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0 00:43:43 기준
  • #제품
  • 제약
  • 공장
  • 비만
  • #침
  • 비대면
  • 신약
  • #실적
  • GC
  • 국회
팜스터디

따뜻한 말로 시작하는 복통 복약지도

  • 데일리팜
  • 2016-01-22 12:14:52
  • [특별기고] 오성곤 성균관대 약대 겸임교수

오성곤 겸임교수
1980년 대 후반을 살았던 서민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가 인기리에 끝났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소품과 세트, 배우들의 의상을 제작하고 복원한 노력으로 그 시대의 정서를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다. 극 중에 약사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그 시절의 약국 풍경이 있다. 동네 어귀에 한 군데씩 자리하던 약국에는 인정 많은 약사가 정겹게 건네는 말 한 마디, 짧은 인사가 더해지는 한 알의 진통제와 한 병의 드링크는 팍팍한 삶의 위로가 되기 충분했다.

약국을 할 때 자주 찾는 환자 중에는 배가 아픈 듯 한 손으로 배꼽 주변을 꾹 누르며 바쁜 걸음으로 약국에 들어와서는 진통제를 찾는다. 증상을 물은 뒤 약을 건내고 정확한 사용 방법을 알려줘야 하지만 한 시도 손에서 놓지 않고 통화 중인 휴대전화 때문에 말 한 마디 건네기 어렵다.

서둘러 계산하고 나가지만 며칠이 지나면 또 비슷한 상태로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온다. 더 이상 이대로 약만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배가 많이 아프신가봐요?"하며 말을 걸었다. 그제서야 눈이 마주친 환자는 잠시 휴대전화를 놓고 자신의 증상을 술술 풀어 놓았다. 매주 회사 미팅이 있는 날이면, 스트레스 때문에 미팅 이후에 배가 꼬이는 듯한 통증을 겪는다고 하소연했고, 그제서야 필자는 복통 부위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복통치료제를 권한 적이 있다.

처방전 한 장을 들고 오는 경우나 이미 제품명까지 정하고 약국을 찾아 진통제나 종합감기약, 영양제를 사가는 경우나 약사에게는 똑같은 환자다. 약에 대해 잘 모를 수 밖에 없는 환자에게 약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복약지도는 환자의 형태를 가리지 않는다. 서면복약지도나 디지털복약지도가 이슈지만 복약지도는 약사와 환자가 눈을 마주한 채 주고 받는 몇 마디 말들에서 시작된다. 그 안에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가 있고 효과적인 약물 사용을 통한 질병의 치료가 뒤따른다. 복약지도가 필요한 흔한 예로 일반인이 복통으로 약을 구입하는 경우를 보자. 많은 경우 복통을 세밀하게 구분하지 못해서 올 때 마다 소화제, 진통제, 제산제 등 찾는 약도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배가 꼬이고' '콕콕 쑤시는' 복통은 경련성 복통으로 분류되는데 그에 맞는 약 복용이 중요하다. 소화 기관의 내장 '평활근'은 스트레스나 자극적인 음식 섭취 등으로 인해 긴장하거나 불규칙적으로 수축하게 되면서 복통을 일으킨다. 이러한 경우 복통의 원인이 되는 평활근에 직접 작용해 경련을 멈추는 진경제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진경제는 경련이 일어나는 부위에 작용하여 단순한 통증의 경감뿐 아니라 통증의 원인 일 수 있는 경련까지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이다. 생리통도 자궁 평활근이 경련을 일으켜 나타나는 통증이기 때문에 진통제만 복용하기 보다는 진경제를 함께 복용하면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진경제로는 일반의약품인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부스코판'이 있다. 복용 후 15분 만에 증상이 완화되는 빠른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약품으로, 진통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을 함유한 '부스코판 플러스'는 진경 작용과 더불어 진통작용도 함께 가지고 있다.

동네 사람들의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던 약국의 모습은 기억 속에 아련히 남아 있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가 사람의 판단을 좌우하고 하루가 다르게 바빠지는 요즘 세상에 그런 약사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약사의 복약지도는 책임이자 고유 영역으로 남아있다. 짧은 눈맞춤으로라도 환자와 교감하고 증상 청취로 환자에게 적합한 약품을 권할 수 있는 따뜻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