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나 변함없는 쎄레브렉스 가치"
- 안경진
- 2017-02-28 06: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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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류마티스 전문가 앨지스 조바이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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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쎄레브렉스(쎄레콕시브)'는 선택적 COX-2 억제제 계열인 '바이옥스(로페콕시브)'와 '벡스트라(발데콕시브)'가 퇴출된 이후 10여 년간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동 계열이란 이유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누명을 써야만 했다. 그 사이를 소염진통제와 항궤양제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와 제네릭 약물들이 비집고 들어왔다.
최근에는 TNF 억제제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제제를 넘어, 세포 내에서 JAK 경로를 억제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증가를 차단한다는 신개념의 경구용 치료제까지 등장한 상태다. 그럼에도 '쎄레브렉스'가 효용가치를 완전히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199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NSAIDs(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를 사용한 골관절염 및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연구에 전념해 온 캐나다의 앨지스 조바이사스(Algis Jovaisas) 교수(오타와의과대학)는 "단기 진통효과와 더불어 만성통증을 완화시키는 NSAIDs가 관절염 환자들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 PRECISION 연구는 쎄레브렉스를 둘러싼 그동안의 오해를 완전히 깨트렸다. 향후 관절염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의료진들에게 PRECISION 연구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방한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결과가 임상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보나?
기존에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해석에 상당한 오해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사람들은 진위 여부를 떠나 먼저 들은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기 위해 새로운 근거가 요구돼 왔는데, PRECISION 연구가 COX-2 억제제에 관한 관점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심혈관질환을 동반하고 있거나 발생 위험이 높은 골관절염 또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2만4081명을 대상으로 10여 년에 걸친 오랜 기간동안 NSAID 사용을 전향적으로 평가했고, 1차평가변수로 심혈관계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의 최초 발생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연구 설계나 충족시켜야 하는 기준도 상당히 엄격했다.
- 위장관계 혜택은 선택적 COX-2 억제제 계열의 이점으로 강조되는 부분이 아닌가. PPI 처방 없이도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낮다는 차별성을 강조할 수도 있었을텐데, 굳이 모든 환자들에게 PPI를 복용하도록 할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러한 연구 디자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 연구가 2004년에 기획됐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2000년대 초반은 PPI를 병용하는 것이 표준치료법으로 인식되던 때라 지금의 관점과 상당히 달랐다. PPI의 부작용이나 PPI를 배제한 상태에서 쎄레브렉스의 안전성을 입증한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한 건 PRECISION 연구 설계가 종료된지 6년이 지난 2010년이었다. 당시로선 이 디자인이 최선의 결정이었단 의미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도중에 설계를 변경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고 어렵다.
-만약 현 시점에 연구 설계가 이뤄졌다면 PPI 병용이 불필요했다고 해석해도 되나?
만약이라고 가정한다면 PPI를 병용하지 않는 세레브렉스 단독처방군이 4번째 환자군으로 추가됐을지도 모르겠다. 13년 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기 때문에 보다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 NSAID와 PPI 병용요법보다 쎄레브렉스가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건 2010년 란셋(Lancet)에 프란시스 찬(Francis Chan) 박사의 CONDOR 논문이 발표되면서부터였다. 2004년에는 위장관계 출혈을 고려할 때 상부와 하부를 구별하지 않았지만 2010년 CONDOR 연구와 2013년 GI-REASON 연구 등이 등장하면서 상하부 위장관계 출혈의 의미를 다르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진행된 입원 환자 대상 연구에서 하부 위장관계 출혈이 증가했지만 상부 위장관계는 그렇지 않았음을 보고한 것도 그 이후다. 이러한 데이터를 다 가지고 있었다면 다른 디자인으로 짜여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분명한 점은 NSAID 군에게는 반드시 PPI를 병용해야만 윤리위원회를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 개별 환자의 위험도에 따른 진통소염제 처방기준을 제시한다면?
