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여 앞둔 '베오바' 1300억 과민성방광 시장 판도 바꿀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 과민성방광 치료제 시장이 연간 1300억 원 규모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제일약품의 신약 '베오바(비베그론)'가 급여 등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비급여 출시 후 3년 만에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는 베오바가 한미약품‧종근당 등이 선점한 과민성방광 급여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가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연 1300억 과민성방광 시장…‘미라베그론’·‘제네릭’ 중심 매년 10% 이상↑ 3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과민성방광 치료제 시장은 연 1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과민성방광 치료제는 크게 솔리페나신‧프로피베린‧옥시부티닌 등 항무스카린제 계열과 미라베그론‧비베그론 등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 작용제 계열로 나뉜다. 주요 성분인 미라베그론과 솔리페나신, 프로피베린 계열 모두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다. 미라베그론의 경우 2022년 552억원에서 2023년 662억원, 2024년 768억원, 지난해 869억원 등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엔 2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솔리페나신 시장도 2022년 253억원, 2023년 254억원, 2024년 266억원, 지난해 317억원으로 3년 새 25% 증가했다. 프로피베린 시장은 2022년 145억원에서 지난해 156억원으로 8% 확대됐다. 세 성분 모두 오리지널의 특허가 만료된 이후 제네릭들이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중이다. 미라베그론 시장은 올해 1분기 기준 제네릭 합산 처방액이 143억원에 이른다.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한미약품 미라벡(47억원), 종근당 셀레베타(19억원), 제뉴원사이언스 베타그론(14억원)을 중심으로 제네릭이 6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인 아스텔라스 베타미가는 전년동기 대비 6% 증가한 90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렸다. 솔리페나신 시장도 제네릭 점유율이 61%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전체 처방액 86억원 중 53억원을 제네릭이 올렸다. 위더스제약 솔리신, 안국약품 에이케어, 한미약품 베시금 등이 주요 제품이다. 오리지널 제품인 아스텔라스 베시케어는 전년동기 대비 4% 증가한 34억원을 기록했다. 프로피베린 시장에선 제일약품 비유피-4가 1분기 기준 19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렸다. 3년 만의 '급여 전환' 승부수…안전성 무기로 비뇨기 영역 활로 모색 과민성방광 시장 전반이 상승세인 가운데 제일약품이 새로운 성분의 치료제로 급여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제일약품은 현재 건보공단과 베오바의 약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베오바는 일본 교린제약에서 개발한 과민성방광 치료제다. 국내엔 제일약품이 도입해 지난 2022년 10월 허가받았다. 제일약품은 이듬해 1월 이 제품을 비급여 출시했다. 당시 낮은 약가가 급여 등재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제일약품은 3년 넘게 비급여 판매 전략을 고수해왔다. 다만, 베오바의 생산실적이 2023년 17억원에서 2024년 9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제일약품은 작년 말 베오바의 급여 재도전에 나섰다. 낮은 약가라도 급여 시장에 발매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베오바의 특허 만료(2030년 9월)가 얼마 남지 않은 것도 급여 재도전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기존 치료제들과의 경쟁이다. 이미 과민성방광 치료제 시장에선 프로피베린‧솔리페나신‧미라베그론 등 여러 성분 치료제들이 경쟁 중이다. 더구나 한미약품‧종근당 등 비뇨기 영역에서 높은 영업력을 보유한 국내제약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제일약품은 베오바의 안전성과 빠른 약효 발현에 집중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비베그론의 경우 관련 임상에서 동일 계열 미라베그론 대비 혈압상승이나 심박수 증가 등 부작용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항우울제와 치매 치료제와의 약물 상호작용 위험이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제일약품은 과거 MSD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프로스카(피나스테리드)를 공동 판매하면서 비뇨기 치료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선 비뇨기 영역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주력 제품인 비유피-4의 경우 수년째 70억원대 처방실적이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10여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성분의 과민성방광 치료제의 급여 출시는 제일약품 비뇨기 라인업의 세대교체와 매출 반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2026-07-03 06:00:58김진구 기자 -
