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짜약 주 유통망은 '온라인 약국'
- 데일리팜
- 2016-10-10 12: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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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범광의 유럽약국은 지금] 유럽의 가짜의약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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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연재인 만큼, 어떤 전할 소식을 전하면 좋을까 많은 고민을 했는데, 최근 제가 있는 프랑스 뿐아니라 유럽 전반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짜의약품'에 대해 말씀드리면 어떨까 합니다. 한국에서 가짜, 즉 위조 의약품이 당장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도 고민해야 할 만큼 중대한 문제인 듯 합니다. 무엇보다 약사 여러분이 나서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가짜의약품, 범죄집단 자금책 역할도
지난 5월 20일, 프랑스 외교관 Jean-David Levitte는 가짜의약품연구소(IRACM)과 가짜의약품방지회(CNAC)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흥미로운 말을 했습니다.
'가짜 Louis Vuitton 가방과 가짜의약품의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인데요, 독자 여러분은 언뜻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Levitte 외교관은 '가짜 Louis vuitton 가방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가짜 제품을 구입하면서 어떠한 위험을 감수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가짜의약품의 구매자들은 구매행위 이후에 파생되는 그 어떠한 위험성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유럽은 가짜의약품을 전세계 공공의료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프리카의 사망원인으로 에이즈나 말라리아, 결핵을 합친 것보다 가짜의약품에 의한 것이 훨씬 많다고 보는 견해도 있고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가짜, 즉 '위조의약품'은 범죄나 테러집단의 자금책이 되고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가짜약 위험성 알린 프랑스 약사들
이같은 경보를 울린 건 다른아닌, 약사들이었습니다. Jacques Chirac 프랑스 대통령이 '가짜의약품 근절을 위한 선언'을 하기 3년 전인 2006년, Pitié-Salpêtrière 병원에서 전염병과 열대질병 연구를 담당하는 Marc Gentilini박사는 의약품을 오로지 약국 조제실을 통해서만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죠.
그는 '의학발전의 수십 년을 잃게 만들 가짜의약품 증가에 철퇴를 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의약품이 약국조제실 안에서만 관리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법적 규제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에 걸맞게 약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죠.
프랑스약사협회장 Isabelle Adenot도 비슷한 주장을 했습니다. 그는 '약사들은 가짜의약품 제조가 만연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고, 가짜의약품들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하며, 이러한 악순환 구조에 빠져들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며 '약사라는 직업이 앞으로 가장 민감하고 예민해져야 할 직업'이라고 꼽았습니다.
가짜의약품이 등장하기 시작한 유럽 약국
아직 프랑스는 가짜의약품의 안전지대라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의약품 유통은 확고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고, 약사들은 정부가 인증한 의약품도매업자나 제약회사와만 거래해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프랑스는 2019년 2월 9일 유럽의회에 공식 등재될 '가짜의약품' 항목에 앞서 가짜의약품 방지포장 시스템과 같은 여러 가지 관련 시스템들을 미리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벌써 핀란드, 스위스, 독일 등 서부유럽국에서는 몇달 전부터 가짜의약품이 약국에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영국만 해도 의약품도매업자 자격을 갖추려면 '고작 몇 시간'의 교육만 필요하고 어떠한 학위나 자격인증도 필요 없습니다.

'가짜'는 인터넷을 타고…주요 원인은 '해킹'
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이자 원인은 인터넷입니다. 가짜의약품은 대부분 해킹된 온라인약국 홈페이지를 통해 유통되는데, 프랑스약사협회도 이를 인지하고 온라인약국 감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법적으로 오프라인 약국을 소유한 약국장만 동일한 이름의 온라인 약국을 소유할 수 있는데요, 약사협회는 필터링을 통해 온라인약국 해킹 여부와 해킹의 주요 근거지로 알려진 '세이셸군도'에 등록된 .fr 도메인을 중점적으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약사협회는 '정부 인증을 받은 300여개 온라인약국에서만 의약품을 구매하도록 환자들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생각해보세요. 모든 소비자가 정식홈페이지와 메인 화면을 그대로 베낀 불법사이트를 얼마나 잘 구별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정부도 온라인 불법 약국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짜의약품이 횡행하는 이유
그렇다면 국민들은 왜 가짜의약품을 구매하는 걸까요? 위험성을 전혀 몰라서이기 때문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약값입니다. 몇몇 전문의약품은 가격이 상승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이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 가짜의약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가까운 예로 프랑스는 최근 C형 간염 백신을 의료보험에서 제외했는데요, 소비자들이 프랑스 가격의 1/80 수준의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인도, 이집트, 방글라데시 온라인 사이트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포착됐습니다.
결국 프랑스 Marisol Touraine 보건복지부 장관은 5월 말 C형 간염 예방접종을 다시 의료보험에 적용시켰습니다.
이렇듯, 가짜의약품은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과 큰 연관이 있습니다. 치료제가 의료보험에서 제외되거나, 의약품 허가가 취소되거나, 수요 급증으로 갑자기 의약품 가격이 상승하면 온라인 상에서 가짜의약품은 자연스럽게 판매량이 늘어날 것입니다.
불법제조자와 밀매자 '유착' 부추기는 환경
프랑스 약사학회 회장 Claude Monneret 는 "우울증 환자들이 향정신성의약품 허가 취소로 인해 갑작스럽게 항우울제 치료를 중단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말은 즉, 이런 식으로 의약품 확보가 어려워지거나 장벽에 부딪히게 되면 환자는 불법행위를 자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또 병행유통방법도 상당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제3자와 일반인 사이의 직거래는 처방, 정식유통 모두를 피하기 때문에 위험하거니와 환자들에게 상당한 유혹이 되고 있죠.
약사들이 아무리 반대하고 나서도, 병행유통이나 직거래와 같은 소비·유통현상은 불법제조자와 밀매자 사이를 더 가깝게 하고 있습니다.
Adenot 약사협회장은 "벤조디아제핀과 같은 의약품들에 대해 처방이나 판매를 중단해야만 하는 이유는 의약품 허가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 경우 과거에 위와 같은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었던 환자들은 결국 인터넷으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동시에 모든 약사들이 이러한 가짜의약품 유통 환경에 맞설 준비를 지금부터 꾸준히 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죠. 프랑스 약사사회가 당장이 아니라 해도 멀지 않은 미래의 가짜의약품 문제에 대처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출처=이번 원고를 위해 번역하고 참고한 언론은 월요일과 목요일 발행되는 약업전문지 Le Quotidien de Pharmacien(르 꼬띠앙 파르마씨앙)입니다. 현재 2만여명의 약사들이 정기구독 할 정도로 관련분야에서는 독보적 언론이지요.
직접적인 기사는 http://www.lequotidiendupharmacien.fr/actualite/article/2016/06/27/les-vrais-complices-des-faux-medicaments_246291 입니다. 프랑스 언론 Le Monde(르몽드), Figaro(피가로) 기사들도 참고했습니다.(정리=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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