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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기술이전 계약규모 39억유로에 담긴 가치

  • 이탁순
  • 2015-11-09 06:14:55
  • 국내선 단연 선두...글로벌에서도 톱 수준

[108번째 마당]한미약품, 당뇨신약 기술이전 계약규모 비교

한미약품이 개발중인 당뇨병신약 후보 3개를 사노피에 판권을 넘겨주면서 계약금 4억유로, 마일스톤 35억유로, 총 39억유로 규모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우리돈으로 따지면 계약금은 약 4951억원, 마일스톤은 4조3322억원으로 둘을 합치면 약 5조원이 됩니다.

마일스톤은 앞으로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라 단계별로 주는 성과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번에 기술이전한 후보들이 임상2상 완료, 임상1상 진행, 전임상 완료 상태이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마다 비율에 따라 마일스톤을 지급받게 됩니다.

최악을 가정하면 사실 못 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기술이전한 많은 후보들이 개발이 중단돼 마일스톤을 못 받는 사례도 비일비재했으니까요.

5조원 규모 계약은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어

앞으로 사노피가 신약승인까지 개발을 잘 해나가느냐에 따라 달려있죠. 하지만 빅파마가 큰 돈을 들여 사간만큼 부정적이기보다는 희망적인게 사실입니다.

특히 일시금으로 지불되는 계약금 4억유로, 약 5000억원의 돈은 국내는 둘째치고 해외에서도 본래 찾아보기 드문 높은 금액입니다. 사노피의 기대감이 그만큼 반영돼 있다는 거죠.

사실 기술이전 계약시 계약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사례도 많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공개된 사례만 보자면 적지 않은 금액인 것 맞습니다.

대우증권이 최근 공개한 국내 제약회사의 기술수출 계약규모에서 이번 사노피와 맺은 건은 단연 1위입니다.

종전 1위 기록은 지난 3월 한미약품이 일라이 릴리와 맺은 7억4000만달러(계약금 5000만달러)입니다. 우리돈으로 총 8450억원, 계약금 571억원의 계약이었죠.

이번 사노피와의 계약금이 5000억원이니 10배 정도 높네요.

하이투자증권은 세계에서도 최고 기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총 계약규모로 따져서 지난해 11월 로열티파마가 낭포성 섬유증치료제 '칼리데코(Kalydeco)'의 로열티 권리를 얻기 위해 지불한 33억달러, 우리돈 3조7686억원의 기록을 뛰어넘는다는 설명입니다.

버텍스라는 회사가 개발한 '칼리데코'는 이미 2012년에 미국FDA로부터 허가받은 약물입니다. 폐와 소화기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질환 낭포성 섬유증은 전세계에 약 7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자수가 적어 약물 가격도 비쌉니다.

사노피는 한미약품 계약을 하고 다음날인 6일 또다른 빅딜을 발표하는데요. 이번엔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 당뇨병치료제를 가져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미국 렉시콘이 개발하고 있던 SGLT-1과 SGLT-2 저해 계열 약물에 3억달러의 계약금과 14억달러의 성과금, 두자리수의 로열티를 지급한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들렸습니다. 총액 17억달러 규모, 우리돈 1조9414억원으로 역시 한미약품 계약보다는 적네요.

계약금도 3억달러, 우리돈 3426억원으로 한미약품 계약이 앞섭니다. 더구나 이 약물은 현재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까지 와 있어 상업화 가능성이 더 높은데도 말입니다.

다른 자료를 찾아봐도 규모면에서는 한미약품이 압도적입니다. 2013년 릴리는 화이자가 개발하고 있는 만성통증치료제 '타네주맙'의 판권을 획득하면서 19억8000만달러, 계약금 2억달러를 지급했습니다. 이 약은 한동안 임상이 중단됐다 최근 다시 시작했습니다.

보통 업계에서는 계약금을 총 계약규모의 10%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윤택 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실장은 "기술이전 계약금은 마일스톤을 포함한 가격의 약 10% 수준에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번 한미약품 계약규모는 해외와 비교해도 결코 작지 않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상업화까지 가는길 험난...성공하면 개발사 이익 상상초월

앞서 이야기했듯 계약규모가 크다 해도 상업화가 완성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계약일 뿐입니다. 2008년 GSK가 32억5000만달러에 사온 불면증치료신약은 2011년 임상을 중단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해외에 기술이전된 신약후보가 상업화까지 간 케이스는 아주 드뭅니다.

동아ST가 지난 2007년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한 수퍼항생제 '테디졸리드'가 미국FDA 승인을 받은 것이 이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서 국산신약 '팩티브'도 미국FDA 허가를 받았지만,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현지임상을 진행했던 GSK가 중간에 빠지면서 어려움에 처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신약 기술이전 후보가 상업화라는 종착역까지 가는데는 쉽지 않는 여정입니다.

이 여정을 뚫고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원개발사에도 엄청난 이익이 돌아갑니다.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제 '타미플루' 개발에 일조했던 김정은 박사는 2013년 귀국해 언론 인터뷰에서 97년 로슈 기술이전 당시 계약금은 5억달러였지만, 향후 매출의 22%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팔아 지금은 가만히 앉아서 최고 3조8000억원의 연매출을 올렸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빅파마 역량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만약 판매액에 따른 로열티 조건이 좋다면 원개발사의 매출도 많아지겠죠. 한미약품은 이번 사노피와의 계약에서 판매액에 따른 로열티가 두자리수 퍼센트라고 밝혔습니다.

동아ST가 테디졸리드 전세계 판매 로열티로 5~7%를 받는다는 것을 감안할때 한미약품의 계약조건이 나쁘지 않습니다.

부디 한미약품이 이번 기술이전 계약에서 더 나아가 상업화 열매까지 따먹고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내밀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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