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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 K-신약 명예회복…커지는 인보사 임상 발표 의문점

  • 차지현 기자
  • 2026-07-22 06:00:58
  • 요약
  • 공시·보도자료·간담회 자료마다 임상 수치 달라…최종 결과 혼선
  • 공시 나흘 전부터 주가 31% 급락…정보 사전 유출 의혹 미해소
  • "두 번째 임상서 강한 유효성 나올 시 FDA 협의"…근거 부족 지적도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코오롱그룹 바이오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미국 시장 진출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규제당국 품목허가를 위해 진행한 두 건의 임상 3상 가운데 첫 번째 임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다. 회사는 위약 효과를 이번 임상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오는 10월 공개할 두 번째 임상 결과를 종합해 후속 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회사의 설명에도 시장의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임상 결과 공시와 보도자료, 기자간담회 발표에 기재된 임상 수치가 서로 다른 데다 공시 전 주가가 급락하면서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된다. 두 임상 중 한 건만 성공해도 미국 규제당국과 허가 협의가 가능하다는 설명 역시 현실적인 허가 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TG-C, 공동 1차 지표 모두 유효성 입증 실패

22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전날 서울 강서구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 미국 임상 3상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TG-C 미국 임상 3상 결과와 향후 개발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TGC-15302'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인 통증시각척도(VAS)와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OMAC) 모두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VAS 통증 점수는 기준선 대비 TG-C군에서 평균 38.7점, 위약군에서 39.2점 감소했다. 두 군 간 차이는 0.5점으로 p값은 0.8322였다. WOMAC 총점은 TG-C군에서 27.6점, 위약군에서 26.5점 감소했으며 군 간 차이는 -1.1점, p값은 0.5701로 집계됐다.

TG-C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을 목표로 개발 중인 세포·유전자치료제다. 인간 동종 연골세포와 형질전환성장인자 베타1(TGF-β1)을 발현하는 세포를 함께 투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관절 내 환경을 개선해 무릎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치료제다.

TG-C는 2017년 7월 '인보사케이주'라는 이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첫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연골유래세포로 기재된 2액 세포가 실제로는 신장유래세포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식약처는 주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내용과 다르다는 이유로 2019년 7월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미국에서도 같은 문제로 임상 3상이 중단됐지만 코오롱티슈진이 세포 유래와 안전성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0년 4월 임상 보류를 해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21년 12월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재개해 미국 전역 병원에서 총 1066명을 대상으로 두 건의 독립 임상을 진행했다. 2024년 7월 전체 환자 투약을 마친 뒤 2년간 추적 관찰을 거쳐 이번에 첫 번째 임상 결과를 공개했지만 통증·기능 개선 효과 입증에 실패한 것이다.

코오롱티슈진은 21일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번 결과가 TG-C 자체의 약효 부족보다는 예상보다 크게 나타난 위약 반응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TG-C 투여군이 위약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TG-C 투여군에서는 과거 임상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더 강한 증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존 임상에서 확인한 치료 효과는 재현됐지만 위약군의 개선 폭이 이례적으로 커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회사는 TG-C 투여군에서 VAS와 WOMAC 등 주요 유효성 지표가 모두 투여 전보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개선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이번 임상에서 투여 3개월째 38점의 통증 개선 효과가 나타났고 24개월까지 유지됐다"면서 "이번에 확인된 증상 개선 효과는 기존 임상에서 얻은 결과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위약군에서 예상보다 큰 개선 효과가 나타난 원인을 분석하고 오는 10월 공개할 두 번째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후속 전략을 정할 예정이다. 전 대표는 "첫 번째 임상의 환자·임상기관별 데이터와 병용 진통제 사용 여부 등을 포괄적으로 분석해 이례적으로 강한 위약 반응이 나타난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며 "오는 10월 발표하는 두 번째 임상 3상 결과까지 확인한 뒤 두 건의 결과를 종합해 FDA와 후속 허가 전략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모습이다. 임상 결과 공시 이튿날인 21일 코오롱티슈진은 전 거래일보다 29.9% 떨어진 4만2900원으로 하한가에 마감했다. 코오롱생명과학도 29.9% 내린 2만110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고 지주사 코오롱은 28.3% 하락한 2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업계에서는 임상 데이터의 일관성과 사전 정보 유출 가능성, 자체 분석의 객관성을 둘러싼 의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①임상 결과 공시·보도자료·발표자료 수치 제각각

