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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인, 숭고한 일 만큼 존경받기를"

  • 최은택
  • 2016-05-30 06:14:53
  • 19대 만료와 함께 국회 떠나는 문정림 의원

국회의원이 단 1회, 4년간의 의정활동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다른 욕심도 있겠지만 완성하지 못한 과제와 목표 때문에 연임에 실패한 국회의원들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19대 국회 4년간 대표발의 법률안 73건. 이중 53건(73%)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9대 국회의원 중 가결율 1위. 해외출장으로 인한 2번의 불출석 외 4년간 본회의 사수로 본회의 출석률 99%, 비례대표 국회의원 중 1위.

초선 비례대표이면서도 원내 부대표와 원내대변인으로 원내대표단 두 번 참여. 메르스 사태 당시 국회 특별위원회 여당 측 간사. 건강보험부과체계 당정협의체 간사. 국제보건국회의원포럼 추진 간사.

법률소비자연맹과 270개 시민단체 4년 의정평가서 전체 국회의원 중 3위. 역대 최악의 국회라고 평가받은 19대 국회에서 일간지와 방송 등 각종 언론이 국회를 떠나는 '아쉬운 국회의원'으로 주목한 인물.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19대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 29일 임기 만료와 함께 국회를 떠난 #문정림(56, 재활의학과) 전 의원에 대한 이야기다. 문 전 의원은 의정활동과 관련, "아쉬움이 조금은 남는다. 하지만 후회나 서운함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 전 의원과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간 일문일답이다.

-19대 국회 의정활동을 가장 잘 한 의원 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소회가 적지 않을 것 같은데?

=국회의원의 4대 의무가 입법, 예산심의, 정부견제, 의원외교활동이다. 4대 의무 모두 충실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입법활동이 가장 중요하다. 나름 최선을 다했고 후회없다.

대표발의한 법률안 73건 가운데 53건이 가결됐다. 처리율 73%로 19대 국회 전체 의원 중 1위였다. 19대 국회의원의 의원입법안 처리율은 1인당 평균 34%다. 정부입법안을 포함시켜도 가결율은 40% 초반 수준이었다.

-법률안 발의건수도 많았지만 발의 법률안 처리율 1위를 기록한 비결이 있나?

=대표발의 법률안이 저보다 많은 의원들도 있었다. 제가 가결율이 높은 이유는 아마도 법률안을 꼼꼼히 준비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정 이슈에 맞춰 급작스레 발의한 법률안은 거의 없었다.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간 준비해 법률안을 발의했다. 관련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고 현장조사, 정부와 정책협의, 토론회 등을 거쳐 만들어진 결과물들이었다.

한마디로 법률안 발의 당시부터 상당부분 조율이 됐기 때문에 그만큼 가결률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의사출신 국회의원이 의사협회나 병원협회 의견을 그대로 반영해 법률안을 만들었다면 아마도 객관성을 의심받고 처리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율였다. 의료계 뿐 아니라 정부, 국민,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다.

보건의료 전문지 도움도 컸다. 보통 어떤 사안을 들여다보기 위해 6개월에서 1년치를 정리해서 한꺼번에 봤다. 예산이 필요한 법률안의 경우 법안을 발의하기 전에 미리 관련 연구용역비용을 예산에 반영하도록 했다.

-하나 같이 다 애정이 많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 또 처리되지 못해 아쉬운 법안을 꼽는다면?

=4년간 5건의 제정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다른 법률도 다 공을 들였지만 특히 제정법안이 기억에 남고 아쉬움도 크다. 장애보건법, 심뇌혈관질환예방관리법,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법, 법의관법 등이 그것인데, 이중 3건의 제정법안이 통과됐다.

심뇌혈관질환예방관리법의 경우 기재부도 그렇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제시됐다. 막판까지 허들이 많았다. 법사위 위원들을 설득하고, 법사위에 직접 나가 직접 챙길 수 밖에 없었다.