상반기 바이오 IPO, 기관 수요 집중…상장 후 주가는 온도차[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해 상반기 바이오·헬스케어 기업공개(IPO) 시장은 공모 단계에서 지난해보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전년보다 크게 높아졌고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도 급증하면서 기술특례 신규 상장 6개사 모두 희망 공모가 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에서도 흥행은 이어졌다. 올 상반기 신규 상장 6개사 평균 일반청약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다만 상장 후 주가 성과는 엇갈렸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은 6곳 중 2곳에 그쳤다. 공모 과정에서 흥행이 곧바로 상장 후 수익률로 이어지지 않은 모습이다. 수요예측 평균 675대 1→1122대 1…기관 장기 보유 의사도 확대 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6곳은 코스모로보틱스, 인벤테라, 리센스메디컬, 메쥬,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카나프테라퓨틱스 등이다. 이들 6개사는 기관 수요예측 단계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6개사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1122.0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 674.7대 1보다 66.3% 상승한 수준이다. 기업별로는 리센스메디컬이 1352.6대 1로 가장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인벤테라 1328.8대 1, 코스모로보틱스 1140.1대 1, 메쥬 1108.9대 1, 카나프테라퓨틱스 962.1대 1, 아이엠바이오로직스 839.2대 1 순이었다. 올해 상장사 6곳 모두 8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기업별 편차가 컸다. 인투셀이 1151.1대 1,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1066.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오름테라퓨틱은 16.9대 1에 그쳤다. 로킷헬스케어도 368.5대 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전반적으로 고른 기관 수요가 형성된 셈이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올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의 기관 확약 비율은 평균 67.9%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7.8%와 비교하면 8배 이상 높아졌다. 가장 높은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기록한 곳은 카나프테라퓨틱스로 이 회사는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가운데 의무보유확약 물량 비중이 76.1%에 달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76.0%, 메쥬는 75.4%, 코스모로보틱스는 73.0%를 기록했다. 리센스메디컬도 63.9%였고 인벤테라는 43.1%로 집계됐다. 올해 상장사 6곳 모두 기관 확약 비율이 40%를 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기관 확약 비율이 두 자릿수를 넘긴 기업이 2곳에 그쳤다. 인투셀이 12.0%, 오름테라퓨틱이 10.9%를 기록했다. 로킷헬스케어는 8.5%, 이뮨온시아는 8.2%,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6.3%였고 지씨지놈은 1.0%에 불과했다. 6개월 이상 장기 확약도 올해 들어 크게 확대됐다. 올 상반기 6개사의 의무보유확약 물량 가운데 6개월 이상 확약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3.4%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이 0.4%에 그쳤다는 점과 비교하면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한 기관 참여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코스모로보틱스는 의무보유확약 물량 중 6개월 이상 확약 비중이 90.2%로 가장 높았다. 인벤테라도 88.2%를 기록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29.0%, 메쥬 21.5%, 카나프테라퓨틱스 20.6%, 리센스메디컬 10.7%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해당 비중이 1%를 넘긴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기관 확약 확대는 금융당국의 IPO 제도 손질 이후 수요예측 구조와 투자 행태가 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공모주 배정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고가 주문과 상장 직후 매도 전략이 반복되며 '묻지마 청약' 논란이 이어졌다. 그러나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과 확약 위반 제재 등이 도입되면서 일정 기간 보유를 전제로 한 기관 참여가 늘었다. 특히 확약 부담이 커지면서 단기 차익 목적 청약보다 기업가치와 상장 후 주가 흐름을 함께 고려한 주문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기관 수요 몰리며 상장사 6곳 전원 밴드 상단 확정…일반청약도 흥행 수요예측 경쟁률과 기관 확약 비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공모가도 모두 희망 범위 최상단에서 결정됐다.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은 모두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희망 공모가 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가 가장 높았던 곳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1만9000~2만6000원으로 제시했고 최종 공모가를 최상단인 2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이어 메쥬가 희망 범위 1만6700~2만1600원 가운데 최상단인 2만16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도 희망 공모가 1만6000~2만원 중 최상단인 2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인벤테라는 희망 공모가 범위 1만2100~1만6600원 가운데 최상단인 1만66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리센스메디컬은 9000~1만1000원 범위에서 최상단인 1만1000원으로, 코스모로보틱스는 5300~6000원 범위에서 최상단인 6000원으로 각각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반기 신규 상장 6곳 모두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희망 범위 최상단에 공모가가 안착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공모가 결정 결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 중 지씨지놈, 인투셀, 이뮨온시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 4곳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반면 로킷헬스케어는 밴드 하단, 오름테라퓨틱은 희망 범위 하단 미만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 확정 이후 진행한 일반청약에서도 투자 수요가 몰렸다. 올 상반기 6개사 평균 일반청약 경쟁률은 2026.4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761.2대 1의 2.7배 수준이다. 