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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얼마나 알고 있나요?

  • 데일리팜
  • 2015-09-21 06:14:49
  • 신현영(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

대형마트 한코너를 장식하는 다양한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이 오늘도 소비자를 유혹한다. 특히 추석명절이 가까워질수록 '명절선물로 건강을 선물하세요'는 광고성 멘트가 누구에게나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키크는 영양제, 비타민, 유산균 제품에, 성인들은 홍삼을 포함한 다양한 면역증강제에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복용하지 않으면 나만 뒤쳐질 것 같은 불안감에 어느 가정의 식탁에나 건강기능식품 하나쯤은 비치되어 있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백수오 사태는 단지 원료물질이 진품이 아닌 이엽우피소였기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건강기능식품은 2000년대 초반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일정한 기준에 의해 기능성과 안전성을 평가 받고 유통되어 왔지만, 제도의 허술한 부분을 틈타고 발생한 종합산물이 바로 백수오 사태이기에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조회사의 이해관계가 다분히 들어갔던 백수오 임상시험, 어느순간 이엽우피소가 백수오로 둔갑하여 원료물질로 제공되었고, 제조회사와 의료인들과 합작품으로 만들어낸 백수오의 허위, 과장 광고들, 그리고 이를 명확한 검증없이 방영하였던 대중매체와 홈쇼핑 채널들, 이 모든것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게되면서 우리는 사회에 대해 큰 배신감을 느낄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원료제조회사는 고의성 여부에 대한 근거 부족으로 검찰의 무혐의로 처리되었고, 이를 계기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허술한 시스템을 보완보다는 오히려 침체된 건기식 시장을 활성화 하려는 움직임이 우세한 현상황에 대해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써 더욱더 안타까움을 느낀다.

건강기능식품에대한 전문가의 의견들은 아직까지도 분분하다. 동물실험, 세포실험에서만 효과를 보았던 원료들조차 생리활성2등급을 받고 건강기능식품이라는 타이틀로 버젓이 상품화 될 수 있는 현시스템에서 과연 이런 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고할 수 없는 의료인의 양심은 아직도 나에게 남아있다.

인체적용임상시험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말그대로 동물에게 효과가 있어도 사람에게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동물에게 안전하였다 하더라도 사람에게 위해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의견이 아직까지 분분한 이유는 그만큼 전문가의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강력한 임상연구결과가 없다는 뜻이고, 건강한 일반인에게 적용했을 때의 안전성에 대한 보장도 최소한으로밖에 증명되지 않았다는 의미인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원료물질에 대해서 그 누구도 이에대한 기능성과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국민들이 약국을 포함한 의료기관에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상담을 받는다면, 그 상담내용들이 얼마나 정확한 지식과 근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질지, 혹시 보건의료인의 상담이라 소비자들은 맹목적으로 이를 받아들이게 될 우려는 없는지 필자는 의문을 가질수 밖에 없다.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최신 연구들과 기존의 진리가 현재의 진리가 아니게 되는 빠르게 진화하는 연구흐름에 보건의료인들은 얼마나 이에 발맞춰 나가고 있는가? 혹시 기존의 패러다임에 묶여 아직도 국민들에게 이제 진리가 아니게 된 과거 잘못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정보 또는 본인의 맹신과 같은 신념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번 백수오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위해 건강기능식품협회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이미지 회복과, 보건의료단체의 건강기능식품 복용을 위해 전문가와 상담하라는 국민 메세지 전달에 앞서 전문가들의 우선순위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확실하지 않은 근거를 가지고 건강기능식품의 복음을 전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고 올바른 생활습관 개선보다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게 되는 잘못된 국민건강행태를 양산할수 있다.

얼마전 대한의사협회는 '의사방송출연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대중매체를 이용하여 상업적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의료인들에 대한 경종을 울린바 있다. 이중 가장 많은 문제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것이 건강기능식품의 홈쇼핑 광고, 그리고 건강의료정보프로그램을 통해서 과장되어 전달되는 건강기능식품의 전지전능한 효능에 대한 부분이였다.

이제 전문가 집단은 겸허한 마음으로 건강기능식품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근거수준에 따른 임상적 가이드라인의 첫토대를 만들것을 권고한다. 다시말해, 정부와 보건의료전문가 집단은 건강기능식품의 시장약화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허가과정에 대한 규제를 견고히 하고 정확한 근거수준별 건강기능식품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진정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위한 노력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런 자세야말로 진정으로 백수오 사태를 마주하고 있는 보건의료인으로써의 올바른 자세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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