질환은 크게 감염성질환과 비감염성질환으로 나뉜다. 비감염성질환 중 중증도와 진료비 측면에서 중요한 질환은 암, 치매, 희귀난치질환, 심뇌혈관질환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은 사망원인과 진료비 순위에서 수위를 다툰다. 암에 이어 독립된 법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가령 뇌졸중이 발생하면 환자들은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으로 오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러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명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장애를 입을 수 있다. 지역에서 질 높은 센터를 만들어 이런 환자들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 심뇌혈관센터 지원사업은 복지부가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1기 시범사업으로 종료될 위기에 있었다. 다행히 국회활동을 하면서 2기로 사업이 이어지도록 했고, 대상 센터와 지원예산도 더 늘렸다. 이를 토대로 이번에 별도 법률까지 마련됐으니까 앞으로는 법률에 근거해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정법률안 중 법의관법과 나눔기본법이 통과되지 못한 건 무척 아쉽다. 법의관법안은 법의학의 절차와 내용 등을 다루는 중요한 법률안이었는데 법사위 소관 법률이어선 지 심사조차되지 않고 폐기됐다. '죽은 자들을 위한 의학'인 법의학에 대한 관심과 함께 다시 다뤄져야 할 법률안이다.

나눔기본법의 경우 오해와 선입견이 장애요인이었다. 시민단체와도 충분히 의견을 조율했지만 야당 측 일부 의원들이 고액기부자들에게 특혜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해 발목이 잡혔다.

-앞서 언급하셨지만 19대 국회에서 토론회를 가장 많이 한 의원이다. 아마도 이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기 힘들 것 같은데. 토론회에 공을 들인 이유가 있나?

=현안이 있을 때마다 심층적으로 사안을 들여다보고 토론을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국회 토론회의 '여왕'이라고 부르더라. 4년간 70회 정도 했다. 대부분 대표발의한 법률안과 관련된 공청회나 토론회였다. 법률안 발의를 위해서는 전문가 의견을 듣고, 국민과 관련 단체 등의 객관적인 의견을 들은 다음 종합적으로 조율에 나섰다.

토론회가 입법의 기초이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보좌진들도 고생이 많았다. 감사한다.

-실손보험 심사위탁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적 감시해왔다. 어떻게 정리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공보험 관리 주체 중 하나인 심사평가원이 민간보험 심사를 위탁받는 건 적절치 않다. 만약 심사평가원이 위탁 심사하면 건강보험과 같이 재정절감 쪽으로 실손보험 심사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민간보험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가입자, 즉 일반국민의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 의료계도 이런 부분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의료 심사 전문기관으로서 심사평가원이 욕심을 낼 수 있는 영역이지만 가입자인 국민입장에서 신중히 바라보길 바란다.

-약가제도에도 관심이 많았다. 시급히 손질 필요한 제도를 꼽는다면?

=쟁점은 명확하다. 국민에게 필요한 약이 적절한 가격으로 신속히 공급될 수 있느냐. 또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느냐. 여기다 건강보험 제도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재정적 측면도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춰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동안 지나치게 건보재정 측면에서 약품비 절감에만 관심을 가져왔던 게 사실이다. 다행히 최근엔 해외로 수출하는 신약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 지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

정부는 제약이나 의료를 산업으로 인식하면서도 현장 목소리보다는 재정에 더 관심이 많다. 이런 게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 지 앞으로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약가제도의 경우 5개년, 10개년 계획을 내놓고 목표만 얘기했지 구체적인 전략이 부재했다.

또 위험분담제도 도입을 통해 암이나 일부 희귀질환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있지만 난소암 등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환자들도 많다. 특히 위험분담약제에 경제성평가를 의무화하는 건 불합리하다. 신속히 손질되길 바란다.

-의과대학교수, 의협 대변인, 정치인. 다음 모습은 뭔가? 향후 거취는?

=대학교수, 의협 대변인, 국회의원을 거치면서 보다 폭 넓은 식견을 갖게 됐다. 20대 국회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사실 아쉬움은 좀 있다. 하지만 서운한 건 없다. 몇몇 곳에서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분간은 좀 쉬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그런 다음 19대 4년간의 일들과 경험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보건의약계 종사자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

=항상 국민건강을 위해 애쓰는 보건의약계 종사자들께 감사드린다. 19대 국회 4년간 무한 신뢰를 보낸준 데도 깊이 감사하고 있다. 의사출신, 의협출신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큰 일이 있을 때 마다 모든 보건의료단체의 격려와 조언이 있었다.

앞으로도 직역간 일부 갈등이나 충돌이 있어도 국민입장에서 잘 대처하고 조정해 나가길 바란다. 보건의료인은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존경받았으면 좋겠다. 사회전체가 전문가에게 공신력을 요구한다. 그에 맞게 신뢰를 쌓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저도 국회 밖에서 전문가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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