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불법-합법 경계 '1원 낙찰' 사라져야
- 정새임
- 2021-09-10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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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 중 하나다. 아무도 바꿀 의지가 별로 없거나 온갖 정책을 써봐도 해답이 안보이거나. 초저가 낙찰 문제는 전자에 해당한다. 아니 오히려 정부는 '재정 절감'을 이유로 도리어 유도책을 쓰지 않았던가.
이 문제에서 굳이 힘 겨루기를 해보자면 정책적 통제력을 갖고있는 정부, 구매력이 있는 병원, 그 다음이 약을 제공하는 제약사, 마지막으로 입찰에 뛰어드는 의약품유통업체 순이다. 그런데 가장 파워가 막강한 정부가 제일 의지가 없다.
오히려 약을 싸게 잘 샀다며 병원에 '인센티브(현 장려금)'를 준다. 병원은 싸게 살 수록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면밀하게 최저 구매가를 살피며 가능한 낮은 수준의 예정가격을 산정한다.
혹은 경쟁이 클 경합 품목들을 잘 묶어 더 치열한 경쟁을 유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험난한 링에 의약품유통업체가 기꺼이 뛰어든다. 죽기 직전에 이르러도 게임에 이기면 먹고 살 수 있으니 혈투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코치 격인 제약사는 선수인 유통업체를 북돋는다.
덤핑은 공정거래법 상 위반에 해당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공립병원에서 이뤄지는 의약품 덤핑을 정부가 모른 채 하는 건 의아하다. 되려 과거 1원 낙찰에 의약품을 공급하지 말자고 했던 제약협회에 공정위는 입찰 시장을 방해했다며 5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1원 낙찰은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과 장기적 제약산업 발전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는 거래관행"이라고 명시하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적격심사제를 일부 도입하긴 했지만 의무사항도 아니었고, 2017년에는 국공립 병원 구매가는 실거래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초저가 낙찰을 더욱 횡행하게 했다.
손해 보는 자가 거의 없고, 자유 경쟁 시장에서 지나친 간섭은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과정에 불법적 소지가 있더라도 결과적으로 피해보는 사람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는 말로 들린다. 약가 19억원짜리 물품들을 덤핑해 1원에 파는 행위는 엄연한 불공정 거래행위다.
10년간 문제가 변하지 않는 동안 가장 힘이 약한 일부 유통업체들은 손실이 쌓이면서 버티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는 케케묵은 사안에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실거래가 조사 대상에 국공립병원을 예외없이 포함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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