위장관계 출혈 고위험군이란 가정 하에 순위를 매긴다면 PPI와 쎄레브렉스를 병용하는 군이 가장 안전하다. 다음은 쎄레브렉스 단독, NSAID와 PPI 병용 순이고, NSAID 단독복용군이 가장 위험하다. 앞서 언급한 CONDOR 연구가 기준인데, 해당 연구에서는 지난 6개월간 위장관계 출혈 사건을 있었던 환자들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진통소염제를 처방할 때는 반드시 "이 환자에게 소염제가 정말 필요한가?"를 스스로 질문해봐야 한다. 의외로 많은 경우에 소염제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PPI와 쎄레브렉스를 병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의미다. 물론 쎄레브렉스를 어떤 환자에게라도 언제든 처방할 수 있는 건 아닌데, 가령 중증도가 높은 신장병을 동반했거나 이미 상당히 위험한 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무엇이 안전한 옵션일지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환자의 안전성이다.
- 일각에서는 연구에 사용된 쎄레브렉스의 평균 용량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 않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90%가 골관절염, 나머지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였다. 일반적인 골관절염 환자에서 200mg은 전 세계적으로 채택되는 전형적인 치료용량이다. 그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일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는 400mg까지 처방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 연구에 사용된 평균 208mg 용량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제가 제가 진료하고 있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상당수는 질환 관리가 잘 되고 있어 소염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 작년에 발표된 결과는 1차 평가변수에 국한된 내용이었고, 최근에 골관절염 환자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구분한 하위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하위분석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연구 설계 당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에서 심혈관계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근거가 나오기 시작해 하위분석을 진행하게 됐다. 류마티스관절염이 당뇨병보다도 주요한 심혈관계 위험인자라고 나타났는데, 실제로도 부은 관절이 10개인 환자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의 위험이 50%가량 증가하고 제2형 당뇨병 발생률이 높았다. 류마티스관절염이 심혈관계 위험의 특정 인자라는 사실이 규명된 만큼 이를 일차진료의들에게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그룹을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내년에는 고혈압 등 몇 가지 추가 평가변수에 관한 하위분석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 이번 결과가 주요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그럴만한 여지는 충분하다. 미국류마티스학회(ACR)나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가 가이드라인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만 가이드라인 변경은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일이기 때문에 12~18개월 내 큰 변화가 보이긴 힘들다고 본다. 주요 심혈관계 저널이나 내과계 저널에서는 사설 등을 통해 미국심장협회(AHA)가 가이드라인 개정을 검토하게 되리란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 선택적 COX-2 억제제들 가운데 쎄레브렉스가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의견으로 받아들여도 되나?
선택적 COX-2 억제제라고 해서 전부 같지는 않다. 시판 중인 제품들 가운데 '알콕시아(에토리콕시브)'가 대표적일 텐데, '바이옥스(로페콕시브)'와 마찬가지로 설폰(Sulfone) 분자 구조이기 때문에 같은 문제점을 갖는다. 분자의 전하(charge)로 인한 세포의 이중막 통과와 같은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어, 설포나마이드(Sulfonamide) 구조인 쎄레브렉스와는 다르다. 알콕시아는 바이옥스가 가지고 있던 혈관 내피세포 및 LDL 등에 산화스트레스를 더 준다는 문제점을 갖기 때문에 심혈관계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즉, 효능에는 차이가 없지만 안전성과 내약성 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발표된 모든 논문을 보면 한 가지 소염제를 증량하지 않고 두 개의 소염제를 1:1로 비교하는 경우, 효능 면에서는 거의 동일했음을 알 수 있다.
- 생물학적 제제가 다수 출시되면서 관절염 치료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NSAIDs가 갖는 의미와 역할은 무엇일까?
NSAIDs는 관절염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첫 번째는 단기적인 진통효과다. 다른 치료제들이 효과를 내기까지 3~4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NSAIDs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다른 약물들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서서히 감량하다 중단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오랜 유병기간을 지닌 환자들의 만성통증 관리를 위해 NSAIDs가 사용된다. 관절염을 오래 앓았던 환자는 이미 관절손상 등이 일어나 항상 통증이 수반된다. 그런 면에서 여전히 NSAIDs는 관절염 환자들에게 중요한 약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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