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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세번째 조 단위 빅딜…새 먹거리 통큰 투자

  • 천승현 기자
  • 2026-07-21 06:00:59
  • 요약
  • 삼성로직스, 2.7조 투자 폴리펩타이드 인수...역대 최대 규모 딜
  • 휴젤·CJ헬스케어 매각에 1조원 이상 투입
  • 국내 알짜 제약바이오기업 단골 M&A 매물
  • 해외 생산기지·특정 사업부 인수에도 대규모 투자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4년 만에 조 단위 규모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성사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역대 최대 규모인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상업적 잠재력이 검증된 기업들이 대형 M&A 매물로 활용했고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 기업들을 향한 대규모 투자와 M&A 시도가 이어졌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새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수천억원을 투입하는 M&A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2.7조원 M&A 성사...휴젤 이후 4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

폴리펩타이드그룹 인도 공장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일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2조7062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주주 지분인수와 공개매수를 통해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지분 100% 확보를 목표로 올해 12월 말까지 인수를 최종 완료할 계획이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으로, 스위스 바르(Baar)에 본사를 두고 있다. 펩타이드 치료제 관련 1000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업계 최고 수준의 펩타이드 신약 후보 물질 생산 프로세스 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이 2~50개 정도 짧게 사슬처럼 연결된 물질을 의미하며 체내에서 호르몬이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비만·당뇨 치료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의약품과 같은 펩타이드 파이프라인이 다각도로 확장되는 추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축적한 대규모 생산시설 설계∙운영 노하우를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펩타이드 개발∙생산기술과 결합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시도하는 인수 사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위치한 휴먼지놈사이언스(Human Genome Sciences, HGS)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가 2억8000만 달러(약 41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후 후속 절차를 거쳐 지난 3월 말 인수를 완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폴리펩타이드 인수 금액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아프로디테애퀴지션 홀딩스의 휴젤 인수 금액이 기존 국내 제약업계 최대 규모 M&A로 기록됐다. 아프로디테애퀴지션 홀딩스는 2021년 8월 휴젤의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2월 변경 계약을 통해 인수 자금은 총 1조5587억원으로 확정됐다. 

아프로디테애퀴지션 홀딩스가 휴젤의 최대주주 베인캐피털로부터 주식 345만6993주를 1조5000억원에 넘겨받고 베인캐피털이 보유한 전환사채 양수도 대금을 합치면 지분 인수 자금은 총 1조5587억원에 달했다. 아프로디테애퀴지션 홀딩스는 GS그룹, 싱가포르계 바이오 투자 전문 운용사 C-브리지캐피털(CBC), 아랍에미레이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국내 사모펀드(PEF) IMM인베스트먼트 등 4개사가 구성한 다국적 컨소시엄이다. 아프로디테애퀴지션 홀딩스의 투자액 중 GS그룹이 3500억원 가량을 부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년 만에 조 단위 딜을 성사시키면서 역대 최대 규모 M&A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AI 생성 이미지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인수금액은 역대 3번째 규모 M&A로 평가받는다. 한국콜마는 2018년 2월 미래에셋PE, 스틱인베스트먼트, H&Q코리아 등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꾸려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인수했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액 1조3100억원 중 7100억원을 투자했고 나머지는 투자기관들이 조달했다. CJ헬스케어는 한국콜마에 인수된 이후 사명을 HK이노엔으로 변경했다. 

국내외 유망 제약바이오기업들 대형 M&A 단골...알짜 실족 제약사도 매각 활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역대 대형 M&A 사례를 보면 신약개발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외 바이오기업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LG화학은 2022년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의 지분 100%를 5억7100만 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2002년 설립된 아베오는 임상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 시장에 특화된 역량을 확보한 기업이다.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2021년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의 FDA 허가를 획득했다. 

유망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대형 M&A 대상으로 빈번하게 낙점됐다. 

오리온그룹은 2024년 3월 5485억원을 투입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기업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796만3283주를 주당 5만9000원에 인수하고 창업자인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회장과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대표로부터 구주 140만주를 주당 5만6186원에 사들였다. 

오리온은 식품·제과를 주력으로 하는 이종 산업 대기업이지만 리가켐바이오가 보유한 ADC 플랫폼과 기존 R&D 역량을 기반으로 바이오 사업에 진입했다. 단순히 바이오텍을 내부 사업부로 흡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플랫폼과 연구 조직을 살리면서 대규모 성장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를 짠 것이다.  

지난달에는 에이프릴바이오가 3468억원의 자금 조달을 통해 최대주주와 경영권을 각각 IMM자산운용과 TKG휴켐스로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총 3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된다. IMM자산운용과 IMM스케일업바이오 제1호 유한회사는 총 1418억원을 투입해 보통주 409만5456주를 주당 3만4620원에 인수한다. IMM자산운용과 IMM스케일업바이오 500억원을 들여 제1호 유한회사는 별도로 무의결권부 전환우선주 122만2254주도 인수한다. 전환우선주는 향후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주식이다. 해당 주식은 내년 7월 24일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다.  