먼저 회사가 공개한 공식 자료마다 임상 결과 수치가 다르다는 점에서 데이터 신뢰성 논란이 일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일 공시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WOMAC 점수를 TG-C군 26.34점 감소, 위약군 27.57점 감소로 기재했다. 공시에 적힌 TG-C군 27.61점, 위약군 26.54점과 비교하면 수치가 다를 뿐 아니라 어느 군의 개선 폭이 더 컸는지도 반대로 표시한 셈이다.

공시 이튿날 진행한 기자간담회 발표 자료도 공시와 일치하지 않았다. 간담회 자료에는 VAS가 TG-C군 38.6점, 위약군 39.1점 감소했고 p값은 0.8494로 제시됐다. WOMAC은 TG-C군 27.57점, 위약군 26.34점 감소했고 p값은 0.5090으로 표시됐다. 보도자료의 WOMAC 수치는 발표 자료의 TG-C군과 위약군 결과가 서로 뒤바뀐 형태였고 발표 자료와 공시 사이에는 수치뿐 아니라 p값도 차이가 났다.

TG-C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TGC-15302' 톱라인 데이터 기자간담회 발표 내용

WOMAC와 VAS 개선 폭뿐 아니라 통계적 유의성을 판단하는 p값까지 자료마다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임상 결과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다. 공시와 보도자료, 발표자료에서 정보 불일치와 오류가 잇따르면서 회사의 임상 데이터 검증과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주주와 투자자에게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코오롱티슈진 IR 관계자는 "지난 18일 톱라인 결과 초안을 받아 이를 토대로 보도자료와 발표 자료를 작성했고 한국시간으로 20일 최종 데이터를 전달받은 뒤 공시와 관련 자료를 급히 수정하는 과정에서 수치상 혼선이 발생했다"면서 "공시로 나간 데이터 수치가 최종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②임상 결과 공시 전 나흘 새 주가 31%↓

공시 전 주가 급락 배경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시장에서는 TG-C 임상 3상 결과가 공식 발표되기 전 일부 투자자에게 사전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일 TG-C 미국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공개했는데 발표 전부터 주가가 약세로 돌아섰고 직전 거래일에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다.

지난 16일 종가 기준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3% 급락한 6만21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7만7000원으로 출발해 장중 8만11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매도세가 몰리면서 5만5400원까지 밀렸다.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4만원대에 머물다가 작년 11월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올해 5월 12일 13만880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조정을 받던 주가는 임상 결과 공개를 앞둔 지난 13일부터 낙폭이 가팔라졌다. 13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9% 하락한 7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14일에도 4.8% 내린 7만2900원으로 밀렸다. 15일 6.9% 반등해 7만7900원을 기록했지만 이튿날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10일 9만원에서 16일 6만2100원으로 4거래일 만에 31.0% 하락했다.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이 공동 1차 평가지표 충족에 실패했다는 사실이 공식 발표되기 나흘 전부터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한 셈이다.

이에 더해 지난 13일과 15일 개인이 순매수하는 동안 기관은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시 전 정보 비대칭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별 수급을 보면 지난 13일 개인은 코오롱티슈진 주식 38억2000만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30억30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15일에도 개인이 코오롱티슈진 주식 5억1000만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기관은 30억2000만원을 순매도했다. 두 거래일을 합치면 개인이 코오롱티슈진 주식 43억3000만원어치를 사들일 때 기관은 60억5000만원어치를 내다 판 것이다.

