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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근무자, 폭언에 성희롱까지…직장만족도 낙제점

  • 이혜경
  • 2015-08-11 16:39:37
  • 요약
  • 보건의료노조, 병원실태조사 보고서...감정노동 강도 높아

불쾌한 언행 유경험 및 가해자 : 폭언, 폭행, 성희롱(단위: %)
병원 노동자들이 환자, 보호자, 의사 등으로부터 폭언, 폭행, 성희롱 등 불쾌한 언행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유지현)은 11일 지난 4월~5월 83개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보건의료노동자 1만 629명이 참가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 노동자 10명 중 5명(49.8%, 8694명)이 폭언을 경험한 바 있고, 폭행(7.8%, 1270명), 성희롱(9.6%, 1556명), 성폭력(0.4%, 62명)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노동자들이 경험한 폭언의 당사자는 주로 환자(33.4%)와 보호자(29.4%)였고, 의사(16%)와 상급자(14%)도 있었다. 환자로부터의 폭행(5.4%, 990명)이나 성희롱(5.3%, 994명)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폭언, 폭행, 성희롱과 같은 불쾌한 언행을 겪은 상태에서 적절한 휴식을 보장받은 비율은 4.6%(677명)에 불과했고, 대부분 혼자 그냥 참고 넘어가거나(폭언폭행 86.2%, 성희롱 51%), 주위 도움을 요청(폭언폭행 49.2%, 성희롱 43.5%)했다.

노동조합 및 고충처리위원회(폭언폭행 14.1%, 성희롱 24.6%)나 법적인 대응(폭언폭행 10.9%, 성희롱 20.9%)과 같은 공식적으로 해결하는 경우는 20%에 불과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간근무자의 1일 평균 근로시간은 9.7시간, 저녁근무자의 1일 평균 근로시간은 9.1시간인데 비해 밤근무자의 1일 평균 근로시간은 무려 13.1시간으로 법정 노동시간인 8시간보다 5.1시간이나 많았다.

법정노동시간을 뛰어넘어 장시간노동이 만연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법적 기준에 부합하는 보상은 18.1%에 불과했다.

병원 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0.6시간이고,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9.8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병원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우리나라 임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 41.9시간에 비해 주당 7.9시간 더 길며, 연간 노동시간으로 환산할 경우 2589시간으로 주 40시간제에 따른 연간 노동시간 2080시간보다 연간 509시간이나 더 일하고 있는 셈이다.

병원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은 인력부족에서 비롯됐다.

부서 및 근무지에서 어느 정도 인력이 부족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인력에 비해 평균 2.5명(11.3%)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병원의 인력부족은 건강악화(65.7%), 업무스트레스(54.2%), 질병위험 노출(67.6%), 휴가미사용(67.5%) 등 병원노동자의 노동조건 악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 질 하락(81.1%), 친절 서비스 미흡 (80.6%), 의료서비스 미제공(74.1%), 의료사고 노출 경험(47.4%) 등 환자안전과 의료공공성, 의료서비스의 질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생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5점에 불과했고 노동시간 및 노동강도는 37.5점으로 가장 낮았다.

2015년 병원노동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9년에 불과했고, 간호사의 평균 근속기간은 이보다도 짧은 7.4년에 불과했다.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014년 54%보다 8%나 증가한 62%에 이르렀다.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이유로는 절반 가량이 직무불만&노동강도 등 일이 힘들어서(49.3%)라고 응답했고, 다음으로 낮은 임금 수준(14%)과 결혼출산육아, 가족연고 이전(14.7%) 등이 뒤를 이었다.

병원 노동자들의 감정노동(emotional labour) 수행정도도 아주 높았다.

조사에 따르면, 감정노동 수행 80% 이상이 28%나 됐고 업무 소진 80% 이상 증상이 13.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노동자들은 환자 및 보호자를 대할 때 솔직한 감정을 숨기고 일하거나(71.5%), 자신의 기분과 상관없이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짓고(67.2%), 환자 및 보호자를 응대할 때 실제 기분이 되도록 노력(54.8%)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는 이 같은 실태조사 보고를 11일 오후 1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국회의원 이목희, 국회의원 이인영, 국회의원 정진후, 보건의료노조 공동주최로 열린 병원실태조사 결과 3대 존중병원 만들기 추진계획 발표회에서 공개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올해는 특별히 3대 존중병원 만들기 캠페인과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26년전 현장 간호사로 일할 때 밥을 6분 만에 먹어쏙, 지금도 현장 조합원의 노동조건 환경이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 병원 만들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노조는 ▲안전한 병원 만들기 ▲폭언 폭행 성희롱 성폭력없는 따뜻한 병원 만들기 ▲충분한 인력 확충으로 근무시간 지키기 등을 2015년 3대 캠페인 주제로 정하고 4행시와 표어만들기 공모전, 뺏지달기, 현장위험보고운동, 대국민 홍보활동과 캠페인, 교섭, 대정부 면담, 토론회, 입법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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