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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고가약, 손해보는 유통업체 '한숨'

  • 정혜진
  • 2016-05-30 06:14:51
  • '소발디'·'하보니' 등 초고가약..."유통마진 박해"

엄태응 약업발전협의회장
지난 1일 C형간염치료제 ' 소발디', ' 하보니'가 출시되자 제약업계는 물론 유통업계, 약국 모두가 술렁였다. 약물의 효과와 파급력과 함께 28정에 750여 만원, 999만원이라는 엄청난 보험가 때문이다.

가장 먼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유통업계. 비싼 약물인 만큼 위험부담이 크고 관리 비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마진은 3%대로 너무 낮아서였다. 당장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왔다.

주요 종합유통업체 모임인 약업발전협의회(회장 엄태응, 이하 '약발협')는 27일 유통협회 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낮은 유통마진에 이의를 제기했다.

약발협은 '하보니'가 글로벌 판매순위 2위를 기록하는 블록버스터 약물인만큼, 앞으로 국내에서도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유통업계는 마진 문제를 해결해놓지 않으면 업계 전반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엄태응 회장은 "가격이 높으니 10개 팔아 1억 매출을 올릴 수 있지 않냐는 말은 유통마진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한 품목을 출하하면 오히려 몇만 원 손해가 된다. 유통 과정에서 하나라도 소실되면 당장 1000만원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리어드의 '소발디'와 '하보니'는 쥴릭파마코리아가 판권을 획득, 다른 유통업체에 공급한다. 쥴릭 직거래 약국을 제외하면 보통 유통 과정 2단계를 거쳐 약국에 배송되는 셈.

실제 약발협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의 '소발디' 보험가는 757만8368원. 쥴릭을 제외한 여타 종합도매에 들어오는 마진은 3%로, 22만7351원이다.

그러나 유통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과 카드수수료 3.8%에 해당하는 28만7978원을 생각하면 업체는 오히려 6만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엄 회장은 "유통업체들은 금융비용 1.8%, 카드수수료 평균 2%, 인건비 2.1%, 물류비용과 일반경비 2.5%, 법인세 0.4% 등 고정지출 비용만 8.8%에 달한다"며 "협회는 예전부터 8.8% 이상이 적정마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소발디'와 같은 초고가·초저 마진 제품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국 사례와의 비교를 제시했다. 다국적사들은 같은 제품임에도 유독 한국만 턱없이 낮은 마진 정책을 편다는 것이다.

엄 회장은 "일본은 카드결제가 없다. '거치 개념'도 없어 대부분 의약품을 현금으로 결제한다. 회전기일 90일 조건에 3%의 2배 이상의 유통마진을 지급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유통마진을 합리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맹호 약발협 고문은 "한국 유통시장만 비정상적으로 왜곡됐는데, 이는 한국 시장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쥴릭의 독점공급 판권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엄 회장은 "이미 유명 제품으로 마케팅이 필요 없는데도 쥴릭이 굳이 독점판권을 받아 유통마진을 턱없이 줄여놓았다"

이용배 경동약품 대표는 "희귀약, 고가약은 취급하는 도매가 많지 않으나, 모든 약국과 병원과 거래하는 종합도매들은 이런 제품을 외면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유통하고 있다"며 "특히 다국적사들은 유통과의 협조가 아니라 '몇몇 도매만 접촉하면 된다'며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동원헬스케어 현준재 대표는 "'소발디' 등은 직접유통이 아닌 총판 형식을 택했는데, 제품을 직접 받는 업체는 혼자 성공하지만 도도매로 약을 받아야 하는 유통업체들은 불합리한 마진구조를 감당해야 한다"며 "유통업체를 같이 일하는 파트너가 아닌 하위업체로 생각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수수료를 두고도 약국과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유통업체들이 제품을 기피하기 시작하면 의약품의 환자 접근성은 떨어지게 되고, 결국 피해는 환자들이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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