메쥬는 2428.3대 1로 가장 높은 일반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리센스메디컬은 2097.7대 1, 코스모로보틱스는 2013.8대 1로 2000대 1을 넘겼다. 인벤테라 1913.4대 1, 카나프테라퓨틱스 1899.0대 1, 아이엠바이오로직스 1806.0대 1 등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공모가 웃돈 곳 코스모로보틱스·리센스메디컬 2곳뿐…흥행과 주가 성과는 별개 다만 상장 후 주가 흐름은 공모 단계 열기와 달랐다. 2일 종가 기준 올 상반기 신규 상장 6곳 중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은 코스모로보틱스와 리센스메디컬 2곳뿐이다. 인벤테라, 메쥬,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카나프테라퓨틱스 등 4곳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2일 기준 코스모로보틱스 종가는 1만3880원으로 공모가 대비 131.3% 높다. 리센스메디컬도 공모가 대비 70.4% 높은 1만87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인벤테라는 공모가 대비 50.5% 낮은 8220원에 머물고 있다. 메쥬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36.2% 낮은 1만3780원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공모가보다 27.1% 낮은 1만4590원,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공모가보다 15.6% 낮은 2만195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 중 2일 종가 기준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곳은 3곳이었다. 로킷헬스케어는 공모가 대비 253.6%, 오름테라퓨틱은 165.5% 높았다. 인투셀도 36.5% 상승했다. 반면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공모가 대비 56.2%, 지씨지놈은 55.2% 하락했다. 이뮨온시아도 공모가보다 5.8%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상장사 역시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컸지만 올해는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 수가 더 줄어든 셈이다. 결국 올해 상반기 바이오·헬스케어 IPO 시장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등 공모 단계에서는 강한 흥행을 기록했지만 상장 후 주가는 종목별로 갈리는 흐름을 보였다.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과 기관 확약 비율, 일반청약 경쟁률이 상장 후 수익률을 담보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공모 단계에서 이미 미래 성장 기대가 공모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상장 이후에는 실적과 파이프라인 진전, 기술이전, 제품 매출 등 구체적 성과 검증이 더 중요해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공모주 투자 열기는 강해졌지만 상장 후 시장은 기업별 성과를 기준으로 더 엄격하게 주가를 가르고 있다는 설명이다.2026-07-03 06:00:56차지현 기자 -
실리로 30년, 기술로 새 도전…다산제약이 걸어온 길[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다산제약이 7월 1일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96년 직원 3명으로 출발한 작은 원료의약품 유통업체는 이제 연매출 1100억원을 넘긴 중견 제약사로 성장했고,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30년은 한 기업의 선택을 돌아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다산제약이 걸어온 길은 화려한 신약 성공담과는 거리가 멀다. 유행을 좇기보다 기술을 선택했고,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며 조금씩 경쟁력을 쌓아왔다. 창립 30주년은 지난 시간을 기념하는 자리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약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다산제약의 시작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국내 제약산업은 지금과 달랐다. 신약이라는 단어는 낯설었고, 바이오 벤처 붐도 없었다. 제약사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품목을 확보했는지, 얼마나 넓은 영업망을 갖췄는지가 기준이었다. 그해 다산메디켐이라는 이름으로 직원 세 명으로 출발한 작은 원료의약품 유통업체가 있었다. 지금의 다산제약이다. 30년이 흐른 지금 다산제약은 연매출 1100억원을 넘어선 중견 제약사로 성장했다. 셀트리온과 종근당, 동국제약, HLB를 비롯한 100여개 제약·바이오 기업이 생산과 개발을 맡기는 파트너가 됐고,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약물전달시스템(DDS), 특수제형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CDMO 기업을 꿈꾸고 있다. "좋은 약을 만들어야 한다" 다산제약을 이해하려면 먼저 창업자인 류형선 대표를 이해해야 한다.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제약산업을 경험한 그는 1996년 다산메디켐을 설립했다. 회사 이름에 '다산'을 붙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조선 최고의 실학자로 불리는 다산 정약용의 애민정신을 기업 철학으로 삼았다.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필요한 의약품을 연구하고 생산해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임직원들이 공유하는 회사의 가치로 남아 있다. 창업 정신만으로는 회사를 키울 수 없었다. 현실은 치열한 원료 유통 시장이었다. 당시 국내 시장에서 원료 유통은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이었지만 진입장벽은 높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가격 경쟁은 심해졌고, 단순 유통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류 대표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미래를 봤다. 원료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기술을 가진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그 선택은 연구개발이었다. 2000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한 다산제약은 DDS 연구를 본격화했다. 약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전달하는 기술에 집중했다. 