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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3초만에 아스피린 찾는 로봇…독일약국을 가다

  • 강신국
  • 2015-10-05 06:14:57
  • 약사 상담과 로봇 결합...약사 1명이 지점약국 3곳 개설

[현장]=우리와 다른 독일약국의 모습은?

한명의 약사가 4곳의 약국을 운영할 수 있는 곳, 또 약사의 상담과 로봇기술이 결합돼 있는 나라, 바로 독일이다.

대한약사회와 대한약학회는 9월 29일~10월3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75차 FIP총회 기간 중 독일 쾰른지역 약국을 방문했다.

약국에 들어서면 실제 제품 대신 거대한 일반약 전광판이 설치돼 눈길을 사로 잡는다.
1약사 4약국이 가능한 독일에서 약국장이 오픈한 지점약국인 웨스게이트약국.
먼저 독일의 약국 제도를 알아보자. 약사가 되려면 약대에서 5년간 공부해야 한다. 이중 2년은 기본 심화 전공수업, 1년은 실무실습을 받고 각 코스마다 국가시험이 있다.

독일 약사는 헬스케어 전문가 뿐만 아니라 머천트(상인)로도 활동한다. 한명의 약사가 자신의 약국 외에 같은 지역에서 3곳의 브랜치를 운영할 수 있다.

의약품 판매시 인터넷 주문이나 택배가 허용되며 조제약 약값은 정부가 통제한다. 약사 상담료는 처방약당 8.35유로(1만1200원)다. 만약 3개의 약을 조제하면 8.35X3의 상담료를 받게된다. 비처방약 상담료는 약사 스스로 결정한다.

독일에서는 테크니션이 법적으로 인정된다. 테크니션은 PTA(Pharmaceutical Technical Assistance)로 불리며 3년간 공부를 한다. 2년 6개월 교육과정에 6개월은 실무실습을 받는다.

독일약국 제도 개요 전반을 설명한 독일 바이엘 본사의 Anna Kebig 약사는 "독일에서도 체인약국과 법인약국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며 "약국을 더 크게하겠다, 다른 나라는 허용이 되는데 왜 독일은 되지 않느냐는 주장을 하는 약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일반약 전광판에 설치된 의약품 분출구. 전광판에서는 일기예보, 뉴스 등도 실시간 제공한다.
전광판 뒤에 설치된 조제로봇. 약사가 아스피린을 입력하면 단 몇초만에 찾아내 분출구로 아스피린을 내보낸다.
조제로봇 뒤편은 약국 근무자들의 작업 공간이다.
그는 "결국 2004년 1약사 1약국 체제에서 동일 지역내에서 3곳의 브랜치를 더 운영할 수 있도록 법이 변경됐다"며 "정부와 단체가 타협을 통해 제도를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제부터 실제 독일 약국으로 들어가보자. 첫 방문약국 쾰른 시내 웨스트게이트 약국이었다. 약국장이 2년전 오픈한 지점약국이다. 지점약국의 모든 책임은 본점 약국장이 지게된다.

지점인 웨스트게이트약국은 모던하고 테크놀로지를 접목한 형태로 기획됐다.

먼저 환자 상담공간을 확실하게 구획했다. 상담 내용을 다른 환자가 알지 못하도록하려는 의도다. 계절마다 상담공간 칸막이 이미지도 변경한다. 지금은 가을이라 단풍 이미지를 사용 중이다.

상담 판매대 앞에 가방이나 소지품 거치대를 설치해 환자 편의를 고려했다. 웬만한 독일약국에서 기본사양이라는 게 독일 관리약사의 설명이었다.

일반약 전광판에 대해 설명하는 근무약사
대형마트에서 사용 중인 고정 POS가 약국 상담판매대에 설치돼 있다.
상담판매대에는 우리나라 대형마트에서 사용하는 고정식 POS를 설치해 약을 가져가 읽히면 가격이 바로 표시된다.

지점약국에는 3명의 약사와 테크니션이 근무하고 있었다. 약사는 상담과 복약지도에 주력하고 조제업무나 의약외품류 계산은 테크니션 몫이다.

