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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일본 일반약 인터넷 판매허용이 획기적 규제 개혁?

  • 최은택
  • 2016-02-26 06:14:55
  • KIEP 보고서..."한국도 의지 갖고 추진할 만한 분야"

[저성장시대 일본 정부 규제개혁 연구]

정부 국책연구기관이 일본과 마찬가지로 일반약 일반 소매점 판매와 인터넷 판매 허용을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내놔 주목된다.

또 의료영리화나 원격의료는 제도상 보완책을 강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정책보고서인 '저성장시대 일본정부의 규제개혁에 관한 연구(김규판·이형근·이신애)'를 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연구원이 발간된 책자로 보도자료 배포 전에 지난달 '정책연구 브리핑'에서 소개하기도 했다. 같은 보고서를 이번에 다시 환기시킨 셈이다.

이 보고서는 아베 내각의 규제개혁 성과와 한계를 조명한 뒤 한국정부에게 제공하는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했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핫' 이슈인 의료, 노동, 농업 등 3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규제개혁 성과로 혼합진료 확대 등 거론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아베 내각의 의료분야 규제개혁 성과로 '일반용 의약품 인터넷 판매', '재생의료 제품 승인제도 개선', '혼합진료 확대', '지주회사형 의료법인 설립허용' 등을 거론했다.

이 중에서도 '일반용 의약품 인터넷 판매허용'과 '첨단 의약품·의료기기·재생의료' 제품과 관련한 잇단 규제개혁 조치들은 주목해야 할 성과라고 했다.

연구진의 일본정부 의료분야 규제개혁 분석과 평가는 이렇다.

◆일반용 약 인터넷 판매=일본 정부는 2003년 11월 약사법을 개정해 1만개 이상의 일반용 의약품 인터넷 판매를 허용했다.

연구진은 "이런 조치는 2009년 시행된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드럭스토어에서 처방이 필요없는 일반용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정책과 함께 소비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확대해 소비자 후생을 중대시킨 획기적인 규제개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환자 세포 배양·가공, 기업에 위탁 허용

◆첨단 의약품·재생의료=일본 정부는 같은 해 같은 달 국회를 통과한 재생의료법을 통해 재생의료를 실시하는 의료기관이 환자로부터 채취한 세포 배양이나 가공을 기업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규제개선으로) 의료분야 산·학연계 클러스터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본 내에 형성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같은 달 역시 국회를 통과한 약사법에는 재생의료 제품의 조건·기한부 승인제도가 명시돼 있다.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면 판매처를 의료기관으로 한정하고, 판매기간을 원칙상 7년 이내로 제한하는 조건에서 재생의료 제품의 승인을 활성화하는 내용이었다.

연구진은 "(일본정부의) 이런 법제화 노력이 첨단 의약품·의료기기·재생의료 제품의 조기 실용화로 연결됐다"고 평가했다.

2015년 4월 일본 후생성은 '선구적 심사지정 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는 자국 내 미승인 첨단 의약품 등의 심사기간을 통상기간인 12개월보다 절반을 단축한다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일본 내 의약품 등의 개발과 심사 지연문제를 해소하고, 신약개발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개혁 속도 가장 더딘 병상규제

◆혼합진료·병상규제=의약품 등과는 달리 의료 규제개혁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거나 진척되지 않고 있다.

연구진은 일본의 규제개혁론자들이 2000년대 들어서 주장한 규제개혁 요구사항은 혼합진료 전면허용, 병상규제 폐지, 의료영리화, 원격의료 허용 등이 대표적인데 아직 법제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혼합진료의 경우 2015년 의료법개정으로 '환자신청요양제도'가 도입돼 확대되기는 했지만, 전면적인 허용단계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병상규제는 속도가 더 느리다.

연구진은 일본 규제개혁위원회가 2013년 11월 인근병원과 통합할 경우 병상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이런 내용의 의료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2015년 9월 현재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주회사형 의료법인 설립 허용됐지만

◆의료영리화·원격의료=연구진은 '의료영리화', 다시 말해 기업의 의료기관 경영허용은 이미 과잉공급 상태인 병원의 통·폐합이나 M&A, 자본협력, 그룹경영화를 도모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규제개혁론자들이 주장해 왔지만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는 분야라고 했다.

2015년 9월에는 복수병원이나 진료소, 간병시설을 통합 경영하는 '지주회사형 의료법인(지역의료연계추진법인)' 설립을 허용하는 의료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주회사 법인설립에 주식회사와 같은 영리법인의 참여를 금지하고, 이해관계가 있는 영리법인의 임직원은 지주회사의 임직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제와 함께 잉여금 배당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의료 영리화와 거리가 멀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또 원격의료 허용의 경우 아베 내각이 2015년 6월 제3차 규제개혁실시계획을 통해 추진방침을 밝혔지만, 같은 해 9월말 현재 법제화 움직임은 없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원격의료 보급이 미진한 이유를 소개했는데, 한국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의사 진료행위에서 원칙상 대면진료를 요구하는 의료법 규정이 있고, 진료보수 산정 때 재진요금(72점, 720엔)만 산정할 수 있게 해 인센티브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도시에서는 원격의료를 질 낮은 의료서비스로 인식하거나 의료기관이 원격의료로 환자이탈을 우려하는 경향도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의료영리화-원격의료는 제도 보완하면서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일반용 의약품에 대한 일반소매점 판매허용, 인터넷 판매허용 등과 같은 일본정부의 규제개혁은 우리에게도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규제개혁이라는 점에서 의지를 갖고 추진할 필요성이 높은 분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재생의료 등 첨단의료 분야의 산·관·학 연계 강화에 필요한 규제개혁이나 첨단 의약품 등의 승인 간소화와 같은 규제개혁에 일본이 주력하고 있는 점도 우리 실정에 맞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다만 "의료 영리화나 원격의료 허용 등은 단순한 규제완화가 아닌 규제개혁이라는 관점에서 제도상 보완책을 강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좁쌀식' 규제개혁 아닌 덩어리규제 발굴해야

한편 연구진은 총평에서 "일본정부는 의료, 고용, 농업 등 중점분야에서 법제화를 통한 규제개혁에 비교적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 특히 서비스산업의 규제개혁이 부진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 교육, 금융, 관광, 소프트웨어 등 5대 서비스분야 규제개혁에 더욱 집중하고, '좁쌀식' 규제개혁이 아닌 덩어리 규제를 발굴해 규제개혁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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