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한미약품의 해'…내년엔 누가 주인공인가
- 조광연
- 2015-11-10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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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글로벌 R&D 제약산업 육성, 공은 정부에게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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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한미약품 신드롬이다. 기술 수출에 관한한 2015년은 삼성전자의 해도, 현대자동차의 해도 아니다. 단언컨대 제약회사 한미약품의 해다. 그렇게 불러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R&D로 콧대 높은 다국적제약회사를 상대로 조 단위의 딜을 잇따라 성공시켰으니 말이다. 요즘 한미약품은 일간신문과 방송에 주요 뉴스 소재를 제공하며 대한민국 산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모 신문은 1면 기사로 5조원 기술수출 내용을 내보냈고, 어떤 신문은 시가총액이 포스코를 넘어섰다고 쓰기도했다. 제약산업 100년史에 개별 제약회사 한 곳이 기술수출로 이토록 주목받은 적은 없었다. '우리도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를 가질 수 있다는 꿈과 제약산업은 육성하기에 따라 달러를 벌어들이는 화수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력으로 웅변해준 사례'는 없었다. 한미의 쾌거가 한미를 넘어 산업계의 경사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연이은 기술수출은 한미약품 스스로에게 '글로벌 일류회사로 가는 고속도로에 올랐다'는 무한한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다. 개량신약과 복합신약의 새 영역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R&D의 마력에 푹빠져든 임성기 회장, 출근하면 곧바로 임 회장과 함께 온종일 실험결과와 전략을 놓고 고민하는 CTO이자 CEO인 이관순 사장, 그 뒤를 든든히 떠받쳐온 2000여 임직원들은 이제 제 분야에서 한층 더 높은 자부심을 갖게될 것이다. 오너나 회장, 혹은 최고경영자라는 호칭보다 '기업가(entrepreneur)'로 불리기를 원하는 임성기 회장이라면, 남들이 모두 성공이라고 박수칠 때 자족하지 않고 '새로운 출발일 뿐'이라며 또다른 다짐을 하고 있을 게 틀림없다. 현금인 계약금은 또다른 연구의 종잣돈으로 여길 것이다. 임 회장은 수출한 기술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파트너에게만 일임해 놓지 않고 마일스톤을 관리할 것이며, 임직원들을 독려해 함께 글로벌 신약으로 육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려 할 것이다. 해서 또 하나의 경험으로 축적시켜 놓기를 희망할 터다. 임 회장은 '기업가란 '가시덤불을 헤쳐나가며 길을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는 신약개발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플레이어처럼 보인다.
한미약품의 잇따른 기술 수출은 제약산업계와 정부, 자본시장에 큰 영감을 불어 넣고 있다. 제약산업은 젼형적 R&D 기반산업이라는 점과 R&D는 느릴망정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성과로 전파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은 한미가 3월 일라이릴리에 대형 딜을 했을때부터 제약회사를 연구개발 능력 잣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많은 상장제약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오른 것도 사실이다. 한미가 국내 제약산업의 자본을 크게 늘리는데 기여한 셈이다. 한미는 동급 경쟁자들에 비해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조차 매출액 R&D 비율을 20%까지 높여, 2013년부터 한해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산업계 내부에선 '대단하다' 박수를 치면서도 돌아서서는 '그러다 큰일 나는 것(망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었다. 작년까지 반신반의(半信半疑)였다. 그럴 때도 임 회장은 "신약없인 안된다. 연구할수록 좋은 결과가 자꾸 나오는데 멈출 수 없다"고 일축했다. R&D 성과란 결국 안심도, 등심도 아닌 뚝심 위에 피어나는 한떨기 꽃인지 모른다.
우리나라 제약회사들도 글로벌 R&D 시장에서 충분한 역할이 있음을 한미의 기술수출은 눈앞에서 직접 확인시켰다. 의미있는 메시지다. 이른바 예전 빅파마식 연구, 다시 말해 한해 수조원의 연구비를 쓰고 직접 임상을 진행하며, 마케팅까지 하는 선단 방식일 때라면 국내 제약사들은 여전히 조족지혈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비용 증가와 신약고갈 현상이 호출한 오픈 이노베이션 환경에서는 얼마든 빅파마를 파트너로 삼아 글로벌로 나갈 수 있게 됐다. 이를 한미가 보여줬다. 될성부른 아이디어만 있다면, 국내 제약사들도 R&D 네트워크의 중요 노드(node)가 돼 골리앗과 싸우는 대신 사이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국내 수많은 대학 및 국공립 연구진과 바이오벤처, 제약회사들이 품고 있는 아이디어들도 또다른 빅파마를 만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데 연구진의 아이디어가 좀더 자본이 풍부한 제약회사와 만나 가능성을 높이고, 그런 다음 빅파마를 만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려면 국내 리그, 즉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가 우선 잘 조성될 필요가 있다. 글로벌로 통하는 좁은 문은 한미가 열었지만, 한미 만을 위한 통로는 아닐 것이다. 실제 국내에 크고 작은 제약회사, 바이오벤처, 대학 및 국공립연구소엔 비상을 꿈꾸는 아이디어와 물질들이 선반에 적지 않게 쌓여있다. 제약산업은 대표적인 지식산업이다. 창의력과 응용력 높은 인재가 즐비한 대한민국에 최적화된 산업이라는 평가는 일반적이다. 노바티스와 로슈라는 걸출한 제약사 외에도 특성화된 제약사가 많은 스위스처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느때부턴가 제약산업계에 넘쳐난다. 그렇다고 한다면, 공은 정부에게 넘겨졌다. 건강산업이 불멸의 산업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데다 그간 나라 경제를 끌어온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조선산업의 동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제약산업을 또다른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선택할지 여부는 정부의 몫이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제약산업은 고용의 저수지라고 불릴만큼 고용창출 능력이 크다. R&D 제약산업이 희망이자, 과제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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