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못 쉬는 도매 MR에게 "고생한다" 말해주세요
- 정혜진
- 2016-09-14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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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연휴 2~3일 쉬는 약국 도매들..."보람보다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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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달콤한 #연휴를 포기하고 의약품 물류, 배송을 위해 나선 약국 유통업체들. 한 업체 임원 입을 빌어 이들의 고충과 노력을 들어봤다.
"5일 연휴 꿈같은 일...대부분 2~3일만 쉰다"
저는 서울에 있는 약국 주력 유통업체에서 직원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벌써 추석이네요. 이번엔 5일이나 되는, 긴 연휴더라고요.
사실 유통업체 고충이라 알려진 것들이 대부분 약국 거래 유통업체 이야기에요.
병원 거래사들은 소분 반품, 약가인하 정산, 휴일 근무를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일일이 약국을 관리하고 하루 3배송까지 약국을 돌며 거래선 지키기에 목을 매는 건 약국 유통업체들 이야기지요.
이번 연휴도 공식적으로 5일이지만, 대부분 약국 유통들은 2일에서 3일만 쉽니다. 저희 업체는 수요일과 일요일은 정상 출근해 배송을 하거나 월요일 배송을 준비해요. 심한 업체는 추석 당일과 다음날만 쉬고 수, 토, 일 3일은 출근하기도 하고요.
매년 명절 연휴마다 반복되지만 직원들 보기가 참 미안합니다. 직원들에게 '이번에는 언제 출근할까요'라고 묻기에 정말 민망하고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약국들이 배송을 요청하니 거래선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죠.
일요일만이라도 쉴까 싶지만, 그렇게 되면 연휴 끝나고 월요일은 전쟁터가 돼요. 수, 목, 금, 토까지 쌓인 주문을 일요일에 출근해 포장까지 준비해놔야 월요일 아침 바로 배송할 수 있으니까요.
"직원들이 그래요. 제약사들이 부럽다고요."

사실 아무리 돈을 더 준다 해도 연휴에 나와서 일하려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더군다나 배송 직원들 중에는 일보다도 한참 놀고싶은 젊은 층도 상당하거든요.
회사 입장에서도 휴일 근무는 안 하는 게 오히려 경영에 도움이 됩니다. 연휴 중에는 약국 주문이 많지도 않거니와, 정상 출근한 직원들 급여를 배로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익을 생각하면 오히려 쉬는 날은 저희도 쉬는 게 좋아요.
아마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유통업체 이익이 1%라 말하잖아요? 한번은 집계해보니, 휴일 근무해서 나온 매출의 이익으로는 직원들 점심값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또 요즘 젊은 직원들은 휴일 근무는 무조건 휴일 수당을 챙겨줘야 하기에 업체 입장에서도 부담이 큽니다. 비용은 비용대로 나가고, 직원들 원망은 원망대로 들으니 저도 참 씁쓸합니다.
그럼에도 휴일에 근무하는 이유는 약국이 주문을 하기 때문이에요. 또 유통업체끼리 경쟁으로 '우리만 안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됐거든요.
우리끼리의 경쟁도 요인이지만 약국이 '우리 문 여니까 배송해달라' 하는 곳들이 있어 쉬지 못하는 거지요. 이익도 나지 않지만 저희는 정말 '약국 서비스'로 휴일에 일을 하는데, 그걸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고 더 많은 걸 요구하거나 '왜 안돼냐'고 따지는 약사님을 대할 때마다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정부는 국민들에게 '주5일'을 보장하면서 보건의료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휴일근무를 강요하죠. 의사와 약사는 그런 점에서 저희와 같은 섭섭함을 느낄 거에요. '우리는 국민 아니냐'는 심정 말이죠.
그러나 어쩌겠어요. 명절과 휴일에도 병원, 약국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있으니 저희도 일을 해야죠.
"'연휴인데 수고한다' 한 마디만 해주면 어떨까요.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버지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도매 직원들에게요."

직원들이 배송과 영업을 담당하지만 저도 틈틈이 나가 거래 약국을 돌아다녀요. 그러다보니 우리 직원들 고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요.
일을 하다보면 고마운 약사님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약사님도 참 많거든요. 그나마 관리직인 나를 이렇게 무시하는데, 우리 직원이 오면 얼마나 무시할까 싶어 마음이 아파요.
어떤 약사님은 "도매가 그렇게까지 힘든 줄 몰랐다"고 이해해주시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약사님도 있어요.
배송 온 유통업체 직원들도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버지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걸 기억해주면 좋겠어요. 명절인데, 가족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포기하고 일터에 나온 겁니다.
휴일에 배송온 도매 직원에게 '연휴인데 고생한다, 수고한다' 말 한마디만 따뜻하게 해주세요. '늦었다', '왜 이제왔냐', '일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는 반응 말고요. 이 정도만으로도 명절을 온전히 쉬지 못하는 도매 사원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정말이에요.
약사님이 휴일에 약국에 나온 고충을 느끼는 만큼, 인지상정, 도매 직원을 이런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었으면 좋겠어요. 이 한마디를 꼭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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