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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레트

신약개발까지 '7,000,874시간'…총 비용은?

  • 안경진
  • 2016-07-12 06:15:00
  • 후보물질 발굴부터 의약품 완성까지 8단계 3분만에 훑어보기

출처: 유투브에 소개된 로슈 관련 영상
10억 스위스 프랑(CHF)의 투자자본, 700만 874시간의 연구, 6587건의 실험, 423명의 연구원….

하나의 신약이 탄생하기까지 투입돼야 하는 기회비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천문학적 비용이라고만 들어왔던 신약개발 비용을 '1조 1667억원'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올 듯 하다.

글로벌 연구개발 투자 규모 1위를 자랑하는 스위스계 제약기업 로슈는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신약개발의 긴 여정을 소개했다.

분자 단위에서 가능성 있는 화합물(compound)를 찾아내고, 전임상 및 임상시험 단계를 거쳐 완제품이 출시되기까지 과정을 8개 부분으로 나눠 간략히 설명하고 있어 흥미롭다. 수십년을 들여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신약개발 과정을 3분만 투자해서 들여다 보자.

1단계) 무한한 분자탐색기

분자의 세계는 무한하지만 의약품 개발로 이어지는 분자들은 극히 드물다. 사실상 대부분의 분자구조들은 존재한 적 없었던 형태로, 연구자들은 자신의 전문지식과 최첨단 과학도구들을 전부 쏟아낸다. 실험실에서 이미 알려진 요소들을 결합해 수천개에 달하는 새로운 합성화합물을 생산해야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 의약품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후보물질을 찾아내는데, 이 때부터 실제 처방이 이뤄지기까지는 약 12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2단계)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건초더미에서 바늘찾기' 혹은 '한양에서 김서방 찾기'로 표현된 이번 단계에서는 질병의 원인분자를 찾아냄으로써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약물의 개발을 유도하게 된다.

표적(target)이 확인되고나면 연구자들이 특정한 생물학적 구조나 활성도에 관한 후보물질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연구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원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후보물질은 실험실 뿐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종종 평가 및 변경이 이뤄진다. 3단계) 동물실험

전임상이라고도 불리는 동물실험에서는 새로운 화합물의 효능(efficacy)을 평가하게 된다. 중증 질환에 대한 치료효과나 최소 증상완화를 증명해내야 하는 단계다. 동물실험은 환자에게 신약 후보물질을 투여하기 전, 독성반응을 걸러내는 보험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윤리적 논란이 거세짐에 따라 미국, 영국, 스웨덴, 독일 등의 국가에서는 동물실험을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가급적 다른 방법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4단계) 임상시험

여기서부터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임상시험 단계다. 후보물질에서 의약품으로 한걸음 다가가는 과정으로서, 시험약의 유효성 및 내약성이 우수함을 입증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는다. 임상시험은 1상부터 시판 후 조사라고도 불리는 4상까지 총 네 단계로 나뉘게 된다.

1상임상은 내약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단계로, 소수의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지정된 임상시험기관에서 치료가 이뤄진다. 이 단계에서 연구자들은 신약 후보물질이 인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약리작용을 검토하고, 안전하게 투여 가능한 내약용량의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2상임상은 소위 '치료적 탐색' 단계로서, 시험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최적 용량 및 용법을 결정하게 된다. 다음으로 '치료적 확증' 단계인 3상임상에서는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대조약과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때 확인된 정보들은 향후 제품 라벨에 반영되어 마케팅 시 활용되는 내용들이다.

4상임상은 '치료적 사용' 임상시험으로서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은 후에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단계다. 환자들에게서 관찰된 모든 부작용을 빠짐 없이 기록함으로써 3상임상에서 확인되지 않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걸러내기 위함이다.

5단계) 데이터 길들이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들은 아직 원시적인 단계다. 각각의 하위연구를 통해 중요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데이터 처리 및 분석이 이뤄져야만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 같은 데이터 분석과정에서는 대개 온라인으로 정보가 입력되며, 책임기관에 자동 제출되어 독립적인 전문가의 지시를 따른다. 분석이 끝나면 학술대회나 의학저널에 공식 발표될 수 있다.

6단계) 허가기관 문 두드리기

이제 시장진입을 위해선 보건당국의 까다로운 통과관문이 남았다. 스위스 의료제품청(Swissmedic)이나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이 대표적으로, 이들 기관에서 요구하는 종합적인 문서를 제출해야만 신약으로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 단계에서만 수년에서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는데, 제약사들이 보건당국과 정기적으로 긴밀하게 접촉하게 되는 단계다.

7단계) 의약품 생산

앞에서는 연구에 사용되는 소량만으로 충분했지만, 실제 진료현장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생산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신약의 생산규모를 키우는 것은 제약사에게 큰 도전으로, 품질과 정확도 면에서 표준화된 높은 수준을 요구받는다.

8단계) 의약품 완성

이제 다 왔다. 완성된 약제는 알약이나 캡슐, 앰플, 프리필드시린지 같은 다양한 형태로 포장된다. 보건당국의 규정에 따라 설명서와 함께 동봉되어 약국에 진열되면 끝으로, 여기까지 12년이 걸렸다. 이제 필요할 때마다 의사를 찾으면 처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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