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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하나 잘 키워 5000억 벌어들인 1인 창조기업

  • 데일리팜
  • 2015-10-20 06:15:00
  • 노용환 대표 "버튜얼 제약사는 신약개발 뉴패러다임"

최근 스위스 로슈(Roche)는 미국 캘리포니아 버튜얼바이오회사(Virtual Biotech Company)인 애드히론(Adheron Therapeutics)사를 약 66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애드히론사 투자자들은 그동안 투자한 금액을 제하고 약 5000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드히론사의 유일한 파이프라인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SDP051은 2014년 임상1상을 마치고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애드히론사는 전통적인 제약회사들과 달리 우리가 알고 있는 1인 창조기업에 가깝다. 새 형태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버튜얼의약품연구개발회사의 일원이다.

애드히론은 2006년 제약사업가인 데이비드 카스탈리(David Castali)씨가 하버드대 마이클 브레너 박사(Dr. Michael Brenner)와 데이비드 리 박사(Dr. David Lee)의 연구를 이전 받아 이를 의약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이들과 함께 창업한 버튜얼회사 시노벡스(Synovex)로 부터 시작되었다. 2013년 애드히론(Adheron Therapuetics)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로슈에 인수 될 때가지 버튜얼기업 형태를 유지했다.

버튜얼제약회사란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은 빠르게 증가하는 신약연구 개발비와 급격히 감소하는 R&D 생산성을 높이려 다양한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약회사는 의약품의 연구개발, 생산 및 유통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 왔다. 많은 인력과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연구 및 생산시설을 모두 사내에 보유하는 완전통합형제약회사(FIPCO: Fully Integrated Pharmaceutical Company)형태였다. FIPCO 모델은 회사가 모든 기능과 인력, 시설에 대해 완벽한 통제권을 확보하고 개발 경험, 노하우, 관련 비밀을 유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긴하다. 그러나 이 모델은 고비용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히 적응하는데 단점이 있다.

빅파마들은 경비절감을 하면서도 연구개발의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초기 연구개발 활동을 외부 CRO나 CMO에 과감히 아웃소싱 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대학이나 소규모 바이오텍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경쟁력 높은 혁신적 후보물질을 확보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라이센싱인을 증가시키려는 전략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빅파마에서 글로벌 신약연구개발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이 대거 CRO분야에 이직하거나 버튜얼회사를 창업해 빅파마들과 협업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가 생성되고 있다.

반면 버튜얼제약회사는 가상통합형제약회사(VIPCO:Virtually Integrated Pharmaceutical Company)라고도 하며 신약개발에 필요한 거의 모든 활동을 외부의 다양한 CRO, CMO, 컨설턴더에 아웃소싱하고 사내에는 이들을 연결하고, 관리하며 조정하는 소수의(1~10명) 핵심인력만 보유하는 새 형태의 비지니스모델이다.

버튜얼제약회사의 특징

1. 버튜얼제회사는 대학이나 다른 기업이 연구하거나 개발이 중단된 1개의 신약후보물질을 기술이전 받아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신약개발의 초기단계(전임상, IND 승인 및 임상1상 및 2상)까지 개발한 후 빅파마에 기술이전, 합병 혹은 IPO를 통해 추가연구에 필요한 자본 확보 등 다양한 출구전략을 목표로 한다.

2. 사내에는 소수 핵심인원만 있고, 실험실이나 생산시설이 없다. 심지어 사무실이 없는 경우도 많다(No or few employees! No Labs! No office!). 3. 버튜얼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건 미래 시장 상황을 파고드는 후보물질 의 확보, 사업화 전략 및 다양한 협력자를 연결하고 조정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연결 능력이다.

버튜얼제약회사의 장점

1. 높은 자본 효율성 및 고정비용 감소다. 버튜얼제약회사는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합성이나, 전임상, CMC 연구, 임상연구, 임상시험용 제품생산 등 모든 연구 및 생산 활동은 외부 CRO, CMO나 컨설턴트에게 아웃소싱한다. 소수 핵심 임원만으로 투자비용이 많이 필요한 사무실, 기업부설연구소나 생산 시설이 없이도 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새 기업의 형태다. 초기 개발단계에서 투자자금의 효율적인 사용과 글로벌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인재, 최첨단 연구시설을 최고의 CRO를 통해 필요한 경우만 활용함으로써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

2.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빠르고 유연한 적응성도 장점이다. 신약개발은 전체과정을 통해 각 단계별로 매우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필요한 고가의 시설 및 고도의 전문화된 과학자와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인력을 확보 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며, 고용된 전문 인력을 장기간에 걸쳐 활용 할 수 없다. 신약개발은 다른 산업과 달리 중도에 중단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 경우 고용된 수많은 사내인력에 대한 고용관계 정리에 따른 비용과 필요가 없어진 시설에 투자된 비용 등은 투자위험을 현저히 증가 시킨다.

3. 미래시장서 사업성이 우수한 다양한 후보물질을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성을 검증 해 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글로벌 수준으로 경험이 풍부하고, 검증된 다양한 CRO들은 필요한 때만 계약에 의해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수준의 과학자와 연구시설을 필요 할 때 고정비용 투자 없이 활용할 수 있다.