약효는 유지하면서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방출 시간을 조절하며,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개선하는 기술을 하나씩 쌓아갔다. 이름보다 기술이 먼저 알려진 회사 다산제약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회사는 아니다. 광고도 많지 않았고,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블록버스터 제품도 없다. 그러나 업계의 평가는 다르다. 현재 100곳이 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다산제약과 거래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와 비뇨기계 의약품, 기관지염 치료제, 중추신경계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 파트너 역할을 맡고 있다. 그 배경에는 다산제약이 오랜 기간 축적한 제형 기술이 있다. 미세캡슐화와 방출조절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경피흡수형 제형까지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의약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아니라 고객사가 원하는 제형을 함께 설계하고 구현하는 기업으로 진화한 것이다. CMO에서 CDMO로의 전환을 이야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장 큰 위기가 가장 큰 경쟁력이 됐다 다산제약의 경쟁력이 선명하게 드러난 순간은 의외로 성공이 아니라 위기였다. 2023년 충남 아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생산시설 일부가 전소됐고 회사 실적도 타격을 받았다.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 초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당시 업계가 더 크게 우려한 것은 다산제약이 아니라 시장이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탐스로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이다. 탐스로신은 연간 시장 규모가 1000억원을 넘는 대표 품목이다. 다산제약이 맡고 있던 생산 물량을 단기간에 대체할 수 있는 제조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산시설은 있어도 다산제약 수준의 공정과 품질을 단기간에 구현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제조 기술력이 시장의 위기 속에서 오히려 증명된 순간이었다. 그 사건은 다산제약이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화재를 수습한 뒤 공정을 재정비하고 자동화를 확대했으며 특수제형 중심 생산 기반을 강화했다. 위기를 성장의 계기로 바꾸겠다는 선택이었다. 2025년 연결 기준 다산제약의 매출은 1101억원으로 창사 이후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외형 성장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1억원으로 늘었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세 배 증가했다. 자본총계 역시 363억원으로 확대됐다. IPO를 준비하는 기업에게 이는 단순한 재무지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성장 투자와 생산시설 확충을 이어가면서도 현금 창출력을 유지했고, 내부 유보를 통해 재무 안정성까지 높였다는 점에서다. 최근 ESG경영시스템 인증과 ISO14001을 획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생산 역량뿐 아니라 환경과 안전, 품질 관리 체계까지 글로벌 기준에 맞춰 정비하며 상장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다산제약은 이르면 하반기 코스닥 입성에 도전한다. CMO를 넘어 CDMO로 다산제약이 최근 강조하는 단어는 'CDMO'다. CMO가 생산이라면 CDMO는 연구개발부터 제형 설계, 생산까지 함께 수행하는 사업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다산제약이 20여 년간 축적한 DDS 플랫폼이다. 회사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방출조절 DDS, 유동층 코팅, 경피흡수형 제형 등 네 개의 핵심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약물의 방출 속도와 전달 방식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최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BIOHealth)과의 협력도 이러한 기술력을 외부에서 검증받기 위한 과정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펩타이드 DDS, 나노 기반 특수제형 공동 연구를 추진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CDMO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고 본다. 대규모 설비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코스트형'과 기술과 제형 설계를 앞세운 '테크형'이다. 다산제약은 후자를 선택했다. 다음 무대는 국내가 아니다 국내 제네릭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오리지널 의약품 하나에 수십 개의 제네릭이 경쟁하고, 약가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류형선 대표가 일찍부터 해외 시장과 CDMO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선택한 이유다. 회사는 중국 안후이허위약업과 합작법인인 '허이다산의약유한공사(HDP)'를 설립해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은 연간 최대 40억정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일본 기업과 장용 펠렛 기술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중국과 멕시코를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IPO 이후 확보할 자금 역시 국내외 생산시설 확충과 글로벌 GMP 인증, 장기지속형 주사제 생산 기반 구축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생산능력을 현재 8억정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50억정까지 확대하고, 수출 비중도 현재 한 자릿수에서 1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30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많은 기업이 성장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다산제약은 조금 다르다. 지난 30년은 화려한 신약 성공담도, 대형 인수합병의 역사도 아니었다. 원료를 유통하던 작은 회사가 연구개발을 선택했고, 연구개발이 제형 기술로 이어졌으며, 제형 기술이 제조 경쟁력이 됐다. 그리고 제조 경쟁력은 고객사의 신뢰를 만들었다. 그 신뢰는 결국 숫자로 증명됐다. 매출 1101억원, 늘어난 현금, 탄탄해진 자본, 100여 개 고객사, 그리고 코스닥 상장을 준비할 수 있는 체력이 그것이다. 이제 다산제약이 준비하는 다음 무대는 글로벌 시장이다. 코스닥 상장은 목적지가 아니라 그 무대로 향하는 발판이다. 30년 동안 실리로 회사를 키운 다산제약은 이제 기술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려 한다. 창립 30주년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날이 아니라, 다음 30년의 첫 페이지다.2026-07-03 06:00:52이석준 기자 -
