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줄 아는 화이자, 진화는 계속된다"
- 어윤호
- 2016-06-20 06: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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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수평 조직문화 강화…글로벌사 부정 인식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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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는 이 바닥에서 놀 줄 아는 플레이어다. 세계 1위를 다투는 공룡 제약사라는 타이틀을 떠나, 이기는 법을 아는 느낌이다.
한국법인 역시 잘 나간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해(2014년 12월~2015년 11월)에 6474억2633만원의 매출액을 기록, 글로벌제약사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원동력은 '진화'다. 이 회사의 상징은 더이상 '리피토', '비아그라' 등 일부 블록버스터 품목이 아니다.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은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 포함 후에도 지배적인 점유율을 지켜냈으며 사실상 애물단지였던 금연보조제 '챔픽스'는 정부의 금연정책 바람을 제대로 탔다.
TNF-알파억제제 '엔브렐'로 쌓아온 류마티스관절염 시장의 역량에 먹는약 '젤잔즈'가 힘을 더했고 출시 후 혈우재단 입성 문제로 애를 먹던 혈우병치료제 '진타'도 얼마전 재단 산하 병원에서 첫 처방이 시작됐다.
BMS와 연합으로 론칭한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 New Oral Anti-Coagulant) '엘리퀴스'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특허만료 의약품 '리피토'의 회춘은 말 할 필요도 없겠다.
같은 투수라도 어느 팀에 소속됐느냐에 따라 승수가 달라진다. '약이 좋아서'인 것도 맞지만 화이자가 강팀인 것도 있단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화이자는 얼마전 새로운 수장, 오동욱 대표(47)를 맞이했다. 백신사업부문을 이끌며 프리베나13의 성공을 견인한 그가 이제 한국법인의 총지휘를 맡았다. 이동수(55) 전 대표는 혁신제약사업부문 아시아클러스터로 영전했다.
조직내 한국법인, 한국인 리더의 역할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화이자, 데일리팜이 오동욱 사장을 만나봤다.
-취임한지 6개월 가량 지났다.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
선임 초기인 만큼 소통에 주력했다. 물론 계속 근무했었기 때문에 잘 아는 임직원들도 있겠지만 대할 기회가 없었던 이들도 있다. 어떤 리더십을 갖고 있고 경영 철학을 갖고 있는지 알리려 노력했으며 그들이 나에 대해 기대하는점 역시 경청했다.
제약업계의 리딩기업으로써 평판, 공헌을 지키고 조직의 역량이 진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 2년간 백신사업부를 맡았었던 것은 맞지만 사실 2007년 화이자에 입사해서 스폐셜티 사업부를 맡았었다. '엔브렐', '베네픽스' 등 제품을 관리했었다. 즉 되레 GIP 사업부가 익숙한 부분도 있다.
또한 GIP의 역할은 회사 차원에서도 중요도가 크다. 글로벌 빅파마의 가장 큰 역할은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이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적으로 기대와 포부가 크다.
제약 마케팅의 꽃은 단연 신약 아니겠는가.(웃음)
-사업부 얘기가 나온 김에, 조직 얘기를 듣고 싶다. 화이자는 무엇보다 독립적인 사업부 체제가 확고한 제약사인데, 특별한 강점이 있다고 보는가.
화이자도 그렇고 예전에 제약사들은 전반적으로 한 두 품목의 블록버스터가 전체 회사의 성장을 견인했던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경쟁품목이 재빠르게 진입하고 특허장벽도 훨씬 낮아졌다. 생존을 위해서는 품목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이같은 측면에서 수평한 사업부체제는 중요하다. 각각의 사업부가 독립적으로 소속 제품군을 관리함으로써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예산의 편중현상도 완화된다.
환자측면에서 보더라도 사업부체제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제약사가 매출규모가 큰 제품에만 주력하면 치료제 접근성이 떨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업부체제는 환자 중심의 조직이기도 하다.
사업부 체제의 강화는 비단 화이자 만의 기조도 아니다.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미 조직 개편을 통해 체제를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언급한대로 화이자는 몇년에 걸쳐 제품의 다양화를 이뤄냈다. 그런데 파이프라인의 다양화로 인한 마찰도 있을 듯하다. 실제 신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화이자가 바이탈스(제네릭사업부)를 출범했던 것, 엔브렐과 젤잔즈가 사실상 경쟁관계라는 점 등 사례가 있는데.
좋은 지적이다. 당연히 내부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마찰이 있을 수 있다. 다만 화이자는 이부분에 대해 확실한 지침을 갖고 있다. 바로 '더불어 건강하게'라는 슬로건이다.
회사의 제품끼리 충돌이 일어날 때는 어떻게 하면 의료진과 환자에게 비용효과적이고 적합한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환자마다 처한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이같은 차원에서 제품 간 충돌은 되레 장점이 될 수 있다.