이 약국은 의약품 배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것으로 환자에게 별도의 요금은 받지 않는다. 처방전은 이메일, 팩스로 받고 환자가 직접 가져 오기도 한다. 이 약국의 하이라이트는 상담 카운터 뒤에 설치된 대형 LCD 모니터다. 모니터를 통해 일반약 가격과 할인율 등을 소개한다. 국내 약국의 전형적인 모습인 약장의 약 진열은 독일약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대형 모니터 뒤에는 조제로봇이 설치돼 있다. 약사가 컴퓨터에 아스피린을 입력하면 조제로봇이 단 3초만에 제품을 찾아 모니터 아래 투약구로 내보낸다.

모니터에 터치스크린을 설치하기도 하지만 이 약국은 광고판 개념으로만 활용하고 있었다. 약사가 모니터를 터치하는 것보다 컴퓨터에 입력하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것. 일반약, 조제약 모두 조제로봇을 활용했다.

즉 약사는 상담과 복약지도에 주력하고 실제 조제는 로봇이 하는 형태다. 소분조제가 아닌 팩 단위 조제가 보편화돼있어 가능한 모델이다.

독일의 경우 약사와 복약지도 등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소분팩 포장은 1% 미만으로 많지 않다.

화장품, 건강관련 용품 판매대
분포조제를 하는 국내 환경에서 독일식 조제로봇은 시기상조라는게 국내 약사들의 분석이다.

상담판매대 앞 환자 대기공간에는 화장품, 건강관련용품이 셀프매대에 설치돼 있었다. 각 제품마다 전자디스플레이 안내판을 설치해 할인율과 가격을 동시 제공하고 있었다.

이후 사거리 맞은편 약국본점으로 이동했다. 본점은 근무약사만 12명인 조제 전문약국이다. 같은 건물 클리닉에 의사가 6명이 근무 중이다.

본점은 20년 이상 운영됐고 최근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칸막이를 통해 상담공간을 확보했고. 매약과 조제 모두 가능했다.

약국 앞 보행자 거리에 일반약 할인 광고판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일반약에 대한 마케팅이 가능했다.

본점약국은 조제전문이다. 근무약사만 12명이다.
약국제품 가격표기. 할인율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약 할인 포스터. 일반약도 마케팅이 가능하다.
독일의 근무약사 초임은 월 3200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430만원 수준이다. 의사, 변호사 초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독일약사의 설명이다.

독일의 약사는 "독일에서도 입원환자 원내조제가 허용되지만 경증질환 등은 로컬클리닉에서 대부분 소화한다"며 "대형병원은 응급환자, 중증, 수술환자에 집중한다. 대형병원에서 감기, 만성질환 처방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쾰른시내 또 다른 약국. 매약 중심의 멕스모약국은 터치스크린을 실제 활용 중이다.

터치스크린을 누르면 약품에 대한 가격, 복약정보, 할인율 등이 제공된다.

쾰른 시내 매약전문약국 모습.
터치스크린 전광판을 활용해 일반약을 상담하는 약사
그러나 전광판이나 조제로봇은 수억원을 투자한 약국들의 전유물이다. 결국 약사가 지점을 개설한 약국 등 자본 여력이 있는 약국에만 전광판이나 최신 설비가 설치되는 셈이다.

독일 동네약국은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을 유지하는 곳이 많다.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해 개별 조제 상담 구역이 있고 대기선이 있어 환자들이 약사와 긴밀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동네약국도 약사 2명에 테크니션과 어시스트 등이 근무하고 있었다.

이 곳 약국들 역시 당번약국 제도와 폐의약품 수거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고 약국들은 문 연 약국의 위치와 연락처, 개문시간 등을 문 밖에 표기해둔다. 폐의약품 역시 약국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네약국은 로봇이나 전광판 등 설비 없이 운영된다.
독일 약국에 설치된 당번약국 안내판. 당번약국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울러 독일약국에서는 성분명처방과 제품명처방이 병행된다. 의사에 따라 성분명이나 제품명이냐가 달라진다.

그러나 대체조제가 어렵지 않아 의사의 처방 약을 다른 약으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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