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다한 연구라면 OK…'딜'은 경영진이 진두지휘
- 조광연
- 2016-03-03 06: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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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 스터디 | 한미약품 R&D 문화, 무엇이 남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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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순 대표는 최근 각계 요청을 받아 '한미 R&D의 방식과 전략'을 간증하듯 전파하고 있다. '얼마전 있었던 식약처-제약회사 CEO 간담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한미 R&D는 끊임없이 '남들과 다른가? 남들보다 빠르고 빠르게 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출발한다.
단계별로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오면 즉시 세계 시장에 내놓고 관심을 끌어 모으며, 더 나은 결과가 진척될수록 이를 상업화하기 위한 경영진의 발걸음도 빨라진다.
터닝포인트가 될 의사결정은 한발먼저 맥점을 짚고 있는 임성기 회장이 빠르게 결단한다. 한미엔 그들만의 뚜렷한 R&D 문화가 있다. 이 대표 발표를 근간으로 특이점을 짚어본다. ▶한미약품 방식(Hanmi Way) =한미약품 연구개발(R&D) 방식은 '차별화, 속도전, 도전정신, 책임한계분리와 이원화, 인내심(기다림)' 등 5가지로 요약된다.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차별화는 한미약품의 DNA다. 다른 기업들이 21세기 포스트게놈시대를 대비해 대장균을 활용한 단백질 발효, 동물세포 배양을 연구할 때 한미는 1994년부터 대략 10년간 앞발 더 내딛어 '흑염소 메디'로 대표되는 형질전환 동물연구를 진행했다. 다른 시도였다.
동물연구로 차별화를 꾀한데는 고수율로 단백질을 얻을 가능성이 있고, 형질전환 동물만 만들면 추가 투자없이 연속해 단백질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 때문이었다.
또 생산 가격을 대폭 낮출 가능성과 동물에서 생산된 단백질이 무엇인가 차별성(예를 들면, 당쇄화 패턴의 차이)을 가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결과는 실패였지만, 2015년 대박을 친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의 마중물이 됐다. 바이오 연구의 끈을 이어주고 지평을 넓혀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남보다 빨라야 한다'는 속도전 역시 한미 R&D의 근간으로 차별화 연구를 더 빛나게 만드는 정신이다. 작년 약 4조8000억원의 기술수출을 이끈 퀀텀 프로젝트 기반기술인 '3세대 렙스커버리'는 남들이 2세대 Pegylation 방법에 열중할 때 이를 건너뛰는 차별화와 속도전이 이끌어낸 결과물이다. 2004년 시장에 출시한 CCB계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의 탄생도 따지고보면 속도전이었다. 특허로 보호되던 화이자제약 노바스크를 개량신약으로 넘어선 것도 속도 문화가 낳은 결과물이다.

임성기 회장, 의사결정 맥점 임원보다 먼저 알고 고민...속도전 원천
'최선을 다한 실패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않는 것'도 한미 R&D 문화의 독특한 점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임 성기 회장처럼 하지 않는다면, 임원들은 돌아가는 상황을 최고 의사결정권자에게 일일이 설명하면서, 오너의 의사결정을 도와야 하는데, 임원이 자신의 자리를 걸고 '가야만 하는 길'을 강하게 어필하기는 힘들다. 한미엔 '최종 책임을 임 회장이 진다'는 묵계가 형성돼 있다. 형질전환 동물연구는 접었지만 책임을 진 사람들은 없었다.
연구를 중단한 이유는 균일한 품질의 형질전환 동물을 얻는데 실패하고, 특히 단백질이 어느정도 발현되면 독성있는 물질로 작용, 더이상 수율을 올리는데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더 결정적 난관은 바이러스가 없는 동물을 만들고 관리하는 게 큰 장애물이었다.
