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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약사님·정 약사님…명찰 달고나니 좋더라"

  • 김지은·정혜진
  • 2017-02-01 06:14:59
  • 약사들 "불편함 없어"…약사회, 명찰 제작 기계 구비도

[현장] 약국 명찰 패용 의무화 시행, 그 후

"근무약사까지 이번에 다 같이 제작했어요. 환자가 약사 이름을 보고 성을 따 부르며 찾더라고요. 그런 점은 긍정적이죠."

"가운도, 명찰도 약사를 드러내는 표시잖아요. 제도와 상관없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기존부터 해와서 특별히 달라진 점도 없어요."

지난 달 약사 명찰 패용 의무화가 시행된지 한달이 됐다. 시행 의도와 상관없이 약사의 본분을 스스로 드러낼 수 있단 점에서 대다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월31일 데일리팜이 서울 지역 10개 약국을 탐문 취재한 결과 10곳 중 9곳에서 약국장, 근무약사 모두 가운과 명찰을 패용했다. 취재에 응한 약사 대부분은 이번 제도 시행과 관련,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않았다. 기존에도 가운과 별도로 명찰을 착용하거나 가운에 이름을 새겨왔던 약사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자율로 해 왔던 명찰 패용이 법의 테두리 안에 갇혀 단속의 빌미가 됐다는 점에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가운 착용 의무화를 벗어던졌단 점에서 한결 수월해졌다는 반응과 더불어 근무약사까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명찰을 패용하면서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약사들의 다양한 명찰 패용 모습
약사들 "달라진 점 없어…소비자 반응 긍정적"

약국 규모에 상관없이 대다수 약사는 기존에도 여러 방법으로 약사 이름을 표시해 왔던 터라 제도 시행으로 크게 제약을 느끼지 않았다.

일부는 이미 가운에 이름과 소속 등을 새겨 착용했었고, 일부는 핀 배지나 목걸이형 명찰을 별도 제작하거나 약사회, 제약사에서 받아 활용 중이었다.

오히려 약사 가운 착용 의무화에서 벗어나면서 명찰이 가운보다 활용 면에서 편리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약사는 "약사 가운과 더불어 약국에서 청소할 때나 잠깐 외출할 때 입는 사복에도 명찰을 달아놓았다"며 "소소하게 가운을 벗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명찰로 그런 부분은 커버할 수 있단 점에서 편리해진 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약사도 "약국 안에서 가운, 명찰 모두 착용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가운은 더위와 추위에 불편하고 관리도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명찰을 달아 약사 이름과 소속을 모두 알릴 수 있단 점이 수월해졌다"고 했다.

일부 약국은 제도가 시행되며 약국장은 물론 이동이 많은 근무약사까지 명찰을 맞춰 착용하도록 했다. 일부는 근무약사가 자체적으로 명찰을 제작해 가지고 다니며 사용하게 됐다.

그러자 명찰에 대한 고객 반응이 무엇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약사는 "근무약사까지 모두 명찰을 패용하니 단골 환자들이 성을 붙여 '○약사님, ○약사님'하고 부르더라"며 "약국장은 가운에 자수라도 했지만 근무약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면에선 좋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문전약국 약사도 "원래도 이 주변 약국들에 무자격자는 없어 환자가 약사인지 의심하거나 확인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지역 약사회가 단체로 명찰을 제작, 배포해 개별 약국에서 큰 불편도 없었다"고 말했다.

실무실습 중인 약학대학생이 패용한 명찰
지역 약사회, 명찰 기계 구입도…제약사, 마케팅 수단으로

일선 약사들이 패용한 명찰 대부분은 제약사나 지역약사회가 단체 제작, 배포했다. 지역약사회는 회원 보호와 복지 차원에서, 제약사는 약국 편의에 기여하는 마케팅 차원에서 예산을 할애했다.

국내 제약사 일부는 제도가 시행되기 전 약국을 대상으로 '명찰 만들어주기' 이벤트를 통해 목걸이, 핀 배지 등 형태로 약사 이름과 사진, 약국 이름 등을 게재해 배포했다.

지난해 약사법 개정이 확정되자 일부 제약사는 본사 마케팅 예산으로 영업사원을 통해 명찰을 배포했다.

특히 지역약사회 중에는 명찰 배포를 위해 직접 제작 기계를 구입하는 등 적극성을 띈 곳도 있다.

경기도약사회는 약사 가운과 명찰 패용 의무화 논의가 시작된 2015년, 일찌감치 명찰 제작 기계를 구입했다.

이 사업 목적은 회원 복지 뿐 아니라 신상신고율을 높이기 위한 것도 있었다. 워낙 많은 약사들이 속한데다, 이직이 잦은 근무약사를 생각해 약사회가 직접 명찰 제작에 나섰다.

경기도약사회 임용수 총무위원장 명찰
송파구약사회가 제작, 배포하는 명찰과 제작기계
현재 31개 분회 단위로 신청을 받는데, 약사 사진과 이름, 면허번호를 취합해 제작한 후 분회를 통해 배포한다. 지금까지 경기도약사회가 제작, 배포한 명찰은 4500여개나 된다.

서울시약사회도 경기도약사회를 참고해 제도 시행을 준비하며 지난해 11월 명찰 제작 기계를 구입했다.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분회 단위로 신청을 받아 직접 집게형 명찰을 배포하고 있다.

경기도약사회 관계자는 "기계값보다 명찰 디자인 비용, 목줄, 컬러잉크 프린트 비용 등 소모품 비용이 크지만, 회원 복지 차원에서 예산을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약사회 중에선 가장 처음 시도했고 회원 반응도 좋다"고도 했다.

서울 송파구약사회도 기계를 구입해 직접 명찰 제작에 나섰다. 송파구약서회 명찰의 특징은 QR코드를 삽입해 회원들이 연수교육 출석 체크를 명찰에 있는 QR코드 체크로 대신한다는 점이다.

송파구약사회가 이번 제도 시행을 계기로 직접 명찰 제작을 결심한 것은 지역적 특성도 한몫 했다.

아산병원을 중심으로 대형 문전약국이 많고, 이에 따른 근무약사 이직이 잦은 탓에, 일괄 제작 이후 새로 제작해야 하는 명찰 수가 꽤 된다는 판단이었다.

송파구약사회 관계자는 "명찰에 약사 이름 뿐 아니라 약국이름도 넣다보니, 지속적으로 새로 제작해야 하는 양이 꽤 된다"며 "QR코드와 실용성 높은 고가 목걸이형으로 제작해 단가가 낮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약국은 일일이 약사들 명찰을 신경쓰지 않아 좋고, 송파구 지역 약국들이 통일된 명찰을 사용하며 환자 신뢰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은·정혜진(bob83@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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