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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약사, 품격있는 약사, 존경받는 약사

  • 데일리팜
  • 2017-01-01 06:15:56
  • 리병도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장

부자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한다. 우선 가장 많은 것이 '배고픈 부자'. 돈이 아무리 많아도 배고픈 마음이 든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살고 돈 때문이라면 형제들과의 싸움도 불사하는 부자다.

둘째는 배고픈 부자 밑에서 자라난 '철없는 부자'다. 부모가 번 돈을 쓰기만 하지만 친구들에게 돈을 잘 써 호감도 받고 명품을 선호하고 과시하는 부자다. 세 번째는 '품격 부자'. 빌딩이 한두 채 있으면 일단 품격부자의 조건이 된다. 돈은 나의 품격이라고 생각하지만 돈에 연연하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넷째는 '보헤미안 부자'로 약사들 중에 이런 취향이 의외로 많다. 문화적 향취와 예술적인 면을 접하면서 살아가는 유형이다. 재산을 어느 정도 소유하면서 자유롭게 살아가고 자기 취미에 많은 돈과 역량을 쏟는다.

마지막으로 '존경받는 부자'. 돈을 어떻게 잘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소유한 돈을 의미 있게 쓰면서 살아간다. 부를 축적하여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자선단체에 기부도 하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주며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황상민 저서 등 참조)

자식을 망치는 배고픈 약사의 심리

막연히 열심히 일해 돈을 많이 모으면 부자가 될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약사들은 배고픈 약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배고픈 약사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자신의 부를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상속문제다. 그리고 자식들이 사회적 신분 상승을 통해 자신보다 더 좋은 수준에서 살 길 바라기에 배고픈 약사들은 과도한 사교육 열풍을 부추기고 조기 유학이나 명문대 진학 열풍도 주도한다.

국내에서 아니다 싶으면 바로 해외유학으로 돌린다. 그러나 이런 식의 유학은 그저 외유(外遊)가 되기 쉽다. 공부가 아닌 학벌을 수집하는 하나의 방편이자 유사한 형편의 사람들과 사귀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결국 자식을 한량으로 만든다.

오렌지족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돈 많은 부모를 둔 자녀의 철없는 모습을 빗댄 말이다. 압구정동이나 청담동 거리를 걷다 보면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젊은이들을 볼 수 있다. 멋진 카페에서 영어 몇 마디 하면서 친구들과 노닥거리거나 클럽이나 와인 바에서 값비싼 술을 자연스럽게 마시는 젊은이들이다. 각종 럭셔리 제품들로 꾸미는 것은 기본이다. 이런 젊은이들의 부모 중에 배고픈 약사들이 있을지 모를 일이다.

배고픈 약사의 심리에 충실해 부를 더욱 더 쌓을수록 그 자녀들은 철부지 부자의 심리를 갖게 된다. 그래서 이제 부자(富者)의 문제가 바야흐로 ‘부자(父子)의 문제’가 된다. 철없는 부자들은 무엇보다 부모가 만든 부를 통해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 한다. 다른 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무엇을 자신이 가진 것으로 생각하며 무조건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우긴다.

몇 해 전 한 재벌 아들이 술집에서 시비가 붙은 폭행 사건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아버지는 화끈하게 자신의 귀한 아들을 알아보지 못한 술집 종업원들을 손봐줬다. 일부에서는 철없는 아들을 귀하게 대하지 않은 인간들을 혼내준 부자 아버지를 부러워했다. 그러나 이런 철부지 자식은 부부 불화, 불륜, 숨겨둔 자식 등 막장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될 뿐이다. 이런 부모의 지원과 처신은 결국 자식을 망치는 지름길이 된다.

품격 있는 약사

품격 있는 약사들은 60~70년대 약국을 시작하여 비교적 안정된 부를 형성했거나 또는 충분한 부를 물려받은 약사들이다. 이들은 돈이 많으면 멋진 사람이 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자격이 된다고 믿는다. 이들을 잘 나타내는 단어는 '비행기 퍼스트나 비즈니스 클래스 이용', '타워팰리스 거주', '빌딩 소유', '백화점의 VVIP 회원', '벤츠나 벌킨 백' 등등 이다. 부자의 격에 맞는 삶을 추구하고 삶의 격을 높이는데 부를 사용하는 한 마디로 돈을 정승처럼 쓰는 약사들이다.

품격약사는 물질적 풍요로움, 명품과 사회적 신분에 대한 인정을 추구한다. 이들에게 돈이란 무엇보다 잘 유지하고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막연히 돈만 모으려는 배고픈 약사와 달리 자기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고 이런 그들의 삶의 태도는 자녀교육에서도 나타난다.

