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팩트 지적'에 복지부는 아파해야 한다
- 김진구
- 2019-03-28 06: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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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기자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제도란 완벽할 수 없다"고 답했다. 지난 2012년 이뤄진 '약가 일괄인하'에 허점이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27일 복지부는 소문이 무성했던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어 제도 설계자 격인 곽명섭 과장이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브리핑을 진행했다. 위 질문은 이 브리핑 자리에서 나왔다.
2012년 정부의 약가 일괄인하 조치는 제약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건강보험 약제비 비중이 30%에 육박하던 시점이었다. 약제비 절감을 위한 정부의 조치는 당연해보였다.
여기에 정부는 내심 일괄인하가 제네릭의 품질을 높일 것으로도 기대했다. 약가인하로 제네릭 품목 수가 자연스레 줄면, 그만큼의 여력이 R&D로 향하고, 결국 품질이 향상될 거란 논리다.
명분이 좋았고 정부 의지도 강했다. 제약사들은 손실을 감내하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5년 만에 '발사르탄 사태'가 터졌다. 모두가 제네릭 난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제네릭이 난립하게 된 데는 정부의 말대로 '공동생동'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진짜 원인은 정부가 2012년 이후 운영해온 약가제도에 있다. 일괄인하 이후 공동생동이 급증했고, 제네릭 난립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발사르탄만 놓고 보더라도 일괄인하 이후 5년간 공동생동으로 진입한 제네릭이 24.3%를 차지한다. 또, 2012년을 기점으로 자체생동이 급감한 대신 공동생동이 급증한 것으로도 확인된다.
뒤늦게 들어온 발사르탄 21개 품목의 전체 매출은 고작 3억원이라고 한다. 한 품목당 15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일단 집어넣고 보자' 식으로 공동생동이라는 한 배를 탄 결과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멍석을 깔아준 건 복지부다.
곽명섭 과장은 브리핑 말미에 '책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발사르탄 사태의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을 돌려서 복지부에 그대로 전하고 싶다. 지난 약가제도 실책의 책임 역시 아무도 지지 않았다고.
아무쪼록 이번 개편은 '두 번째 실수'로 이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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