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 30건...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 홍대업
- 2007-06-19 06:45:27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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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서귀포시 국민약국 박선태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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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님! 옆 약국은 세금 덜 내는데, 우리 약국은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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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국민약국을 운영하는 박선태(38·전남약대·95학번) 약사. 대학은 뭍에서 나왔지만, 도심에서 짧은 근무약사의 삶을 접고 이 곳 서귀포에 둥지를 틀었다.
주변엔 외과의원 하나와 경쟁(?) 약국이 하나 있다. 솔직히 경쟁이랄 것도 없고, 함께 생업을 이어가는 동업자인 셈이다.
외과의원에서 나오는 처방은 고작 30건 정도. 도회지 같으면 당장 약국을 내놓고 목좋은 의원 앞에 새 둥지를 틀 법도 하지만, 박 약사는 굳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는다. 사람들 때문이다.
“이 곳 사람들은 순박해요. 약사의 말을 철썩같이 신뢰한다는 말이죠. 복약지도를 하는 약사로서는 절로 신이 나는 일이 아닐까요?”
박 약사가 기자에게 되레 반문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도시에서는 순전히 약사의 말을 믿어주는 환자도, 환자가 순순히 약사의 복약지도에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도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약국 경기가 좋니 안 좋니 하면서도 그가 한 곳에서 여덟해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모두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인 탓이다.

박 약사는 환자들에게 복약지도만 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건강상담은 물론 온갖 시시콜콜한 일까지 상담한다. 하물며 자녀들의 대학입학 상담에서부터 병원 선택문제도 그의 몫이다.
“그래도 뭍에서 온 사람이라고 아는 것도 많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그가 너스레를 떤다.
그가 이 곳에서 자리를 잡은 것은 어쩌면 무의식의 발로일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은사에게서 선물받은 이생진의 시집 ‘성산포’를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시집의 시구처럼 소주 한 잔과 해삼 두 토막을 흠모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그는 바다를 바라보며 회 ?p 점에 소주 반병을 비우는 것이 낙이라고 했다. 굳이 옛말로 표현하면 안빈낙도나 안분지족쯤 될까.
박 약사는 처방전에 목매인 도시 약사들에게 말한다. 조제기계나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앵무새가 될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약사가 돼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짬짬이 하늘과 풀과 바다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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