자녀들에게 부의 품격을 얻을 수 있는 전문성 있는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리고 돈보다 나름의 전문성을 중시하기에 서울 강남의 부유층을 중심으로 퍼진 와인 열풍, 그림 수집 붐, 다양한 취미나 문화교실, 대학원 전문가 과정 등은 품격약사들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잘 보여주는 예들이다. 조금씩 예술과 문화에 관심을 보이며 지원도 한다.

예술의 전당이나 국립극장 등의 회원이 되려고 하며, 자신만의 취미나 컬렉션을 가지려 한다. 특히 소수 회원 클럽의 멤버십을 가졌다는 것을 중시한다. 품격약사들은 부를 통해 새로운 계급사회를 자신들만의 '이너 서클'을 만들며 서로 인정받으려 한다.

그들에겐 얼마짜리의 어느 유명한 작가 작품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개인 박물관이나 미술관, 갤러리라도 운영하면 품격이 완성된다. 하지만 이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자신의 품격을 위한 장식품일 뿐이다. 이들에게 자선활동 또는 사회봉사는 누구를 돕기도 하지만 자신을 우아하게 꾸밀 수 있기에 그 의미가 있을 뿐이다.

품격 약사의 코드가 우리 사회에서 정승처럼 쓰는 부자의 모습을 반영한다면 이들과 조금 다른 또 다른 유형이 있는데 요즘 젊은 약사 층에서 볼 수 있는 보헤미안 약사 유형이다. 일정 기간 일을 하고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한적한 리조트나 스킨스쿠버를 위해 태평양의 어느 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부를 활용해 자신의 삶의 자유를 추구하는 약사들이다. 보헤미안 약사들도 정승처럼 돈을 쓰지만 무엇보다 이들은 자신의 삶에서 자신만의 독특함과 삶의 진지함을 추구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 하면서도 나름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다. 외로운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스스로 선택한 자신만의 삶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대한 인정이나 평가를 원한다. 이들에게 돈은 자기만족의 조건일 뿐 자신이 가진 돈으로 평가되는 것을 불편해 한다. 현재의 자신의 부에 대해 만족하지만 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부보다는 자기가치와 자기만족을 더 중시한다.

존경받는 약사가 되는 것의 어려움

모두가 부자를 꿈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다수의 약사들은 자신은 하기 힘들더라도 이 사회에 존경받는 약사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부의 축적보다는 자신의 부를 사회나 이웃을 위해 잘 사용할 수 있는 약사들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옛날에도 돈은 거름과 같아 쓰지 않으면 그냥 썩지만 많이 나눌수록 좋은 밑거름이 된다고 했다. 오랫동안 가난했던 시절 탓인지 우리는 돈을 아끼고 많이 벌어야 한다는 교육은 많이 했어도 막상 벌어서 어떻게 써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별다른 교육이 없었다.

부를 축적하면서 이를 통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부를 아무리 많이 축적한들 배고픈 약사의 심리상태를 벗어 날수 없다. 대체로 우리나라 부자의 심리가 주변을 고려하기 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한 부의 축적이기 때문에 현재는 언제나 돈을 버는 와중에 있고 돈 쓰는 것은 미래의 일로 미뤄 버리면서 여러 문제가 생긴다. 돈을 왜 버는가 보다 돈 자체가 목적이 되어 그 돈이 오직 자신의 존재 이유가 되어버린다.

자신의 부가 여러 세대에 걸쳐 유지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베푸는 데는 지극히 인색하고 자식들에게 집착하면서 불나방이 불 속으로 뛰어들 듯 배고픈 약사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철없는 자식으로 망치는 길로 간다. 주로 이런 부류의 약사들이 꾸미고 치장하는 것을 품격 있는 약사라 잘못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는 우리 사회에 경제적으로 성공한 약사들이 더 많아진다 한들 배고픈 약사들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이제라도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 주위 사람들에게 작은 것이라도 서로 베푸는 모습을 몸소 보여주고 교육받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막연히 존경받는 약사란 자신이 가진 부를 사회공헌이라는 큰 목적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약사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약사들은 돈의 소중함을 알고 좋은 곳에 잘 쓰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이다.

그런 존경받는 약사가 많아질 때 사회로부터 약사라는 직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늘어날 것이며 개인적으로 봐도 가장 좋은 자녀교육(철없는 자식들을 양산하지 않는)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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