형질전환 동물연구는 임성기 회장과 연구 관련 임직원들이 함께 비싼 수업료를 내고 불가능을 직접 확인했다는 선에서 끝났다. 그런데 '비싸게 배운 실패'는 랩스커버리 연구의 시발점이 됐고, 결국 성공의 단초가 됐다. 만약, 연구실패를 문제 삼는 문화가 지배했다면, 형질전환 동물연구는 안되는 줄 알면서도 적어도 4~5년 더 이어졌을지 모른다. 연구원 등의 생존기간이 프로젝트 기간 만큼인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교훈을 토대로 랩스커버리 연구를 해보자는 새로운 제안도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책임의 이원화도 눈에 띈다. 한미 R&D 문화에는 '우수한 R&D 결과물은 연구진의 책임'이며, 이 'R&D 결과물의 가치 극대화는 경영진 책임'이라는 뚜렷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딜은 경영진이 진두지휘한다.
인내심을 갖고 연구 결과물을 기다려주는 문화도 한미 R&D 문화의 중심이다. 당뇨 퀀텀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나오는데 13년 걸렸고, 작년 초만해도 빅파마가 과연 이를 사갈지 의구심이 컸었다. 주변에선 과도한 R&D 투자로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설왕설래도 적잖았다. 그래도 한미 경영진은 기다릴 줄 알았다. 해서 연구진은 흔들리지 않고, 연금술사처럼 연구의 순도를 높이며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한미의 R&D 전략 =근간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의 자원을 끊임없이 수혈하되, 4개분야 치료영역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당뇨, 비만'과 신 화합물을 통한 '종양, 면역'의 타겟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축적된 제제기술로 가치를 높이는 개량신약, 복합제 등을 소위 캐시카우로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왜, 한미는 국산신약을 내지 않았을까? 한미는 신약에 관한한 처음부터 글로벌 신약을 타깃팅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역시 속도전을 감안한 탓이다. 국산신약으로 허가를 받아도 결국엔 글로벌 임상 등 개발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다고 본 것이다.
한미는 초점을 글로벌에 맞춘 만큼 임상, 사업개발(BD), 규제(RA), 의약품품질(CMC) 분야의 다국적 인재 모집과 당뇨와 종양분야의 올바른 개발경로 상담을 위한 글로벌 자문단을 조성해 전문인력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데이터를 생산, 인정받으려면 개발경로를 정확히 하는 게 시간 단축의 핵심이라고 한미는 판단한다.
▶파트너를 향한 러브레터 =우선 매년 1월 둘째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행사를 적극 활용한다. 회사 프리젠테이션, 주요 파트너링 회사 경영진과 미팅에 주력하고 있다. 6~7년전이관순 사장이 직원들을 이끌고 참석했을 때, 갈곳도 만날 사람도 없어 쓸쓸히 직원들끼리 저녁을 먹었다고 한다. 이젠, 주요 빅파마와 식사 스케줄이 꽉 잡혀있다. 2015년 1월 이관순 사장은 하룻밤에 3번 저녁을 먹었으며, 이해 기술수출을 성공적으로 한 후 참석한 올해 임성기 회장은 명사 대접을 받았다.
5월이나, 6월에 열리는 바이오 US, 11월 개최되는 바이오 유럽엔 꼭 참여해 기존 파트너나 신규 파트너와 짧은 미팅을 가지며 관계를 증진시키는 기회로 삼는다.
주요 학술대회는 빼놓지 않고 참석한다. 당뇨 대사질환 발표가 이뤄지는 ADA, EASD나 종양관련 AACR, ASCO, ESMO 등이다. 전임상 및 임상시험 데이터를 발표하고 주요 파트너와 학술 및 비즈니스 미팅을 갖는다. 전임상 자료부터 새 연구결과가 나올때마다 업데이트 자료를 내놓으며, 주의를 끈다.
▶파트너 선택시 핵심 기준=제일 중요하게 보는 점은 물건(에셋)의 잠재적 가치를 극대화시켜 줄 수 있느냐다. 해서 파트너의 조건은 개발과 상업화 능력이 있는지, 성공 사례를 통해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갖고 있는지, 최우선 순위에 놓아줄 만큼 포트폴리오 궁합이 맞는지를 중시한다.
업무에서 케미스트 여부도 따져본다. 토론과정에서 긍정적 상호작용이 가능한지, 서로 이해하기 위한 의지와 개방성, 지속적인 파트너십 사례를 갖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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