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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약사가 갑자기"…동료도 못믿는 개업시장

  • 김지은
  • 2016-01-29 12:30:06
  • 약사간 속고 속이기...브로커, 계약 파기에도 중개비 요구

약국 매매 방법은 가지각색, 무엇하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다. 모든 부동산 거래가 그렇지만 정보가 한정돼 있는 약국 거래는 더욱 위험하다.

흔한 방법 중 하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약국 매매다. 정보는 다양하지만 매물 검증이 쉽지 않고 노출이 된 만큼 경쟁이 심할 수 밖에 없다. 항상 컨설팅을 가장한 브로커 함정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단 점도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지인 소개나 동료 약사를 통한 거래는 비교적 검증된 물건으로 컨설팅 비용 절약이 가능하지만 정보가 제한돼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가 쉽지 않다.

여기 최근 벌어진 두가지 사례를 통해 약국 거래의 어두운 현실을 들여다 본다.

"믿었던 반장 약사와 삼자대면까지"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김 모 약사는 최근 세상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사건의 시작은 3개월 전이었다. 약국에 있던 그에게 한통의 문자 메시지가 전송됐다. 약국 매매 관련 메시지에는 익숙한 약국 이름이 적혀있었다. 마침 아내의 약국 자리를 찾던 김 약사는 그 길로 그 약사에 전화를 걸었다. 같은 반회 반장 약사였다.

반회에서 반장, 총무로 지내며 친분을 쌓아왔던 만큼 반가운 마음에 계약이 가능하면 그 자리를 잡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장은 계약하겠단 약사가 있어 어려울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마음을 접었다.

며칠이 지나 다시 연락이 왔다. 계약이 가능하면 시도해보자는 말에 반가움이 앞섰다. 안정된 처방건수를 보장하는 자리였던 만큼 단번에 계약을 결심했다. 수억대 권리금이 부담도 됐지만 그 정도 금액을 요구할만한 자리라고 생각하고 동료 약사를 믿었다.

하지만 약국을 오픈한지 한달도 채 안돼 김 약사는 하늘이 노래졌다. 바로 옆에 또 다른 약국이 개설 준비 중이란 사실을 알았기 때문. 사실상 약국 한곳이 들어오면 지금 약국 자리 매출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동료를 믿고 싶었지만 주변 상가는 물론 환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기대는 실망으로 바꼈다. 반장 약사는 약국을 넘기기 전부터 옆 약국 계약이 임박하고, 완료됐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단 것이다. 재차 따져묻는 과정에서 다른 상가 주인과 3자 대면까지 했다.

끝내 권리금 일부 반환을 요구했다. 재차 거절하는 반장 약사에게 소송까지 불사하겠단 입장까지 전했다. 그동안 얼굴을 보며 어려운 일을 나누고 서로를 보듬어 왔던 동료도 약국 거래 앞에선 철저히 등을 돌렸다.

법적 다툼을 예고하고 약사회에 사실을 알린 후에야 도의적인 책임 차원에서 권리금 일부 를 돌려주겠단 답변이 왔다. 하지만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의 건넌 후였다. 더 이상 반장, 총무로 지내며 친분을 쌓았던 동료는 그 자리에 없었다.

"갑 행세 더는 못봐"…브로커와 소송전

최근 인천의 이 모 약사는 컨설팅 업자와의 법적 다툼을 준비하고 있다. 분양, 매매를 두고 하는 법정다툼은 인수자가 전적으로 불리하단 것도 알지만 자신이라도 선례를 만들고 싶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지난해 초 한 약국 전문 브로커 통해 현재 운영 중인 약국장에게 가계약금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와 별도 계약서를 쓰거나 금전 거래는 없었다.

얼마 지난지 않아 해당 브로커는 건물주와 협의가 되지 않는다며 계약 성사가 어렵다는 통보를 해 왔고, 결국 계약은 파기됐다. 약사는 기존 약국장을 통해 계약금을 회수했다.

나홀로 약국을 운영하며 끼니를 챙겨 먹을 시간도 없는데 한달 가까이 계약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갰던 게 화도 났지만 운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고 참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다. 우연히 지역 부동산을 통해 그 자리가 등록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약사는 부동산 중개를 통해 지금의 약국 자리를 계약했다.

그러던 중 약국으로 내용증명서가 한통 날라왔다. 상대는 예전 브로커였다. 계약 파기를 통보했던 브로커가 약국을 찾아와 중개 수수료 지불을 요구해 거부하니 결국 내용증명을 약국에 보내온 것이다.

그냥 넘기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순진하고 시간이 부족한 약사들의 심리를 악용하는 브로커들의 행태를 두고봐서는 안될 일이라고 결심했다.

이 약사는 현재 브로커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다. 다른 약사들이 자신과 같은 억울한 사례를 겪지 않도록 끝까지 브로커와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부르는 게 값인 약국 자리 브로커 수수료에 경종을 울리고 또 다른 약사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힘든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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