"글로벌 AI 신약개발 가속화...한국은 인력·데이터 한계"[데일리팜=정흥준 기자]글로벌 신약 개발 생태계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전면 재편되고 있다. 빅테크와 빅파마가 손을 잡고 신약개발 전주기에서 빠르게 고도화가 이뤄지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숙련된 인력과 데이터 부족의 한계에 직면해있는 실정이다. 2일 오후 표준희 AI신약연구원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의 AI 기술 미래 동향’을 주제로 대한약학회·한국약제학회·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가 공동 주최한 워크숍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AI 신약개발 생태계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빅파마들이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중 AI가 접목되지 않는 신약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빅파마들은 AI 엔지니어나 데이터 과학자들을 100~200명 단위로 대거 고용해 자체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 신약개발을 새로운 먹거리로 본 빅테크들의 관심과 투자도 성장 가속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로 인해 DNA, RNA 등을 이해하는 ‘바이오 시퀀스 LLM’이 쏟아지고 있다. 표준희 원장은 “엔비디아는 릴리와 같이 AI 신약 개발 팩토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폴드3를 만들어고 최근에는 성능이 좋아진 모델을 발표하기도 했다”면서 “엔비디아의 ‘바이오니모’ 플랫폼이 나왔을 때는 모든 빅파마들이 실험을 멈추고 바이오니모를 통해 파이프라인의 독성 예측을 거치며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클로드는 신약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워크플로우를 총체적으로 제공하는 ‘클로드 포 사이언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중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는 AI로 코디네이터 에이전트가 작업을 분류하면 유전체학, 구조 생물학 등 전문 서브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작업을 검증하고 통합하는 식이다. AI로 특정 단계의 연구를 가속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가설과 실험 설계, 결과분석까지 자동화가 이뤄지는 시대가 이미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제는 신약 개발의 특정 단계를 가속화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조 설계 경쟁에 돌입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제약 산업계에서는 숙련된 인력의 부족, 데이터의 부족과 품질 등의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 표 원장은 “국내 제약사나 AI 신약개발사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했었다. 가장 많은 답변은 숙련된 인력이 부족하다, 고용이 어렵다. 그 다음으로는 데이터 부족과 품질 문제였다”고 했다. 신약개발 데이터는 각 제약사에게도 고가의 자산이기 때문에 범용될 수 없고 분절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표 원장은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상호 필요나 금전적 이익이 명확히 일치한다면 데이터를 사고파는 형태의 '데이터 파트너십'은 제한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면서 “또 임상 시험의 대조군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 공동의 목적을 해결하기 위한 컨소시엄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도 K-AI 신약개발 전임상-임상모델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등 AI를 활용한 제약산업 발전에 투자하고 있다. 작년 말 복지부는 약 371억원을 투입하는 'K-AI 신약개발 전임상·임상 모델개발사업'의 주관기관을 선정하고 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에 나선 바 있다. AI신약연구원이 속해있는 제약바이오협회도 주관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표 원장은 “현재 3개 병원, 제약기업들, 기관들이 함께 협업을 해서 비임상과 임상을 연계할 수 있는 데이터셋을 개발하고, 그 데이터셋을 활용해서 파운데이션 모델과 다양한 AI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AI가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은 다양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같이 접목을 해 임상 시험 설계를 지원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2026-07-03 06:00:48정흥준 기자 -