같은 류마티스관절염 약제라 하더라도 젤잔즈가, 혹은 엔브렐이 더 적합한 환자는 분명 존재한단 얘기다. 제네릭 비즈니스 역시 일맥상통한다.
-제품을 담당하는 PM(Product Manager)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할 것 같다.
당연히 PM은 담당 품목의 매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고 사업부 간 소통이 필요하다. 회사 전체와 사회를 생각할때 더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GIP 사업부에서 내놓은 진타와 젤잔즈는 각기 영역에서 특장점을 갖춘 신약들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보험급여 등 특정 상황에 의해 처방 장벽이 있는데,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약은 소비자인 환자가 있지만 그 선택을 대신하는 의사가 있고 또 비용을 지불하는 정부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약을 공급하는 제약사 입장에서 이해관계자(Stakeholder)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진타와 젤잔즈 같은 약들이 보험의 혜택이나 다른 진입장벽으로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이는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회사는 제품의 출시때부터 학회, 키닥터, 정부, 환자단체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에게 이들 신약이 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설득해 왔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타는 출시 3년이 지났는데, 얼마전 혈우재단에서 첫 처방이 나왔다.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혈우재단이나 환우회들과 소통해서 만들어낸 이 결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젤잔즈의 경우 대부분 출시국에서 2차치료제로 쓰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3차치료에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머지않은 미래에 젤잔즈의 처방범위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단순히 약가(Pricing&Reimbersment) 업무를 떠나, 최근 국내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시장 접근'에 대한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화이자도 프리베나13과 챔픽스를 통해 큰 공감을 얻었으리라 보여진다.
공감한다. 약가(Pricing&Reimbersment), 대관(GA, Government Affairs), 공공관계(PA, Public Affairs)는 이제 제약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 업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여 등재를 통해 환자에게 원활한 처방이 이뤄지려면 그 이전에 사회적인 환경조성이 수반돼야 한다. 이와 잇몸같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챔픽스는 정말 정부의 금연 환경 조성에 대한 의지와 이에 발맞춘 커뮤니케이션이 성공요인이었다.
화이자는 당연히 '마켓 억세스'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예전에는 제약사 간 마케팅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마켓 억세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화이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는 'M&A'다. 최근 앨러간 통합이 무산되긴 했지만 현재도 호스피라 합병을 진행중이고 글로벌에서는 이스태블리쉬트제약사업부문(GEP) 분사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국법인 진행상황을 얘기해 줄 수 있나.
솔직히 현재 언론에 보도된 정도의 내용이 현재로썬 전부다. 구체적인 한국법인 적용 사안은 결정된 것이 없다. 향후 조직의 개편과 관련해서는 당연히 공식 발표를 통해 알릴 것이다.
화이자의 합병은 리딩컴퍼니로 업계를 선도하려는 모토 아래 이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가기 위한 옵션 중 하나인 셈이다. 창립된지 백년이 넘은 회사다. 지속적인 생존과 발전을 위한 전략으로 평가해 줬으면 한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잭팟'으로 업계에 대한 관심이 정말 뜨겁다. 토종업체들의 신약개발에 대한 열망이 뜨거운데, 한국화이자에도 후보물질이나 기술수출 제휴에 대한 징검다리 역할을 기대해도 되겠는가?
물론이다. 당연히 나도 한국인이고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을 기원한다. 또 글로벌회사가 한국 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화이자 본사에는 이같은 후보물질 발굴을 담당하는 'ERDI(External R&D Innovation)', 통칭 '얼디(ERDI)'라 부르는 조직이 있다. 실제 작년에도 화이자는 한국 기업들을 초청해서 개발 물질과 기술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회사가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에 대해 알리는 미팅을 진행했다.
한국법인도 언제든지 유망한 물질이 있다면 본사에 알리고 국내사의 R&D 성과가 빛을 볼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다. 이미 몇차례, 국내사 후보물질에 대해 본사 보고도 진행한바 있다.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도 합병으로 인해 미국 허가를 화이자가 진행했다. 더 많은 케이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딩기업 화이자의 수장으로서 강조하고 싶은 점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우리나라가 글로벌제약사의 한국 비즈니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단순히 돈만 벌어가는 악덕 기업으로 치부해 버리는 상황까지 있다. 제약업계에서 글로벌사를 '외자사'로 부르는 것에도 이같은 기조가 담겨 있다.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신약은 당연히 글로벌사가 제공하는 최고의 혜택이다. 또 고용창출, R&D기여도, 사회공헌활동 등 뿐 만 아니라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노하우 공유 등 기여도가 적지 않다.
협회나 글로벌제약사들이 주장하는 신약의 적정 가치 창출에 대한 의견도 부정적인 견해로 인한 어려움들이 있다. 한국 제약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약의 적정 가격 책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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