회사는 사전에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전 대표는 "지난 18일 티슈진 이사회를 열었고 그때 처음 제한적으로 임상 결과를 공유했다"며 "외국인 이사 2명을 포함한 이사회 구성원 외에 외부로 전달된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하게 보안을 관리하기 위해 이전부터 기준과 원칙을 만들어 진행했기 때문에 사전에 정보가 유출되는 일은 없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코오롱티슈진은 임상 결과를 접한 인원도 제한적으로 관리했다고 강조했다. 김 CFO는 "통계 분석은 소수 내부 통계 인력만 참여했기 때문에 내부나 외부로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블랙아웃 기간을 설정해 회사 주식 거래를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사는 보안 원칙과 블랙아웃 운영 사실 외에 공시 전 주가 급락과 특정 투자주체의 매도 배경을 설명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블랙아웃은 임직원의 직접적인 주식 거래를 막는 장치일 뿐 외부 관계자나 거래 상대방으로의 정보 전달 가능성까지 자동으로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논란을 해소하려면 분석 결과를 최초로 확인한 시점과 인원, 내부 공유 범위, 외부 전문기관에 전달된 정보와 시점 등을 보다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외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톱라인 분석을 맡기지 않고 회사 내부 통계팀이 직접 결과를 산출한 점을 둘러싼 우려도 나온다. 코오롱티슈진은 공시를 통해 CRO에 톱라인 데이터 분석을 위탁하지 않고 회사 내부 분석팀이 직접 분석했다고 명시했다. 공시상 사실발생일도 데이터 분석 담당 연구원이 톱라인 결과 보고서에 최종 서명한 날로 기재했다. 내부 분석 자체가 규정상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임상 결과 이해관계자인 회사가 분석과 발표까지 모두 맡은 만큼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검증 절차가 충분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③임상 3상 한 건만 성공해도 FDA 협의 가능?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대표

향후 미국 허가 전략에 대한 회사 설명도 불확실성을 남겼다. 향후 미국 허가 전략과 관련해 전 대표는 "통상 FDA는 두 건의 확증 임상을 요구하지만 한 건에서 매우 강하고 설득력 있는 결과가 나오면 허가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며 "오는 10월 두 번째 임상에서 강한 유효성을 확인하면 첫 번째 임상의 추가 분석 결과와 함께 FDA에 제시해 품목허가 신청 가능성을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유사한 방식으로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인 전례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전 대표는 "골관절염 신약을 개발한 회사 중 두 개 임상 중 하나가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못했지만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한 사례가 있다"면서도 "다만 해당 회사에 대한 FDA의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아 하나의 임상만으로 허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방향성이 실제 승인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전 대표가 언급한 해외 사례는 바이오스플라이스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로레시비빈트 '로 해석된다. 로레시비빈트는 염증과 연골 대사에 관여하는 DYRK1A와 CLK2를 억제하는 관절강 내 주사형 저분자 치료제다. 바이오스플라이스는 단기 임상 3상(OA-21)에서 12주 통증 감소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별도 2년 장기 임상(OA-07)에서 6개월 통증과 12개월 통증·기능 개선, 관절 간격 변화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확보했다. 회사는 총 11건의 임상시험과 1800명 이상의 투여 자료를 토대로 지난 1월 FDA에 NDA를 제출했다.

다만 로레시비빈트 사례를 '두 건의 임상 중 한 건만 성공해 허가를 신청한 전례'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로레시비빈트는 아직 FDA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 NDA가 심사 중인 단계인 데다, 성공한 임상에서 통증과 기능, 장기 관절구조 지표를 확보하고 임상 2상 결과와 10년 이상 축적한 안전성 자료까지 제출했다. 반면 TG-C는 첫 번째 확증 임상의 공동 1차 평가지표가 모두 실패했다. 이에 따라 두 번째 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더라도 곧바로 허가 신청이나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여기에 회사 경영진의 반복적인 낙관론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코오롱티슈진은 과거 인보사 성분 논란과 국내 품목허가 취소로 시장 신뢰가 크게 훼손된 전력이 있다. 객관적인 결과가 확정되기 전 허가 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실패한 1차 평가지표보다 후속 분석 결과를 앞세울 경우 어렵게 회복해 온 신뢰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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