프로젠, 유한양행·성영철 전 제넥신 회장 대상 28억 CB 발행[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프로젠이 최대주주 유한양행과 성영철 전 제넥신 회장을 대상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확보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프로젠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27억7400만원 규모 제9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납입일은 오는 10일이다. 이번 CB는 유한양행과 성 전 회장이 나눠 인수한다. 유한양행은 20억1600만원, 성 전 회장은 7억5800만원을 각각 인수한다. 유한양행은 올 1분기 말 기준 프로젠 보통주 224만5002주(9.15%)와 전환우선주 549만2735주(22.3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성 전 회장은 제넥신 창업자로 프로젠과는 hyFc 기술 사업화 협력과 에스엘바이젠 등 지분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돼 온 인물이다. 회사는 발행 대상자 선정 사유에 대해 "회사 경영상 필요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자의 납입능력 및 시기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채 조건은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4%다. 만기는 오는 2031년 7월 10일이며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원금의 121.67%를 일시 상환하는 조건이다. 전환가액은 주당 3172원으로 정해졌다. 전환에 따라 발행될 주식은 보통주 87만4527주로 기발행주식 총수 대비 3.44% 규모다. 사채권자는 발행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인 2029년 7월 10일부터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2026-07-02 17:48:52차지현 기자 -
임종훈 한미 사장 820억 지분 처분…"거버넌스 안정화 기대"[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 2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820억원 규모 보유 지분 장외매도를 추진한다. 거래를 예정대로 마무리하면 임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5.09%에서 2.59%로 낮아진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임 사장은 지난달 29일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170만9788주를 장외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예정 단가는 주당 4만8000원으로 총 거래금액은 820억6982만원이다. 이번 거래의 매수인은 나우아이비 22호 펀드다. 예정 거래 개시일은 오는 8월 5일, 거래 종료일은 9월 3일이다. 거래종결일은 당사자 합의에 따라 변경 또는 연기될 수 있다. 임 사장이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임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보유 주식은 기존 348만3808주(5.09%)에서 177만4020주(2.59%)로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 보유 주식 가운데 141만8000주는 주식대차거래로 차입한 물량이다. 임 대표는 지분 매각과 관련 "아버님인 한미그룹 창업주 임성기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뜻을 가장 진정성 있게 계속 이어가기 위해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불필요한 논란이 사라지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임 대표는 "어머니 송영숙 회장, 누님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제약보국이라는 아버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회사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제 결정이 '한미를 한미답게' 키워가고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2026-07-02 17:22:57차지현 기자 -
한미그룹, 하반기 정기 인사…김나영·최인영 전무 부사장 승진[데일리팜=최다은 기자] 한미그룹이 연구개발(R&D)과 글로벌 사업개발(BD), 헬스케어 사업 등 핵심 분야에서 성과를 낸 임원 6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한미그룹은 1일 하반기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이후 처음 이뤄진 정기 임원인사로,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에서 3명, 사업회사 한미약품에서 3명이 승진했다. 한미약품에서는 김나영 전무와 최인영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신준섭 상무가 전무로, 맹지웅 상무보가 상무로, 이준원 이사가 상무보로 각각 승진했으며, 한미약품 최재혁 그룹장은 이사로 승진했다. 회사 측은 이번 인사가 성과와 전문성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글로벌 기술수출과 비만·대사질환 중심 혁신신약 개발 성과를 낸 인재들이 승진 대상에 포함됐다. 김나영 부사장은 비만·대사질환 성장 전략인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의 사업화 전략 수립과 시장 진입 기반 마련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인영 부사장과 맹지웅 상무는 차세대 혁신신약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개발을 이끌며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창출했고,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했다. 최재혁 이사는 미래성장부문 비만대사센터에서 H.O.P 프로젝트를 비롯한 비만·대사질환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을 담당해 왔다. 한미사이언스에서는 신준섭 전무가 헬스케어사업부문 의료기기 사업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했으며, 이준원 상무보는 의료기기기획팀을 이끌며 신규 사업 발굴과 제품 전략, 사업 운영 효율화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성과와 전문성, 미래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성과 중심 인사"라며 "글로벌 신약 개발과 기술수출, 헬스케어 신사업 등 핵심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2026-07-02 14:47:25최다은 기자 -