TKG휴켐스와 IMM스타트업벤처펀드 제2호는 1550억원을 투입해 에이프릴바이오 의결권부 전환우선주 360만8595주를 주당 4만2953원에 인수한다. 이 가운데 TKG휴켐스 투자금액은 1500억원, IMM스타트업벤처펀드 제2호 투자금액은 약 50억원이다. TKG휴켐스는 이번 거래를 통해 에이프릴바이오 경영권을 확보한다. 주식 보유 기준으로는 IMM 측이 최대주주에 오르지만 실제 이사회 운영과 경영 의사결정의 주도권은 TKG휴켐스가 확보하는 구조다.  

백신 전문기업 보령바이오파마가 투자기관에 매각된 것도 대규모 M&A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24년 6월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과 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은 보령바이오파마를 3200억원에 인수했다. 작년 말 기준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그린바이오제4차 유한회사로 지분 81.3%를 보유했고 보령파트너스의 지분율은 18.3%로 나타났다. 그린바이오제4차 유한회사는 유진PE와 산업은행 PE 컨소시엄이 출자한 투자목적회사로 추정된다. 지난 2023년 말 보령파트너스가 보유한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 69.1% 중 4분의 3 가량을 매도했다.  

2021년 11월 CJ제일제당은 네덜란드 바이오 CDMO 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75.8%를 2677억원에 인수했다. 바타비아는 유전자치료제를 위탁개발 생산하는 기업이다. 얀센 백신의 연구개발(R&D)과 생산을 맡았던 경영진이 지난 2010년 설립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에도 R&D센터와 영업사무소를 갖췄다. 

제약바이오기업들, 해외 생산기지 확보에 대규모 투자...알짜 사업부 인수도 주목

국내 바이오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확보도 대규모 M&A 사례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SK는 CDMO 사업 확장을 위해 M&A 자금으로 총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SK는 2018년 미국 위탁개발·생산업체(CDMO) 앰팩 파인 케미컬즈 지분을 100% 인수했다. 앰팩은 암, 중추신경계(CNS), 심혈관계, 바이러스질환 등의 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API와 중간체를 공급하는 업체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버지니아주 등에 생산시설을 보유 중이다. SK의 앰팩 인수 금액은 유상증자 금액 5000억 원에 인수금융 3000억여 원을 더한 8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SK는 100% 자회사 SK팜테코가 한국(SK바이오텍), 유럽(SK바이오텍아일랜드), 미국(앰팩), 이포스케시(유럽) 등 4곳의 생산기지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CDMO 사업을 전개 중이다. SK바이오텍아일랜드는 지난 2017년 6월 SK바이오텍이 1700억원에 인수한 BMS아일랜드 공장이 전신이다. SK는 SK바이오텍아일랜드와 앰팩을 인수하는데 약 1조원을 투자했다. SK팜테코는 2022년 1월 미국 내 바이오 사업 강화를 위해 CBM에 3억5000만 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해 2대주주로 올랐다. SK팜테코는 당시 확보한 콜 옵션 권리를 2023년 9월 행사하면서 CBM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셀트리온의 자회사 셀트리온USA는 지난해 9월 미국 일라이릴리 자회사 임클론 시스템즈홀딩스로부터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3억3000만달러(약 4600억원) 규모다. 셀트리온은 공장 인수 대금 외에도 초기 운영비 등을 포함해 총 7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에 설립한 100% 자회사를 통해 독일 제약바이오기업 클로케 그룹이 보유한 IDT 바이오로지카의 지분 60%를 매입했다. 1921년 설립된 IDT 바이오로지카는 독일과 미국에서 위탁생산 사업을 운영하는 대형 바이오 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에 투입되는 자금은 2943억원으로 계산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금액은 총 3700억원이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클로케 그룹을 대상으로 757억원 규모의 신주 151만9543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특정 사업부 인수도 눈에 띄는 대형 M&A 사례다.

셀트리온은 2020년 6월 다케다의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라이머리케어 사업부를 2억7800만달러에 인수했다. 다케다가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에서 판매 중인 의약품 18개 제품의 특허·상표·판매 등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져오는 내용이다. 셀트리온은 전체 인수대금의 96%에 달하는 2억6600만달러를 계약금으로 지급했고 나머지 1200만달러를 추가 마일스톤으로 지급했다. 셀트리온은 2024년 1월 다케다로부터 인수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케어 사업권 중 일부를 싱가포르 헬스케어 전문 사모펀드인 CBC그룹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약 2100억원이다. 

보령은 지난해 9월 말 사노피와 탁소텔의 글로벌 판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인수 절차가 종료됐다. 최종 계약 규모는 최대 약 1억7000만 유로(2796억원)이다. 보령은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을 포함한 19개국과 남미 및 중동 지역에서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대로 탁소텔의 제반 사업을 포괄적으로 인수한다. 향후 인허가 절차를 완료한 뒤 보령 예산 캠퍼스에서 탁소텔을 생산해 직접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판매할 예정이다. 보령은 세포독성항암제 분야의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초대형 거래를 성사시켰다. 도세탁셀 성분의 탁소텔은 1995년 FDA 승인을 시작으로 유방암, 전립선암, 위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고형암 치료에 널리 사용된 대표적인 세포독성 항암제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글로벌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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