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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전문의들의 커밍아웃 "국내 중환자실 열악"

  • 이혜경
  • 2015-08-29 06:14:52
  • 요약
  • 82개국 3400여명 모인 세계중환자의학회서 인식 전환 계기

고윤석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 조직위원장
"우리나라 중환자실은 매우 열악하다. 이번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를 통해 솔직히 우리나라 중환자실 현실을 커밍아웃 한다고 보면 된다."

제12차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가 세계중환자의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주관으로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4일간 코엑스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에 앞서 고윤석(서울아산병원) 조직위원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환자실은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는 곳"이라며 "이를 통해 중환자가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국민적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환자는 급성 중증환자들을 일컫는다. 중환자의학은 중환자를 모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료하는 분야로, 병원 내 진료에 있어 생명과 가장 밀접하고 진료의 성과가 드라마틱하게 나온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중환자실에 대한 이미지를 '임종 전 마지막에 들르는 곳', '중환자실에 입실하면 후유증 없이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식으로 인식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중환자의학을 하는 사람들로서, 국내 중환자의학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지고 가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며 "한 국가의 진료시스템이라고 이야기 하기엔 너무 열악하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국내 중환자의학의 열악함을 의료인을 넘어서 시민들과 정책 당국에 알릴 예정이다.

-제12차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 개최 의미는.

1989년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이후, 아시아에서는 이번 학술대회가 두 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2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는 1850명이 참가했다. 서울 개최에서 2500명을 목표로 했는데, 28일 현재까지 82개국 3140명이 등록을 마쳤다. 전 세계 석학들과 중환자, 그리고 중환자실에 대한 인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 열악한 중환자실의 현실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어떤 측면에서 열악하다고 보는가.

지난 12년간 중환자만 제대로 진료하는 전담 전문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국회, 복지부와 접촉했다. 하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중환자의학 전문의를 어떻게 특정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고, 2009년 대한의학회의 도움을 받아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를 승인받아 시행하고 있다.

매년 40명 가량의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가 배출되어 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산하 8개 학회에서 전문의를 취득한 사람들에게 1년 간의 수련을 더해서 중환자 세부전문의를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곳이 없다.

-지난 12년간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중환자실을 등급화 했다. 1등급부터 7등급까지 나눴다. 외국의 중환자의학 전문의들이 들으면 이해를 하지 못할 상황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중환자실의 경우, 병상 대 간호사 비율이 1:2다. 우리나라는 1등급이 1:2.5이고, 환자수가 더 늘어나면 등급이 낮아진다. 수가를 받기 위한 등급이지 질 관리를 위한 등급은 아니다.

올해 9월부터는 상급종합병원 성인 중환자실에 전문의를 둬야 한다. 하지만 전문의 자격을 명시하지 않았다. 피부과 전문의가 중환자실 전담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1명의 전담의가 몇 명의 중환자를 진료해야 하는지 규정이 없다. 서울아산병원은 중환자실 병상이 178병상인데, 1명의 전담 전문의만 두면 된다는 얘기냐. 이번기회에 바로 잡아야 한다.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를 통해 언론의 관심을 받고, 시민들에게 알리고, 정책 당국자들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길 바란다.

-요구 사항이 무엇인가.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은 공공병상으로 가야한다. 국가가 비용을 보전하고 중환자실 진료 수준을 감시하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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