존재감 커진 K-바이오…국제학술지, 한미·SK바팜 혁신성 주목[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계에서 K-바이오의 존재감이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신약 개발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가 한미약품과 SK바이오팜을 아시아·신흥국 바이오제약사 중 '혁신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분류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제네릭 중심에서 연구개발(R&D) 기반 혁신 신약 포트폴리오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평가다. 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는 최근 아시아와 신흥국 바이오제약 기업의 R&D 생산성 변화를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는 네이처 계열 신약 발굴·개발 분야 전문 학술지로 2024년 기준 저널 영향력지수(JIF)가 101.8에 달하는 최상위권 저널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2010년부터 2025년까지 15년간 매출 5억달러 이상 바이오제약사 45곳을 대상으로 R&D 투자 수준과 임상 파이프라인 구성, 매출 흐름을 조사했다. 이를 종합해 각 기업이 제네릭 중심 사업에서 혁신 신약 중심 포트폴리오로 얼마나 전환했는지를 비교했다. 이후 R&D 집중도와 혁신 자산 비중에 따라 기업들을 혁신 선도기업, 신흥 혁신기업, 제네릭기업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한국 기업 중에서는 한미약품과 SK바이오팜이 가장 높은 단계인 혁신 선도기업으로 분류됐다. 혁신 선도기업에는 중국의 베이원, 석약그룹, 항서제약, 헨리우스, 이노벤트, 준스바이오, 중국생물제약 등 총 9개사가 포함됐다. 한국 기업이 중국계 글로벌 제약사와 같은 그룹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한미약품은 장기간 이어온 높은 R&D 투자 기조가 부각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10년간 매출의 약 17%를 R&D에 투자했다. 2010~2015년 약 10% 수준이던 R&D 투자 비중이 한 단계 높아진 것이다. 대사질환과 희귀질환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해 온 전략도 주요 사례로 언급됐다. 한미약품은 현재 비만·대사질환 분야를 중심으로 후속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장기지속형 플랫폼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 단계에 진입했다. 이와 함께 GLP-1·인슐린 분비 자극 펩타이드(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근육 보존·증가를 겨냥한 차세대 비만 신약 후보물질 등을 개발하며 대사질환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희귀질환과 항암 분야에서도 자체 플랫폼 기반 신약 개발을 이어가는 중이다. SK바이오팜도 혁신 선도기업으로 분류됐다. 자체 개발 신약을 글로벌 시장에 허가·출시한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질환 분야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사업 모델을 구축해왔다. SK바이오팜은 자체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확보한 글로벌 개발·상업화 경험을 차세대 모달리티 확장에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뇌전증 치료제 중심의 중추신경계(CNS) 사업을 기반으로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와 표적단백질분해(TPD)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았다. 현재 액티늄-225 기반 RPT 후보물질과 루테슘-177 기반 후보물질 등 복수의 방사성의약품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며 TPD 분야에서도 항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GC는 신흥 혁신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연구진은 이들 기업을 혁신 선도기업 단계로 분류하지는 않았으나 제네릭 중심 기업과 달리 R&D 투자와 혁신 포트폴리오 전환을 이어가는 기업군으로 평가했다. 특히 유한양행은 R&D 투자 확대 사례로 제시했다. 유한양행의 경우 2010~2015년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5% 미만이었지만 2020~2025년에는 12%까지 높아졌다. 종양학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제네릭·전통 제약사업 중심에서 혁신 신약 중심 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온 흐름이 평가에 반영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체질 변화가 글로벌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기술수출과 글로벌 임상, 자체 개발 신약의 해외 허가 등을 통해 혁신 역량을 증명해왔다. 이번 논문은 이 같은 성과를 개별 기업의 단발성 성과가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R&D 투자 확대와 혁신 신약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의 결과로 봤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해석이다. 이번 분석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변화가 해외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기술수출, 글로벌 임상, 자체 신약 허가 등을 통해 성과를 쌓아왔다. 이번 논문은 이러한 성과를 개별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R&D 투자와 포트폴리오 전환의 결과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아시아, 특히 중국과 한국의 여러 바이오제약 혁신 선도기업들은 혁신의 길을 택했다"면서 "향후 몇 년 동안 유럽과 미국의 글로벌 경쟁사들을 위협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2026-07-02 11:59:20차지현 기자 -
대웅제약, 대웅펫으로 건기식 넘어 치료제·CRO 확장[데일리팜=최다은 기자] 건강기능식품에서 시작한 대웅제약의 반려동물 사업이 전문의약품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의료기기까지 확대되고 있다. 자회사 대웅펫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와 연구개발 역량을 동시에 넓히며 반려동물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2019년 대웅펫을 설립하며 반려동물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초기에는 동물의약품 연구개발과 유통에 집중했다. 점진적으로 임상시험(CRO) 기반 구축, 사람 의약품 브랜드를 활용한 반려동물 제품과 전문 치료제, 의료기기까지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첫 행보는 건강관리 제품이었다. 대웅펫은 지난 2022년 대웅제약의 고함량 비타민 브랜드 '임팩타민'을 반려동물 전용으로 개발한 '임팩타민펫'을 출시했다. 이어 2023년에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30정 소포장 제품을 선보였다. 일본 큐텐과 미국 아마존, 동남아 쇼피 등 해외 온라인 유통망에도 진출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했다. 2024년에는 국민 소화제 '베아제'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한 '베아제펫'을 출시했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소화 건강과 장내 환경 개선을 돕는 소화효소보조제로, 대웅제약 대표 일반의약품 브랜드를 반려동물 시장으로 확장한 사례다. 