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제대로 알고 먹어야"
- 안경진
- 2016-08-22 0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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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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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호들갑만은 아닌 듯하다. 몇년 전만 해도 단순한 정장제로 여겨졌던 프로바이오틱스는 최신 연구들을 통해 장내 미생물의 다양한 역할들이 밝혀짐에 따라 대변혁을 맞고 있다.
장내 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내장신경계와 함께 뇌에 영향을 미쳐 자폐증,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같은 신경정신과적 증상을 개선시키는가 하면 각종 염증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논리다.
면역세포를 조절함으로써 자가면역질환과 발암억제 효과를 나타내고, 이상지질혈증이나 고혈압, 대사증후군 등에도 도움을 준다는 근거도 나왔다. 장건강이나 간질환에 대한 효과는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좋다는 프로바이오틱스, 똑똑하게 먹는 비법을 국내 전문가인 #이동호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와 만나 들어봤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의학계의 빅뱅"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란 체내에 들어가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을 말한다. '~을 위한다(for)'는 뜻의 'pro'와 '생명체'를 뜻하는 'biotics'의 합성어로서, 생명체가 질병에 걸리지 않고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쉽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이며 일부 Bacillus 등을 포함하고 있기에 흔히 유산균과 혼용되어 사용되는 것이다.
1908년 러시아의 과학자 엘리 매치니코프(Elie Mechinikoff)는 불가리아 사람들의 장수 비결로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발효유 섭취라는 점을 밝혀내 노벨상을 받으면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최근에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장을 건강하게 만들어 소화기 기능의 개선을 돕고 면역력 저하를 막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대장암, 아토피 피부질환 등 질병 예방 분야까지 연구 분야가 넓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동호 교수는 이러한 프로바이오틱스의 발견을 '현대 의학계의 빅뱅(Big Bang)'이라고 표현한다.
과거에 빅뱅이라 믿었던 줄기세포는 부작용 위험 때문에 아직까지 임상에서 활용도가 낮지만 프로바이오틱스의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는 것. 인간의 유전자 개수는 2만~3만 개 정도에 불과하지만 장 내부의 100조 마리가 넘는 세균이 300만 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단다. 무게로 치면 우리 몸의 세균들은 1.5~2kg에 달하는데, 이들 세균을 저마다 달리 보유하고 있기에 개개인의 컨디션도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만한 사람은 비만인 세균들을 보유하고 있어, 숙주가 그들에게 필요한 음식을 먹도록 유도한다는 사실이 익히 밝혀졌다. 자폐증의 원인을 장내미생물총이 유해균으로 전환되는 불균형(dysbiosis) 때문일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장내 유해균이 늘어나면서 우울증에 빠지고 ADHD를 앓게 된다는 견해다.
이 교수에 따르면 류마티스관절염이나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 아토피피부염 등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많은 질환들이 식습관 변화로 인한 장내미생물의 왜곡, 변성과 연관성이 높다.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질환의 예방이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상당했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
프로바이오틱스가 가진 수많은 역할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장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다.
장에 도달해 장 점막에서 생육할 수 있게 된 프로바이오틱스는 젖산을 생성해 장내 환경을 산성으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산성 환경에 견디지 못하는 유해균들은 그 수가 감소하고 산성에서 생육이 잘 되는 유익균들은 더욱 증식하게 되어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따라서 변비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처방하면 당연히 배변활동이 원활해지지만 효과는 그 이상이다. 이 교수는 "종합병원에 올 정도로 심한 변비 환자들은 대개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고, 신경질적이다. 장이 나쁘면 우울증이나 파킨슨도 동반할 수 있다"며, "이런 환자들은 치료가 잘 되면 성격도 부드럽게 변한다. 장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항노화(anti-aging) 작용에 관한 연구도 활발한데, 근육이 감소하면서 사지가 가늘어지고 폐렴에 감염되어 사망하는 환자들의 장내 환경을 살펴보면 장내 미생물총이 나쁘게 형성되어 있다고 보고된다.
이에 착안해 근감소증이나 노쇠화, 인지기능 저하, 둔화된 걸음걸이 등의 과정에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면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논문이 다수 발표됐다. 1~2년 전부터는 암, 비만에 관한 논문들도 쏟아지고 있다.
이 교수는 "앞으로 프로바이오틱스는 암의 예방과 치료에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이 있다. 면역반응 향상을 위한 백신제로도 활용될 수 있으며,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장염 환자에게 투여하는 대변이식술은 이미 교과서에 실리고 있다"며,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신장질환, 크론병 등 뾰족한 수가 없었던 난치병 분야에서도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비록 초기 단계지만 현대의학에 끼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무궁무진한 이 분야를 국가 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는 바람도 전했다.
제품선택 기준? "검증된 균주·보장균수 따져보길"
그렇다면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선택할 때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약국에 출시된 제품만도 수십종에 이르고, 마트나 인터넷, 홈쇼핑에서조차 프로바이오틱스를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고 있으니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이 교수가 제시한 첫 번째 기준은 임상적 근거를 갖춘 검증된 제품을 복용하라는 것이었다.
락토바실루스(Lactobacillus)나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엔테로코쿠스(Enterococcus) 같이 임상연구를 통해 효능이 검증된 균주들이 포함돼야 한다는 뜻이다. 변비 증상이 십년 넘게 지속돼 고질화된 환자들은 장내 세균 불균형이 심하기 때문에 1가지 균주만으로는 부족하고, 여러 가지 균주가 골고루 들어있는 제품을 복용하길 권했다.
또한 식약처가 정한 섭취기준량(50억마리)은 물론, 보장균수까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꼽았다. 섭취한 프로바이오틱스가 장까지 살아갈 수 있도록 소화액 등 위장관 내의 다양한 환경요인으로부터 균을 보호하고, 제품의 유통이나 보관 중 균 손실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효기간이 1년이라고 가정하면 복용 후 1년째가 다가올 때 먹어도 유효한 개수가 들어있게끔 예상해서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부 제품은 코팅기술을 적용하거나 장 속 유익균의 서식을 돕는 부가성분을 포함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식습관 변화만으로 장내 세균 불균형을 힘든 환자들에게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비싼 제품이나 광고에 현혹되기 보다는 전문가와 상의를 통해 임상적 효능이 입증된 유익한 제품을 복용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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