠지만 원내에선 문제될 게 없다. 논란을 잠재울만한 방법은 여러개다. 해킹의 경우 개인정보 문제가 아닌, 보안 문제다. 한국의 모든 건강보험 시스템은 근거중심이기 때문에 하나의 사안을 처리할 때 '왜' '어떻게' 했는 지를 보여준다는 점은 인상깊다.

"한국 건강보험 시스템 경험, 국제사회서 각국 맞춤형 지식공유 필요"

모함마드와 다니엘라는 낮은 보장률과 재난적 의료비 문제는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주목해야 할 사안으로 보면서도 우리나라의 당면과제를 국가와 보험자, 공급자, 학계 모두 인지하고 이를 다른 나라에게 진정성 있게 공유하는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각국의 현실에 맞는 맞춤형 지식이 국제기구 지원 차원에서 함께 공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건강보험제도 중 문제점을 꼽는다면.

= (모함마드) 보장률 문제다. 현재 본인부담금률이 30%대에서 55%대까지인데 높은 편이다. 한국에 와서 '재난적 의료비'라는 개념을 듣게 됐다. 이것은 또 다른 보건비용 지출이다. 한국은 계속해서 이 부분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라) 인상깊은 점은 한국은 보건의료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현재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모범사례 이외에도 문제점을 함께 소개해준다. 현재 보건의료비용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왜 증가하는 지 원인을 계속해서 분석하며 해결방안을 찾는다.

문제는 어느 나라든지 다 갖고 있는데, 한국은 그 점에서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공공의료기관이 10% 미만에 행위량 통제를 못하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

= (모함마드) 인두제가 해결책의 실마리를 줄 수 있겠지만, 질 저하 문제도 논란거리다. 모든 것이 균형의 문제이므로 균형점을 잘 찾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신포괄수가제를 시범사업하고 있다고 하니, 몇년 후 적절한 방안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다니엘라) 의사의 행복과 환자의 건강, 지속가능한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균형점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행위별수가제가 문제 많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미국의 DRG도 문제가 많다.

미국 DRG는 동반상병 많은 환자의 급여비 계산이 쉽지 않다. 수가산정에 문제가 많았고 예외 군도 매우 많다. 재원기간을 초과한 환자가 많아 가격산정 불가 판정이 속출한다.

한국 DRG를 보니, 대부분 급성 외래와 같이 간단한 시술이 많다. 잘 만든 모델이다.

신포괄수가제가 시범사업 중이니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복잡한 행위도 반영하기 때문에 환자 만족과 의사 노력이 반영된 수가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빨리 결과를 듣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 UHC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 (모함마드) UHC는 새천년 개발계획이 마무리되면서 등장한 글로벌 아젠다다. 크게 3가지를 얘기하고 싶다. 첫번째로 국지적 또는 지엽적으로 보면 정치적 의지와 거버넌스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WHO는 GDP의 5%를 투자해야 #UHC를 달성할 수 있다고 공고하고 있다. 모든 국가나 지역에 바로 적용하면 실현되는 제도는 없다. 각각의 사정에 맞게 개발해줘야 한다. 사회보험 지식공유 역량강화가 요구된다.

두번째로 WHO 월드뱅크 등 국제기구에서 이런 역량강화 사업을 리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번째로 실현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 천천히 UHC를 향해 변화해야 하지만 바로 무엇을 실현해야 하겠다는 준비 수준을 봐야 한다.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실현 가능성을 보고, 국가의 재정지원과 조달도 중요하다.

(다니엘라) 이번 연수과정에서도 25명이 참가했는데, 각각 질문과 토론이 매우 많았다. 얼마나 지식공유가 갈급한 지 알 수 있다. 모든 강의와 토론, 프로그램이 녹화돼 저장돼야 한다. 일종의 '지식뱅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국의 니즈가 다 다르고 종류 또한 제각각인만큼 세부적인 프로그램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UHC라고 하면 크고 부담되고 막연하다. WHO나 다른 국제기구에서 재정지원을 통해 구체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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