제품 확대와 함께 연구개발 기반도 강화했다. 대웅펫은 지난해 동물의약품 전문 CRO 사업을 본격화했다. 동물용 의약품과 의료기기 임상시험 수행은 물론 허가 컨설팅까지 제공하며 반려동물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대웅제약의 임상 운영 경험을 접목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이 강점이다. 올해부터는 전문의약품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최초 동물용 저용량 우르소데옥시콜산 제제인 'UDCA정 50mg'을 출시하며 소형견과 고양이의 처방 편의성을 높였다. 기존 고함량 제품을 분할해 사용해야 했던 불편을 개선한 제품이다. 또 반려견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플로디시티닙'의 품목허가도 신청했다. 반려동물에서도 만성질환 치료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전문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업 영역은 의료기기로도 확대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달 시지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동물용 점착성 투명 창상피복재 '베아좀'을 출시했다. 피부장벽이 손상된 반려동물의 피부를 보호하는 의료기기로, 줄기세포 배양액 기반 기술을 적용했다. 제품은 대웅펫의 전국 동물병원 유통망을 통해 공급된다. 업계는 대웅제약이 대웅펫을 단순 판매법인이 아닌 반려동물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건강관리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 전문의약품과 의료기기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CRO 사업을 통해 연구개발 역량까지 확보하면서 반려동물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은 단순히 제품 판매를 넘어 연구개발과 임상, 유통 역량을 함께 갖춘 기업 중심으로 경쟁이 재편되고 있다"며 "대웅제약은 대웅펫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장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2026-07-02 11:58:56최다은 기자 -
MSD-보령바이오, RSV 신약 ‘엔플론시아’ 코프로모션 계약[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한국MSD가 신생아‧영아용 RSV 예방항체 신약 '엔플론시아(클레스로비맙)'의 판매를 위해 보령바이오파마와 손을 잡았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국내 유통‧공동 프로모션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합의에 따라 보령바이오파마는 7월 1일부터 엔플론시아의 국내 유통과 의료진 대상 공동 프로모션을 담당한다. 엔플론시아는 신생아‧영아 대상 1회 투여로 최소 5~6개월간의 예방 효과를 제공하는 장기지속형 항체주사다. 대규모 글로벌 3상 임상(CLEVER 연구)을 통해 RSV 관련 입원율을 84.2% 감소시키는 등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 임상 현장에서는 엔플론시아의 투여 편의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먼저 시장에 안착한 사노피 베이포투스 대비 편의성이 개선됐다. 베이포투스의 경우 영아의 체중(5kg 기준)에 따라 제형을 달리 선택해야 했다. 반면 엔플론시아는 체중과 관계없이 1회 동일 용량을 투여할 수 있다. 현재 영유아 RSV 예방 시장은 사노피와 SK바이오사이언스 연합이 선점하고 있는 구조다. 이에 한국MSD는 백신‧의약품 유통·영업 분야에서 탄탄한 개원가 네트워크와 오랜 전문성을 보유한 보령바이오파마를 파트너로 낙점하며 도전장을 냈다. 당장 올 하반기 RSV 유행 시기가 관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RSV 유행 시기는 통상 10월부터 3월까지이며, 엔플론시아는 RSV 계절 도중 태어난 영아의 경우 출생 직후부터, 비유행 시기 출생한 영아는 첫 RSV 계절 시작 전 단회로 투여한다. 양사는 이 시기에 맞춰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RSV는 대부분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1살 미만 영아에서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으로 진행해 입원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발표된 국민건강보험 청구 데이터 기반 전국 단위 연구(2007~2019년)에 따르면, 국내 5세 미만 소아에서 발생한 RSV 환자 중 44.7%가 입원을 필요로 했으며 특히 생후 6~11개월 영아가 만 5세 미만 RSV 입원 환자의 약 48.2%, 중환자실(ICU) 입원 환자의 57.3%를 차지하며 입원 부담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생후 6개월 미만 영아의 평균 입원 기간은 약 8.35일로 가장 길게 나타났다. 엔플론시아는 이달 1일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엔플론시아는 글로벌 2b/3상 CLEVER 임상 연구와 3상 SMART 임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허가가 이뤄졌다. CLEVER 임상 연구는 22개국에서 다양한 인종의 재태기간 29주 이상 건강한 신생아‧영아 3600명을 대상으로 평가됐으며, 1차 평가변수인 RSV 관련 의학적 관리가 수반되는 하기도 감염(MALRI)에 대해 위약 대비 60.4%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안전성 평가에서 엔플론시아에서 보고된 대부분(>96%)의 이상 반응은 경증 또는 중등증이었다. 중증 RSV 질환 위험이 높은 미숙아와 만성 폐질환(CLD), 선천성 심장질환(CHD)을 동반한 영아 대상 SMART 3상 임상 연구에서도 비교군(팔리비주맙)과 전반적으로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2026-07-02 11:58:55김진구 기자
오늘의 TOP 10
- 1소아적응증 기습 삭제에 의약사만 '쩔쩔'…식약처는 왜?
- 2HLB, 세 번째 FDA 승인 실패…경쟁력·특허·신뢰 '삼중고'
- 3"약국 '성지·특가' 왜 못 쓰나"…공정위, 복지부 개정안 제동
- 4콘드로이친·MSM·타마플렉스,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될까?
- 5로수젯·케이캡 선두 각축…K-신약·복합제 전성시대
- 6PA간호사, 제도권 편입…'자격·업무 기준' 명확화
- 7대한뉴팜, 지급수수료 400억에도 매출 정체…효율성 시험대
- 8바이엘 '뉴베카' 약가협상 결렬...급여 재도전 없을 듯
- 9샤페론 "누겔, IGA-TS 13.8% 개선…3상 설계 착수"
- 10동아제약, 무좀 치료제 '터비뉴 더블액션 에어로솔' 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