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0 19:44:37 기준
  • #데일리팜
  • 제약
  • #임상
  • 안과
  • #침
  • 의약품
  • #제품
  • #회장
  • 신약
팜스터디

진찰료 시간가산? 기본구조 구축 우선

  • 데일리팜
  • 2016-07-25 06:30:26
  • 이평수 초빙교수(차의과대 보건의료산업학과)

적정(최소) 진찰시간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한 진찰에 진찰료를 가산 지급하는 방안의 시범사업이 거론 중이다. 의원을 대상으로 하고 진찰 시간에 따라 가산만 적용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의사의 진료행태 변화를 유도하여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도 있고, 의사에 대한 보상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시간 가산제에 대한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폐지된 차등수가제나 거론 중인 시간 가산제는 모두 환자수와 진찰시간이라는 양적인 측면을 기준으로 한 방안으로 의사에 대한 보상과 관련된 단순한 관리방안이다. 두 방법 모두 진찰이라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질적인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기본구조가 구축되어야 한다.

진찰료 시간 가산제를 위한 고려 사항

우선 진찰이라는 의료행위의 개념이 정립되어야 한다. 진찰의 내용, 방법과 과정 등에 관한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개념이 정의되어야 한다하고, 의료행위 전반에서 진찰행위의 위상이 정립되어야 한다. 의사나 환자 모두가 진찰이라는 행위의 실체에 대하여 동일하게 인식하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의된 진찰행위는 의사와 환자의 접촉 경험이나 환자의 내원 목적에 따라 구분되어야 한다. 현재는 초진과 재진으로 구분하고 있으나, 진찰료 산정을 위한 기술적이고 형식적인 구분으로 진찰행위의 본질적인 차이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병명이나 증상으로 대변되는 환자의 주호소(chief complain)가 달라진 경우는 초진으로, 동일한 경우는 재진으로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현재는 동일 질환도 90일 경과하면 초진). 초진은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환자가 의사와 처음 접촉하는 경우의 신환초진과 동일 의사에게 다른 질환으로 진료받는 타질환초진이다. 신환초진은 특정 환자의 기족이나 개인의 병력 등 환자의 특성 파악 후 주호소에 대한 진찰이 행해질 것이다. 이에 반하여 질환초진은 환자의 주호소만 바뀐 경우로 상대적으로 단순할 것이다.

진찰의 보상은 환자 구분에 걸맞게 차등화되어야 한다. 즉, 신환초진, 타질환초진 및 재진의 구분에 따라 환자의 개인정보나 병력 파악의 내용이나 소요 시간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차이는 상대가치에 반영되어야 한다. 진찰료의 구분과 상대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용대상은 일차의료 의사와 전문진료 의사로 구분되어야 한다. 초기에는 일차의료를 제공하는 의원의 의사를 대상으로 하고, 전문진료 의원이나 병원 등은 일차의료의 경우를 기준으로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진찰에 대한 보상방법은 진찰행위의 정의에 포함된 내용에 따라 설계될 수 있다. 모든 행위를 포괄할 것인지 현재 거론 중인 교육상담료 또는 만성질환관리료 등 일부 행위를 별도로 분리하여 보상할 것인 지이다.

분리 여부와 정도는 세부행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모든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경우는 포괄하고, 일부의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경우는 분리 보상이 바람직할 것이다. 명칭만 구분하고 그 내용과 실질적인 제공 여부를 관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보상을 위한 편법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의 복약지도료가 그 예이다. 복약지도료라는 항목을 별도로 구분하였으나, 복약지도의 내용, 방법 및 서비스 제공 여부 등을 현재와 같이 정착시키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었다.

보상방법은 의사가 환자에게 바람직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적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환자는 양질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환자수를 통제하는 진찰료 차등제나 진찰시간을 통제하는 시간 가산제는 양적 통제로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양의 통제가 질의 향상이라는 근거와 믿음이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방법은 통제를 위한 통제 또는 보상을 위한 편법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위에서 제시한 사항들이 최대한 고려되어 의사와 환자 및 보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가 설계되어야 한다.

진찰료 관련 제도 개선 방향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진찰료 보상수준은 바람직한 일차의료를 적정 수의 환자에게 제공할 경우 진찰료만으로 의원을 경영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일차의료의 육성과 정착을 위하여 별도의 배려와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진료과 경우는 진찰이 주된 의료행위가 아니므로 진료과의 특성이 반영된 보상 수준을 고려할 수 있다. 전문진료과 보상수준은 이미 언급한 대로 상대가치로 정해져야 한다.

진찰은 의료행위의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행위이다. 진찰의 정의, 진찰료로 보상하는 내용, 방법과 수준은 의사나 의료기관의 진료행태, 환자 이용행태, 국가의료체계 건강보험 재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거론 중인 진찰료 시간 가산제가 시행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시간의 준수 등에 대한 관리가 가능한 방법인지, 기본적인 진찰과 시간 초과 진찰을 구분·보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갈등은 해결 가능한 것인지 등이 보다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진찰료 관련 제도 개선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본 구상에 따른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시범사업의 결과가 의료제공체계와 보상방법과 수준 등 지불제도의 바람직한 개편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