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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 억제제 처방 이유? 과학적 근거"

  • 안경진
  • 2016-11-02 06:14:50
  • 인터뷰 | 유럽당뇨병학회 파울라 피오레토 부회장

당뇨병 치료의 선진국이라 인정받는 이탈리아는 의외로 의약품 급여 신청과정이나 승인 절차 면에서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많다. #SGLT-2 억제제가 급여 혜택을 받은지 2년가량 됐다는 점 또한 마찬가지였다.

SGLT-2 억제제의 기전 자체가 워낙 새로운 데다 사용 경험이 적은 터라, 초기에는 이탈리아에서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던 것.

하지만 지난해 유럽당뇨병학회(EASD 2015) 이후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 심혈관계 위험이 높은 제 2형 당뇨병 환자에서 SGLT-억제제 계열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 심혈관계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킨다는 EMPA-REG OUTCOME 임상 결과가 발표되면서 SGLT-2 억제제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한 덕이다.

국내 의료진들과 SGLT-2 억제제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기 위해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는 파울라 피오레토(Paula Fioretto) 교수(이탈리아 파도바대학)는 "특히 EMPA-REG OUTCOME의 심혈관계 혜택이 보고되면서 자디앙을 비롯한 SGLT-2 억제제들이 계열효과(class effect)라는 후광에 힘입어 처방이 증가하고 있다"며, "과학적 기준을 갖춘 SGLT-2 억제제를 선택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피오레토 교수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 당뇨병 치료제 처방 경험을 다수 보유한 내분비내과 권위자로서, 현재 유럽당뇨병학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녀가 소개한 SGLT-2 억제제의 처방 팁들을 정리해봤다.

- EMPA-REG OUTCOME 연구 결과가 이탈리아에서 처방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이탈리아 상황부터 소개하자면 SGLT-2 억제제와 관련된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근거연구를 토대로 약 2년 전쯤 SGLT-2 억제제에 급여가 적용되기 시작됐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면 처방 경험이 오래된 편이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도 초기에는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인해 SGLT-2 억제제 사용이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라 상당히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까지 걱정하는 경향이 있었던 탓이다. 하지만 EMPA-REG OUTCOME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SGLT-2 억제제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했다. 지금은 자디앙은 물론 다른 SGLT-2 억제제들도 후광효과를 입어 처방이 증가하는 추세다.

SGLT-2 억제제는 혈당강하 효과가 상당히 우수한 데다, 심혈관계 사망률 감소 및 신장보호 효과까지 확인되고 있다. 인슐린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작용기전으로 인해 보니 신기능이 양호하거나 질환이 많이 진행된 환자군에서도 효과를 나타낸다. 체중감소와 혈압조절, 낮은 저혈당 발생률 등의 강부가효과도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는 요인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신질환 분야에 관심이 많아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SGLT-2 억제제 출시를 기다려 왔다. 지금은 심혈관 및 신장 분야 혜택에 관한 과학적 근거가 확보됐으니 이전보다 SGLT-2 억제제를 사용해야 할 이유가 더 많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 SGLT-2 억제제는 유독 부작용 이슈도 많지 않았나.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여러 차례 안전성 서한을 발표하면서 우려가 커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이전과는 다른 기전의 약물인 만큼 부작용에 대해 막연한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EMPA-REG OUTCOME이란 좋은 임상 결과가 나왔음에도 약제 처방률이 급증하지 않은 데는 그런 이유도 있다고 생각된다. 가장 화두가 됐던 FDA의 급성 신손상 관련 위험 경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봤지만, 기우에 불과했었던 듯 하다. 오히려 EMPA-REG OUTCOME 연구에서는 신장 합병증에 대한 보호 효과가 보고되지 않았나. FDA가 언급한 사례는 대부분 약을 부적절하게 사용해서 발생한 케이스였다. 예를 들어 고령이면서 설사와 구토를 동반해 탈수 상태가 된 상황이거나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와 같이 신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SGLT-2 억제제가 적합하지 않으므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맞다.

