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1 04:24:10 기준
  • 제약
  • 안과
  • #3년
  • #임상
  • #제품
  • 의약품
  • 허가
  • #병원
  • #MA
네이처위드

"일신바이오, 국산 동결건조기의 자존심"

  • 이탁순
  • 2016-07-11 06:14:55
  • 인터뷰 | 홍성대 일신바이오베이스 대표

청계천서 얻은 가능성, 외국도 못하는 자동화 시스템까지 성장

주문제작한 동결건조기 앞에서 홍성대 대표가 활짝 웃고 있다.
제품의 가치는 오랫동안 형태가 보존되고 유지된다는 것이다. 어제 생산된 물건이 오늘 손상됐다면 제품으로서 가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제품이 오랫동안 유지되려면 잘 변하지 않는 형태로 만들거나 보관해야 한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결건조' 제품도 전자의 방법 중 하나다. 커피믹스나 인스턴트 제품 등 식품에서 동결건조를 활용한 제품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동결건조란 물질을 얼린 상태에서 건조시키는 것으로, 원료의 고유성분을 유지하면서 장기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쉽게 말해 드라이아이스처럼 고체덩어리에서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증발하는 승화작용을 이용한 것이 동결 건조다.

동결건조는 의약품에도 많이 활용된다. 분말로 된 주사제들이 동결건조를 활용해 만든 대표적 제품이다. 이처럼 산업현장에서 동결건조기는 필수 장비가 됐지만, 국산제품이 사용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88년 설립된 일신바이오베이스는 외국산 제품 일색이던 동결건조기를 국산화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 홍성대(58) 일신바이오베이스 대표는 "회사 설립 당시 대한민국 모든 분야에서 수입장비로 교육하고 연구했다"면서 "특히 외국에서 공부한 교수나 박사들도 외산 장비로 연구했기에 국산 제품의 설 자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일신바이오베이스 동두천 본사에서 만난 홍 대표는 30년동안 기업을 운영하면서 국산 제품의 신뢰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를 설립하기 전 홍 대표는 무역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모 대학에 동결건조기를 공급하러 가다 너무 비싼 가격에 충격을 받았다. "당시 해외에서 수입한 동결건조기 가격이 1000만원을 훌쩍 넘었어요. 제가 보기엔 200~300만원이면 될 거 같은데, 수입 프리미엄이 붙어서인지 가격이 터무니없었죠."

그는 즉시 청계천 시장을 돌아다니며 동결건조기의 국산 제조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 결과 더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회사를 퇴직하고 3년간 해외 원서를 해독해가며 기술공부를 했다. 전세집은 월세로 바꾸고 동생과 후배들을 끌어모아 2평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국산 장비가 없을 때라 무작정 제품을 만들어 팔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처음엔 수입 장비의 수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제품 한대씩 만들고 신뢰가 쌓이다보니 조금씩 사업이 번창해갔습니다."

3평 규모의 사무실에서 시작한 일신바이오베이스는 94년 경기도 양주에 100평 규모의 공장을 지었고, 이후에는 1200평, 2011년에는 지금 위치인 동두천시 상패동에 만평짜리 신공장으로 이전했다.

지난 2007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해 국산 동결건조기의 기술 가치를 인정받았다. 직원수 61명에, 순자산 242억원, 연간 매출액 125억원의 중견회사로 도약했다. 일신바이오베이스는 동결건조기를 주요 제약, 식품, 바이오벤처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제대혈, 줄기세포 등 생물의약품 등의 보관 장비인 초저온냉동고로도 유명해 현재 주요 대학이나 벤처, 실험실에서 일신바이오베이스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일신바이오베이스 동두천 본사 전경
일신바이오베이스를 필두로 국산 동결건조기 제품이 등장한지 30여년이 지났다. 하지만 국내 동결건조기 시장은 여전히 외국산 제품이 점령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버티스, 영국 에드워드 등 외산 제품이 국내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일신바이오베이스의 시장 점유율은 약 20~25%이다.

다만 경쟁력있는 가격과 기술력으로 일신바이오베이스의 국산 제품 점유율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최근 일신바이오베이스는 국내 제약회사 비씨월드제약에 인력 필요없이 자동으로 동결건조하는 시스템인 오토매틱 로딩 앤 언로딩 시스템(AUTOMATIC LOADING & UNLOADING SYSTEM)을 구축했다.

이런 무인시스템은 의약품 GMP 수준이 향상되면서 제약업체에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도 기존 생산시설을 첨단 GMP시설로 리모델링하거나 아예 신축하면서 무인 동결건조 시스템이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외산 장비는 높은 가격이 문제다.

"외국업체도 이런 무인 자동화시스템 구축할 수 있는 회사가 몇 개 없어요. 더구나 가격이 대당 60억원 정도로 매우 비싸죠. 저희는 이번에 3분의 1 가격으로 무인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최근에 많은 제약사들이 문의를 하고 있습니다."

해외수출도 500만불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의 약 45% 비중이다. 지난 2012년 해외 판매기업인 ISC를 계열사로 편입시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수출이 늘고 있다. ISC는 오랫동안 현지 판매를 진행해오면서 해당 국가의 특성과 문화적 차이 등을 잘 이해하며 경험을 쌓았다.

더욱이 최근 업계 최초로 도입한 사물인터넷(Iot) 적용 제품들이 해외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우리 회사 제품에 블랙박스를 단 셈이죠. 기계가 미국에 있는, 유럽에 있든 저희 상황실에서 볼 수 있어요. 이상이 생기면 팝업창이 뜹니다. 그만큼 고장을 예방할 수 있고, 확실한 사후관리로 신뢰를 얻을 수 있죠."

사물인터넷 제품들은 기본 개념인 데이터의 확인, 제어 개념을 넘어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통해 기기의 수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생산제품에 반영돼 품질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신바이오베이스는 해외진출을 위해 PITTCON, Analytica, Achema 등 해외 전시회에 부스를 차리고 홍보활동에도 여념이 없다.

앞으로 일신바이오베이스는 오랜 세월 축적된 경험과 선도적 기술력으로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홍 대표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들과의 신뢰'라며 회사의 사명인 '一信'처럼 앞으로도 변함없는 신뢰경영으로 품질을 높이면서 고객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