현황 및 성공사례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미국에는 수백 개 이상 신생 바이오벤처들이 버튜얼(Virtual)회사 형태로 신약개발을 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벤처투자금액(5~6조/년)의 1/3이 버튜얼 회사들에게 투자되고 있을 정도로 일반화 된 신약개발 모델이다. 특히 통신기술과 컴퓨터 발달로 버튜얼 회사는 실시간으로 세계 각국에 있는 최고 수준의 CRO(CMO 포함)들과 협업할 수 있다. CRO는 글로벌 회사에서 신약개발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수준의 cGMP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버튜얼회사들은 초기에는 벤처투자금액으로 임상 1~2단계까지 개발한 후 IPO을 통해 임상 2~3 단계 이후 투자재원을 확보 하거나, 빅파마와 공동개발이나 M&A로 출구전략을 삼는다.

미 FDA CEDR(Center for Drug Discovery) 보고서에 따르면 신약 R&D 패러다임이 전통적인 거대 제약기업에서 새로 떠오르는 작은 규모의 버튜얼회사로 옮겨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버투얼회사들은 2011년 전체 신약 허가 건수의 37%, 2012년 42%를 담당했다. 이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영국의 경우 전체 의약품개발회사의 약 40%, 호주에서는 전체 바이오의약품회사의 52%가 버튜얼제약회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보스턴글로버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소재하는 바이오제약회사 중 연구개발이 임상 1~2상에 도달해 2014년에 주식시장에 상장된(IPO) 14개 회사의 평균 종업원 수가 17.5명(최소 3명 ~ 최대 59명)으로 대부분이 버튜얼제약회사인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보스턴지역에 소재한 자프겐(Zafgen)은 2014년 나스닥(NASDAQ)에 주식을 상장, 2015년 시가총액 1.3조원의 회사로 성장한 성공적인 버튜얼제약회사다. 자프겐은 종근당(CKD)로부터 Beloranib을 전 임상 단계서 라이센싱해 고도비만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기업부설 연구실, 실험실 또는 공장도 없이 핵심인력 5명으로 시작한 곳이다. 모든 연구는 CRO를 이용하는 회사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신생 버튜얼회사인 트리우스(Trius)는 2007년 동아제약에게서 항생제후보물질인 시벡스트로(Tedizolid)를 전임상단계 이후 라이선싱인해서 2014년 6월 미국 FDA로부터 판매허가를, 2015년 3월엔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트리우스는 2011년 바이엘사와 Trizolid의 아시아(한국 제외), 라틴아메리카, 중동지역 라이선싱아웃 계약을 통해 1000억원 이상 기술이전수익, 판매금액의 10~19%로 추정되는 로열티 및 추후 소요되는 글로벌 연구개발경비의 25%를 부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Trius사는 FDA허가 신청 중이던 2013년 7월에 미국의 항생제 전문기업인 큐비스트에 약 9000억 원에 합병됐고, 이후 큐비스트는 2014년 12월에 미국의 거대제약기업인 머크사(Merck)에 약 10조원에 합병됐다.

국내의 현실 및 발전방향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은 산업의 규모, 성장가능성 및 이익 창출 등을 고려해 바이오의약품산업을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선정했다. 그리곤 다양한 정책지원을 하고 있다. 이유는 글로벌 경쟁우위 확보다. 한데 이들 국가들은 글로벌의약품 시장에서 경쟁자인 동시에 협조자들이다.

전통적으로 제약산업 강국인 미국, 유럽국가, 일본에 소재한 기업들은 글로벌 매출규모, 풍부한 자본,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혁신적 제도개선, 투자환경 및 혁신적 신약개발의 생태계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우시(Wuxi) 등 중국의 전임상 분야 CRO 회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눈부시다. 중국 CRO들은 전임상 분야에 특화해 미국과 유럽의 GLP인증과 다양한 IND 신청 및 승인을 통해 검증된 풍부한 경험과 매력적인 가격경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그동안 투자와 노력으로 우리 대학들도 글로벌시장에서 가능성이 큰 우수한 후보물질이나 질병의 새로운 타깃을 나름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연구 결과물이 특허출원까지는 매우 활발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특허등록이나 특허 유지면에선 실망스럽게 마무리 되는 현실이다. 결국 사업화되려면 학계의 연구결과와 산업체 혹은 벤처투자자들이 투자하는데 필요한 최소한 필요 요건 사이의 갭이 메워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연구 결과를 산업화 하는데 필요한 신약개발의 핵심역량은 매우 다르다. 버투얼회사가 이 간극을 메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본다.

국내에는 아직도 버튜얼제약회사를 통한 신약개발 및 투자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다. 국내에서도 버튜얼제약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국가 신약연구개발 투자 지원제도와 투자 환경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 사업은 우리나라의 글로벌 신약개발 성공을 한 단계 진전시킬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사내 기업부설연구소가 없으면, 아무리 글로벌 사업성이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해도, 아예 신청조차 할 수 도 없도록 되어 있다. 다양한 종류의 연구개발 활동이 필요한 신약개발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사내기업부설연구소의 역할은 거의 없다. 혹, 해당 전문가가 있어도 신약개발에 필요한 자료는 cGLP인증된 자료만이 인증된다. 국내에는 아직 미국이나 유럽의 cGLP규정에 의거해 인증된 사내기업부설연구소는 없다. 거의 모든 신약개발에 필요한 자료는 cGLP인증된 CRO를 활용 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바이오제약산업이 글로벌경쟁력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신성장동력이 되려면 버튜얼제약회사를 통한 신약개발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도 급격히 변화하는 글로벌 신약개발의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연구비지원 정책, 제도 와 투자 생태계의 개선이 시급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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