당뇨병성케톤산증(DKA) 역시 2년 전쯤 Diabetes Care에 관련 사례가 발표되며 우려를 낳은 적이 있었지만, 보고된 사례를 보면 대다수가 오프라벨로 제1형 당뇨병 환자에 투여한 경우였다. 나머지 환자들도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LADA) 또는 폐렴, 패혈증 같은 급성 질환을 동반하거나 술을 많이 마시면서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였다. 약의 기전상 몸 안에서 케톤체가 약간 늘어날 수는 있으나, 1형 당뇨병에 대해서는 진행 중인 연구 결과를 기다려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 SGLT-2 억제제 중 자디앙은 최근 한국에서 사구체 여과율(eGFR) 45~60mL/min/1.73㎡으로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도 용량조절을 통해 유지할 수 있도록 적응증이 확대됐다. 이처럼 신장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이유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된다. 가장 먼저 혈역학적인 효과를 고려해 볼 수 있다. EMPA-REG OUTCOME 연구를 예로 들면, 약제를 사용한지 7일차부터 알부민뇨증이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7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신장 기능이나 구조가 변경되긴 어려우므로, 혈역학적인 효과가 관여했을 것으로 추측하는 것이다. SGLT-2 억제제의 기전상 사구체 압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는 것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에서 사구체 내 혈압이 높아지면 신기능 진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압력을 떨어뜨리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외에 세뇨관 세포가 포도당에 덜 노출 되므로 섬유화나 염증이 발생할 여지가 줄어든다는 점을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 임상연구에서는 혈당강하 효과 외에 혈압, 체중감소 결과도 보고됐는데,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이러한 효과를 체감했나? 구체적인 처방 사례를 듣고 싶다.

SGLT-2 억제제를 실제 처방해본 경험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특히 이탈리아 환자들은 초기에 체중감소가 빠르게 나타난 부분에 대해 상당히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당뇨병 치료에서 환자들의 만족도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된다. 혈압강하제를 추가로 복용하는 환자들 중에는 SGLT-2 억제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혈압약을 조절하지 않아도 될 만큼 뛰어난 혈압 감소를 보인 사례도 있었다. 우려와는 달리 이상반응으로 인해 투약을 중단했던 환자는 없었고,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는 다른 의료진들과 대화해 봐도 마찬가지였다. 사전안내만 잘 해주면 투약 중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없다고 본다.

- SGLT-2 억제제와 관련해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좋은 약'인 동시에 '쓰기 어려운 약'이란 인식도 존재하는 듯 하다. 이런 면에서 DPP-4 억제제와도 많이 비교되는데, 두 계열을 비교한다면 SGLT-2 억제제는 어떤 환자군에 이점이 있나?

이탈리아도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를 병용하는 2제요법이 한국 만큼이나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임상의 입장에서 볼 때 DPP-4 억제제는 사용하기 쉬운 데다 효과나 안전성이 확인됐고 저혈당 발생 위험도 낮다는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를 비교한다면, SGLT-2 억제제는 혈당강하 효과가 더 우수하고, 혈압 및 체중 감소 등의 이점을 추가로 갖는다. 즉 과체중이거나 고혈압을 동반한 환자에게 혜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DPP-4 억제제는 심혈관계 아웃컴을 확인하는 여러 가지 임상 연구가 엇갈리는 결과를 보인 반면, 자디앙은 이미 EMPA-REG OUTCOME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위험과 신장 합병증을 감소시킨다는 확실한 임상적 근거를 확보했다. 만약 환자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병력이나 혈관재개통술 같은 시술 경험, 심혈관계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면 SGLT-2 억제제, 특히 자디앙을 고려하도록 추천하겠다. 상대적으로 처방 경험은 적지만 확실한 근거를 확보한 치료제라는 점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한국 임상의들에게 SGLT-2 억제제 사용에 관한 팁을 전한다면?

새로운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는 데 겁을 내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이미 장기간 데이터를 통해 충분한 안전성이 확보됐고, 생식기 감염이나 급성 신손상 등의 경고사항은 실제 진료현장에서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급여의 제약을 고려할 때 SGLT-2 억제제의 가장 좋은 병용전략은 메트포르민에 추가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만약 메트포르민 단독약제를 복용하면서 약제추가가 필요한 환자가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SGLT-2 억제제를 선택할 것이다. 인슐린을 이미 사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추가할 경우에는 인슐린 용량을 감량할 수 있는 여지도 있어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장기지속형 인슐린과 메트포르민의 2제 용법에 SGLT-2 억제제를 더한 3제요법에 급여가 적용되어 상당히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현재 심혈관계 고위험군인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과 신장 합병증 감소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확인한 유일한 약은 SGLT-2 억제제 자디앙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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